타다는 최근 타다 베이직의 정체성을 이은 대형 택시 서비스 ‘타다 넥스트’를 선보였다.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카카오T 벤티 등 경쟁 기업과 국내 대형 승합 택시 시장을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새롭게 출시된 타다 넥스트는 타다에서 심형을 기울인 만큼 탑승 후 쾌적한 이동 경험을 자랑했다. 하지만 출시 초기 적은 운행 대수 탓인지 택시 대란에서는 아직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최근 수도권 일대는 코로나19 완화와 거리두기 끝물로 운행 택시 대비 배차 요청 승객이 많아졌다. 이에 강남권 등 수도권 유동인구 밀집 지역은 택시 수요가 몰리는 야간마다 택시 대란을 겪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1시간 이상 기다렸음에도 택시 배차를 받지 못했다는 경험담도 나온다.

IT조선이 서울시 주요 도심지에서 탑승해 이용한 타다 넥스트 차량 / 이민우 기자
IT조선이 서울시 주요 도심지에서 탑승해 이용한 타다 넥스트 차량 / 이민우 기자
IT조선은 27일 타다에서 14일에 정식 출시를 밝힌 타다 넥스트를 직접 이용했다. 택시대란을 경험하기 쉬운 서울 강남권 역삼역과 강남역 사이 위치를 탑승 지점으로 설정했다. 도착 목적지는 서울과 경기도 경계의 외곽권으로 잡았다. 배차 요청 시간대는 오후 9~10시 사이다.

배차를 받아 탑승한 타다 넥스트는 과거 타다 베이직을 연상시키는 깨끗한 구조 그대로였다. 내부 콘솔에는 공기청정기와 손세정제가 비치돼 있었다. 배차 요청과 함께 신청했던 ‘사전 운행 요청하기' 기능도 제법 잘 지켜졌다. 사전운행 요청하기는 승객이 배차 전 기사에게 요청사항을 전달할 수 있는 기능으로 ‘대화없이' ‘내비(내비게이션)따라' 등을 요청할 수 있다.

운행 역시 난폭 운전이나 과격한 방향 전환 등이 없이 매끄럽게 이어졌다. 20㎞쯤의 거리를 이동하는 동안 도합 3만5000원쯤의 비싼 요금이 부과됐지만, 고급 택시라는 점과 택시 탑승 시 매번 불쾌한 경험을 하게 만드는 급가속·급정거 등이 없다는 점은 큰 메리트다. 다만 아직 경쟁 서비스인 카카오T 벤티 등과 큰 차이점을 찾기는 힘들었다.

해외의 우버나 리프트처럼 승객이 택시 이용 후 임의로 앱을 통해 기사에게 팁을 부여하는 방식은 인상 깊었다. 팁은 크게 1000원, 3000원, 5000원 단위로 줄 수 있었으며 팁을 아예 주지 않는 것도 가능하다. 국내에는 아직 택시 팁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는데, 팁 문화는 택시 기사의 안전·친절 운행을 자발적으로 높일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다.

IT조선이 서울 주요 도심지에서 야간 시간대 이용해본 타다 넥스트 이용 화면 / 이민우 기자
IT조선이 서울 주요 도심지에서 야간 시간대 이용해본 타다 넥스트 이용 화면 / 이민우 기자
배차는 개선의 소지가 존재한다. 배차 신청을 여러번 해도 운행 가능한 타다 넥스트가 잡히지 않았다. 체감상 20분, 총 4회정도 배차 신청을 여러번 거듭한 후에야 타다 넥스트를 배정받을 수 있었다.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아 골라받기를 방지하는 바로 배차 시스템을 이용해도 큰 변화는 느끼지 못했다.

20분 정도의 배차 지연과 배차 후 대기 시간을 합치면, 타다 넥스트에 탑승해 출발하기까지 30분쯤이 소요됐다. 최근 택시 대란으로 야간 택시 배차에 1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존재하는 만큼, 20분쯤의 배차 지연은 오히려 짧아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타다 넥스트는 단순 대형 택시가 아닌 고급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택시다. 이동 경험의 만족도는 탑승 후만 아니라, 탑승 전 배차 대기 경험 등도 포함된다. 특히 배차 지연은 승객 피로감을 가중하는 요인이다. 타다 넥스트가 지향하는 고급·프리미엄 경험을 위해선 배차 속도를 현재보다 개선할 필요가 있다.

다만, 타다 넥스트의 배차 지연은 승객 골라받기보다 운행 차량 수 부족 탓인 만큼, 운행 대수 증가에 따라 빠른 해결도 가능하다.

현재 타다 넥스트와 경쟁하는 카카오 T 벤티는 900대이상, i.M택시는 500대쯤이다. 반면 타다 넥스트는 400대쯤으로, 지역을 수도권에 국한해도 1대당 승객이 많을 수 밖에 없다. 4월 공표한 타다 넥스트 연내 1500대 달성에 여부에 따라 배차 경험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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