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특수가 ‘끝물’로 접어들면서 1분기 주요 빅테크 기업 성적표가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사상 처음으로 유료 가입자수가 감소했고, 구글은 유튜브 성장률 하락에 직면했다. 국내 대표 빅테크인 네이버 또한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엔데믹 시대 새 성장 동력 발굴이 절실한 모습이다.

구글 /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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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하 성적표 받은 1분기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빅테크 기업 성적표가 기대 이하를 밑돌고 있다.

넷플릭스는 1분기 유료 가입자가 20만명 줄었다. 넷플릭스의 글로벌 유료 구독자수는 전분기 2억1780만에서 2억2160만명으로 뒷걸음쳤다. 여기에 넷플릭스는 자체 조사를 통해 올해 2분기에 총 200만명의 가입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출액도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넷플릭스는 1분기 78억7000만달러(10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시장 전망치 약 79억3000만원을 밑도는 액수다. WSJ 등 외신은 "10년 동안 넷플릭스는 관련업계가 부러워할만한 성장을 지속했으나 이제는 구독자 감소에 직면했다"며 "넷플릭스 순이익은 16억달러(약 2조336억원)로 전년 동기 17억1000만달러(약 2조1619억원)에서 뒷걸음쳤다"고 분석했다.

구글이 받아든 1분기 성적표도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매출 680억1000만달러(약 86조4679억원)를 기록했으나 월가가 예상한 681억1000만달러(약 86조595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국내 대표 빅테크인 네이버 역시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8452억원, 영업이익 2888억원을 기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14.1% 줄어든 셈이다. 당기순이익은 49.5% 급감했다. 글로벌 기업과 마찬가지로 증권사 전망치보다 낮은 성적이다.

넷플릭스·구글 등 ‘광고 확대' 만지작

관련업계는 엔데믹을 주요 빅테크 기업의 실적 감소 이유로 꼽는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대기업부터 소상공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디지털 광고에 의존하면서 빅테크 기업은 수혜를 입었으나 팬데믹이 끝물에 접어들며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광고 수입 타격도 겹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빅테크 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추가 광고 유치가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도입을 고민하는 이유다.

넷플릭스는 유료 구독 모델을 통해서만 수익을 확보했던 비즈니스 모델에 변화를 줄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구독요금을 받는 대신 이용자가 광고를 보도록 설계한 구독 모델을 추가할 전망이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그 동안은 구독모델을 단순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광고를 넣은 구독 모델 버전을 만드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유튜브는 광고를 붙이지 않던 유튜브 쇼츠에도 광고를 붙일 예정이다. 쇼츠 이용자는 지난 1년 동안 4배쯤 증가하며 하루 평균 조회수가 300억회에 달하는데, 구글은 광고를 붙이지 않는 등 적극 활용하지 않았다. 실제 유튜브는 쇼츠에 광고를 붙이는 모델을 시범 운영하면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좋은 사용자 경험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이후 수익 창구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나서는 한편, 웹툰 등 콘텐츠를 중심으로 글로벌에서 성장동력을 찾을 계획이다. 여기에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광고 수입 확대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앞서 다양한 플랫폼에 메타버스를 접목시키겠다고 했다"며 "이는 결국 광고수익을 확대할 수 있는 플랫폼을 추가하려는 의도다"라고 분석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