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6G 핵심 인프라 '저궤도 위성' 정책 속도 내야

입력 2022.05.13 06:00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를 분석한 결과, 6세대 이동통신(6G) 시대를 선도할 필수 조건인 위성 통신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위성 통신 분야 특히 저궤도 위성 확보가 6G에서 중요하지만, 정부의 정책 추진 속도가 느리다는 현장 지적이 나온다. 지상 통신과 위성 통신 결합 관련 연구를 선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6G 시대 초공간 서비스를 위한 위성통신망 구성도 / 과기정통부
6G 시대 위성 통신 중요하다는데…尹 국정과제선 정책이 제대로 안 보인다?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통신 업계에 따르면,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국정 비전과 목표를 담은 110대 국정과제에 위성 통신 분야 관련 논의를 주요하게 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IT조선 확인 결과, 110대 국정과제에서 위성 키워드 관련 정책 내용은 6건에 불과했다. 그 중 위성 통신 분야는 1건에 그쳤다.

앞서 인수위는 윤 정부 출범 전 6세대 이동통신(6G) 중심의 디지털 국가 수립 비전을 밝히며 기존 정부에서 수립했던 위성 통신 기술 개발과 표준 특허 선점 등의 계획을 수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제 국정과제에는 5G와 6G 네트워크 인프라를 고도화하면서 위성통신 등 차세대 기술을 혁신하겠다는 원론적인 내용만 담겼다. 관련 기업과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은 기존 정부 정책과 유사했다.

통신 업계는 이와 관련해 역대 정부처럼 새 정부도 위성 통신 관련 정책에 관심을 주요하게 두지 않다 보니 생긴 결과라고 설명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과 비교해 정부가 위성 통신 분야를 키우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더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예산이나 인력이 모두 부족한 상황에서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대비 기술 수준이 못 미치고 있다"며 "미국만 해도 위성 스타트업이 많은데 국내에선 관련 사업자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2020년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국내 위성 통신 기술 수준은 미국 대비 83.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에 반해 유럽연합(EU)은 92.6%, 중국은 91.9% 수준이다.

과기정통부가 2021년 11일 발표한 우주산업 육성 추진 전략에 담긴 연도별 위성개발계획(안) 세부 계획표 / 과기정통부
美·英·中이 모두 주목하는 ‘저궤도 위성’

6G 시대로 들어설수록 위성 통신의 중요성이 크다는 게 통신 업계와 관련 학계의 중론이다. 사람과 사물 등이 모두 연결되는 시대인 만큼 속도와 커버리지 한계를 극복하고 음영 지역을 없애는 데 위성 통신의 역할이 크다는 것이다. 위성 통신은 드론과 도심항공교통(UAM) 등 새로운 서비스 창출 인프라이자 재난재해 대응과 미래 국방 통신을 위한 필수 기반이기도 하다.

KDB미래전략연구소가 2021년 10월 발표한 ‘차세대 통신서비스를 위한 저궤도 위성 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위성 산업 규모는 2018년 3600억달러(458조8200억원)에서 2040년 1조1000억달러(1401조9500억원)로 3배가량 늘어난다. 같은 기준으로 전체 위성 산업에서 위성 통신 분야가 차지하는 규모는 15%에서 53%로 급증할 전망이다.

글로벌 단위에선 이미 이같은 중요성을 인지하고 위성 통신과 관련한 사업 행보가 활발하다. 특히 기존 위성보다 낮은 300㎞~1500㎞(킬로미터) 고도에서 신호를 주고 받는 저궤도 위성 주도권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위성 크기를 소형화해 다수 위성을 동시 발사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군집 위성 그물망을 형성할 수 있다 보니 위성 통신 서비스 확대에 이점이 있다.

조일구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통신전파기획팀장은 2021년 6월 정부 행사에서 "6G 시대에는 지상에서 10㎞ 이상 떨어진 곳에도 서비스가 이뤄지기에 저궤도 위성이 지상 기지국을 대체할 수 있다"며 "6G 커버리지 확대 과정에서 지상 기지국보다 저궤도 위성 구축 비용이 저렴할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 미국과 영국에선 각각 스페이스X와 원웹 등 민간이 주도하는 저궤도 위성 사업이 한창 펼쳐진다. 스페이스X는 저궤도 위성 통신 사업인 스타링크 프로젝트로 2027년까지 1만2000개 위성을 확보한다고 밝힌 상태다. 중국은 정부 주도로 6G용 인공 위성을 발사하면서 향후 저궤도 위성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 역시 민·관에서 저궤도 위성 등을 통한 사업 추진이 두드러진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4월 발표한 6G 통신 기술 관련 보고서에 담은 글로벌 주요 기업의 저궤도 위성망 구축 상황표 / KISTEP 6G 통신 기술 브리프 갈무리
"정부 저궤도 위성 사업 추진 너무 늦다"

통신 업계는 글로벌 위성 통신 시장 경쟁이 치열한 만큼 새로운 정부가 저궤도 위성 사업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가 2021년 위성통신 기술 발전 전략을 내놓고 2031년까지 저궤도 통신 위성 14기를 발사해 위성 통신 산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는데, 글로벌 대비 늦다는 평가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이미 해외 기업은 수백, 수천대의 저궤도 위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상태에서 2031년에 14기만 확보하는 것은 늦은 감이 있다"며 "정부가 속도감 있는 사업을 추진해야 민간에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상 통신과 위성 통신 결합 기술 확보에 노력을 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종 통신 결합을 위해 인프라 단인 6G 단말 생태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함께다.

통신 연구 기관 관계자는 "당장 상용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지상 통신과 위성 통신의 결합을 가능케 하는 기술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해 글로벌 선도적으로 발표할 필요가 있다"며 "저궤도 군집 위성을 이루는 과정에서 국제 단위의 협력 체계를 구축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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