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밍족 공략을 위해 40인치대 TV를 잇따라 출시 중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희비가 엇갈린다. 40인치대 TV 시장은 원래 삼성전자가 LG전자에 앞서있던 분야다. 하지만 LG전자가 2~3년 새 빠르게 추격했고, 올해부터 우위를 확고히 점하는 분위기다.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한정하면, LG전자는 40인치대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보다 10배 이상 많은 제품을 판매하며 압도적 승리를 거둘 전망이다. 게이밍이나 세컨드 TV를 원하는 중형급 TV 소비자는 초고화질 시청 경험 목적으로 QLED가 아닌 OLED를 선택한다고 볼 수 있다.

LG전자 모델이 42인치 올레드 에보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 / LG전자
LG전자 모델이 42인치 올레드 에보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 / LG전자
영국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2년 40인치대 QLED(QD-LCD) TV와 OLED TV의 연간 출하량을 각각 101만5000대와 147만3000대로 예상했다. 2021년 대비 QLED TV는 5.4%, OLED TV는 55% 증가했다.

40인치대 TV의 경우, 2021년까지만 해도 QLED TV의 출하량이 OLED보다 1만대쯤 더 많았다. 하지만, 올해 처음 OLED가 QLED 출하량을 넘어설 전망이다. 2022년부터 40인치대 올레드TV 라인업에 48인치는 물론 42인치 신제품이 새롭게 가세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다.

프리미엄 제품군만 살펴보면 양사의 판매 전망은 더욱 엇갈린다.

40인치대에서 양사가 집중하는 프리미엄 제품군에 해당하는 가격대로 좁히면 OLED의 완승이 유력하다. 40인치대 TV 중 1000(124만원)~2000달러(249만원) 구간 OLED TV는 연간 135만대가 출하될 전망이지만, 같은 가격대의 QLED TV 출하량은 연간 10만대에 미치지 못하는 9만9000대에 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출시한 43인치 네오 QLED TV와 42인치 올레드TV는 국내에서 나란히 179만원에 판매된다. 더 큰 50인치 네오 QLED TV는 199만원, 48인치 LG 올레드TV는189만원에 각각 팔린다.

게이밍TV라는 용어가 생긴 것은 2020년 LG전자가 48인치 올레드TV를 출시하면서 부터다. 이 제품은 중형급 크기에도▲0.1㎳의 빠른 응답속도 ▲다양한 그래픽 호환 기능 ▲게임 장르별로 최적의 화질 설정을 도와주는 게이밍 보드 ▲총 4개의 HDMI 2.1 지원 등 기존 올레드 TV의 장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 인기를 얻었다.

LG전자는 여세를 몰아 더 작은 크기인 42인치 올레드TV를 최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올레드TV 중 가장 작은 인치대 제품으로 책상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상∙음향기술 전문기업 돌비(Dolby)의 최신 영상기술 돌비 비전(Dolby Vision) IQ와 입체 음향기술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를 일반 영상과 게임 환경에서 모두 지원하는 것도 장점이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은 1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형급 OLED 라인업을 확대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세컨드 TV에서도 프리미엄 화질을 원하는 고객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출시를 고려해왔다"며 "올레드TV를 게임전용으로 쓰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라인업을 확대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43인치 네오 QLED / 삼성전자
삼성전자 43인치 네오 QLED / 삼성전자
삼성전자도 TV 최상위 라인업인 네오 QLED에 올해 처음으로 43인치 제품을 추가했다. 게이밍족과 세컨드TV를 원하는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앞서 출시된 제품 중 가장 작은 크기는 50인치였다.

43인치 네오 QLED는 4K 해상도에 최대144㎐ 주사율을 지원하는 HDMI 2.1포트를 4개 탑재했다. 게임의 화면비율을 조절해주는 슈퍼울트라와이드뷰 기능과 게임 실행상태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게임바 2.0 기능도 갖췄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 트렌드를 선점하며 60인치대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LG전자에 앞서 있는 반면, 중형급 TV 시장에서는 게이밍 수요를 공략한 LG전자가 우위를 점하는 모양새다"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