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 DIGICO)으로의 성공적인 변화를 이뤄내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관련 수익이 모두 늘면서 기업 대상(B2B) 부문 매출도 실적 증가세를 견인했다. KT는 그룹사인 케이뱅크와 밀리의 서재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구현모 KT 대표 / KT
구현모 KT 대표 / KT
KT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 기준 2022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1.1% 증가한 6266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1% 늘어난 6조2777억원이다.

KT는 매출 성장과 자산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약 746억원 반영돼 영업이익이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429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5% 늘었다. 매출은 4조608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7% 늘었다.

KT가 1분기 실적서 웃은 배경엔 DIGICO 있었다

KT는 기존 유·무선 사업(Telco B2C) 중 무선 사업에서 전년 동기보다 1.9% 늘어난 매출을 기록했다.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는 전체 핸드셋 가입자의 50%인 695만명을 돌파하며 영향을 미쳤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유튜브 프리미엄 등 구독형 서비스 연계 요금제 상품으로는 질적 성장을 꾀했다.

유선 사업에서 홈유선전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상승했다.

B2C 플랫폼 사업(DIGICO B2C)에선 미디어 사업과 인증·결제 등 모바일 플랫폼 사업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4.7%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작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인 시즌(Seezn) 분사 영향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은 8.5%다. IPTV 사업은 꾸준한 가입자 성장을 바탕으로 유료방송 플랫폼 1위 사업자 자리를 지키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9.3% 늘었다.

B2B 고객 대상 통신사업(Telco B2B)은 데이터 트래픽 증가로 기업 인터넷 수요가 늘어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7.1% 늘었다. 대형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트래픽 사용량 증가와 기가 오피스, 기업 인터넷 전화 수요 증가 등 KT의 네트워크 가치가 부각돼 기업통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3% 늘었다.

B2B 플랫폼 사업(DIGICO B2B) 중 고성장 신사업인 클라우드(Cloud)/IDC와 AI/뉴비즈(New Biz) 사업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0.5% 성장했다. 특히 클라우드/IDC 부문에선 가상화 기반 AI GPU 서비스 본격화와 IDC의 설계∙구축∙운영을 담당하는 DBO(Design∙Build∙Operate) 사업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4.7% 성장했다.

AI/New Biz 사업은 AI컨택센터(AICC) 사업 등 대형 핵심 사업을 수주하며 전년 동기 대비 40.7%의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AI 로봇 부문에선 2021년 출시한 서비스 로봇에 이어 올해 방역 로봇으로 모델을 확대하며 AI 로봇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연결·별도 기준 KT 분기별 실적표 / KT
연결·별도 기준 KT 분기별 실적표 / KT
금융·콘텐츠 사업 확대 힘쓰는 KT…케이뱅크·밀리의 서재 IPO 앞뒀다

KT그룹은 적극적인 사업 제휴와 협력을 강화하며 DIGICO 전환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1월 신한금융지주와의 지분 교환으로 금융 디지털전환(DX)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협력을 진행한 데 이어 3월에는 CJ ENM이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했다. 파트너십 체결을 통한 미디어∙콘텐츠 사업 경쟁력 강화도 추진 중이다.

콘텐츠 그룹사는 커머스 디지털 광고 사업 확대와 밀리의 서재, 미디어지니 등 인수합병(M&A)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5.5%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최근 KT 스튜디오지니의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 확대와 스카이(sky)TV의 채널 개편을 시장에 알리며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한 상황이다.

KT그룹은 올해 미디어 콘텐츠 사업 성장을 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과 미디어 채널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KT만의 독보적인 밸류체인을 완성한다.

케이뱅크는 1분기 고객 수와 수신, 여신 등 모든 영업 지표가 일제히 성장하며 이익 규모를 확대했다. 케이뱅크의 1분기 말 기준 가입자는 750만명으로 2021년 말보다 33만명 늘었다. 1분기 말 수신 잔액은 11조5443억원, 여신 잔액은 7조8077억원으로 2021년 말 대비 성장세를 이어갔다.

BC카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소비가 회복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7.5% 성장했다. 올해 1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작하며 가장 많은 316개 금융 기관과 연동해 초개인화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가 4월 마이데이터 사업 예비 허가를 획득함에 따라 BC카드, 케이뱅크 등 금융 자회사와 통신 및 금융 데이터를 융합한 차별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전망이다.

KT그룹은 케이뱅크와 밀리의 서재의 IPO를 추진 중이다. 최근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본격적인 IPO 준비 절차에 들어간 상황이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KT는 국내 산업의 DX를 선도하고 적극적인 제휴와 협력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로 2021년 1분기 대비 우수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KT는 DIGICO의 성공적인 안착을 기반으로 ‘코리아 테크놀로지(KOREA TECHNOLOGY)’로 도약해 한 단계 더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