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를 포함한 이동통신 3사의 1분기 실적인 성적표가 나왔다. KT의 실적 성장세가 가장 뚜렷한 가운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뒤를 이었다. KT는 시장 기대에 부응한 결과 13일 기준 주가가 연중 최고치인 3만7600원을 기록했다.

이통 3사는 올해 사업 전략을 구체화해 성장세를 이어간다.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확보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늘리면서 해지율 감소에 따른 질적 성장을 도모한다.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메타버스, 로봇,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의 비통신 사업을 통한 실적 상승도 꾀한다.

이통 3사 로고 / IT조선 DB
이통 3사 로고 / IT조선 DB
SKT·KT는 ‘활짝’ LGU+는 ‘주춤’

이통 3사는 지난주 2022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10일 SK텔레콤을 시작으로 12일엔 KT가, 13일엔 LG유플러스가 각각 실적을 공시했다.

KT의 성장세가 1분기 실적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영업이익 규모와 성장률 모두 앞섰다. KT는 연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1.1% 늘어난 62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이 늘면서 자산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SK텔레콤은 같은 기준으로 43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15.5% 늘어난 결과다. 이동통신(MNO)과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등 주요 사업 영역에서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LG유플러스는 단말 마진이 줄면서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한 26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20년 4분기 단말기 재고를 손실로 반영한 뒤 해당 단말기를 2021년 1분기에 판매하면서 올린 수익을 해당 분기에 반영하면서 실적을 올렸고, 이를 올해 1분기와 비교하다 보니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무선 사업서 마케팅 비용 줄이는 SKT·KT, 질적 성장 꾀하는 LGU+

이통 3사의 실적 지표는 각기 다르지만 통신과 비통신에서 모두 각각의 성과를 올린 점은 공통분모다. 3사는 이번 분기에도 5G 가입자 수를 늘리며 구체적인 성과를 올렸다. SK텔레콤의 5G 가입자는 전 분기 대비 100만명이 늘어 1088만명이다. KT의 5G 가입자는 전체 핸드셋 가입자의 50% 비중으로 성장해 694만명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의 5G 가입자 수는 전년 동기보다 50.9% 늘어난 503만4000명이다.

SK텔레콤과 KT는 5G 가입자 증가가 ARPU 확대로 이어졌다. SK텔레콤은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한 3만401원, KT는 3.7% 늘어난 3만2308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만 ARPU가 전년 동기보다 4.2% 감소해 2만9634원이다. 최근 몇 년간 3만원대 ARPU를 유지했지만 이번에 2만원대로 떨어졌다.

SK텔레콤 2022년 1분기 실적 요약표 / SK텔레콤
SK텔레콤 2022년 1분기 실적 요약표 / SK텔레콤
SK텔레콤과 KT는 마케팅 비용을 효율화하며 무선 사업 이익 확대에 분주한 모습이다. SK텔레콤은 5G 서비스 개시 후 1분기에 최저 수준의 마케팅 비용을 기록했다. KT는 올해 마케팅 비용을 2021년보다 줄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LG유플러스는 질적 성장에 초점을 뒀다. MNO 해지율이 전년 동기보다 0.2%포인트 개선돼 역대 최대 수치인 1.18%를 달성하며 해지율이 가장 낮은 통신사라는 목표에 한 발짝 다가갔다. LG유플러스는 장기적으로 해지율 감소가 무선 사업 매출을 늘리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AI에 스마트 모빌리티, 메타버스까지…이통 3사 신사업에 핫 키워드 모두 있다

이통 3사는 비통신이라 일컫는 신사업 실적 확대에도 열심이다. 특히 KT는 기업 대상(B2B) 디지코(DIGICO, 디지털플랫폼 기업) 사업에서 두각을 보이며 1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인터넷서비스센터(IDC)와 인공지능(AI) 사업이 효자였다. IDC 사업에선 공급보다 많은 수요를 견인하고자 자체 구축와 제휴 협력으로 IDC를 확대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B2B 영역에서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1분기엔 스마트 모빌리티와 스마트 팩토리 분야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1분기 솔루션 사업에서 전년 동기 대비 14.7% 늘어난 111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앞으로 신규 사업 수주를 통해 레퍼런스를 쌓으면서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에선 수요 응답형 및 자율주행 차량 문제 진단 서비스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소비자 대상(B2C)인 구독과 메타버스 사업에 기대를 건다. SK텔레콤의 구독 서비스인 T우주 이용자가 100만명을 넘기면서 구독 서비스 총 상품 판매액(GMV)은 1분기 기준 1300억원을 돌파한 상태다.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는 3월 기준 월간 실사용자 수(MAU)에서 135만명을 달성했다. 해외 유수 통신사와 협력, 메타버스 사업에서 글로벌 진출을 진행한다는 게 SK텔레콤 설명이다.

KT의 2022년 1분기 실적 안내 이미지 / KT
KT의 2022년 1분기 실적 안내 이미지 / KT
이통 업계, 시장 기대 부응하듯 배당 강화 예고

이통 3사가 전 사업에서 고루 성과를 보이자 시장에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는 3사 간 경쟁 약화에 따른 각종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 신사업 효과에 따른 매출 성장 등이 향후 주가 상승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보고서에서 SK텔레콤과 관련해 "최근 불확실한 주식 시장 상황에서 방어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내다봤다. KT와 관련해서는 13일 보고서에서 "안정성과 성장성이 겸비되는 포트폴리오를 가진 회사로 변모 중이다"고 호평했다.

3사는 최근 시장 기대에 부응하듯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인다. SK텔레콤은 1분기 배당금을 주당 830원으로 확정하면서 올해 배당금 규모를 2021년 수준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예고했다. KT는 올해 별도 당기순이익의 50%를 배당하는 환원 정책을 둔다. 내년도 배당 정책을 구체화하긴 어렵지만 시장 기대를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자사주 매입과 중간 배당 도입, 배당 성향 확대 등의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곳이다. 올해는 추가적인 프로그램 마련에 집중하기보단 기존 도입 정책의 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도록 수익 확대에 집중한다. 중간 배당은 일부 상향한다는 계획이다.

KT의 경우 실적 상승효과로 실적 발표일인 12일 이후 주가가 상승세를 기록했다. 13일엔 연중 최고가인 3만76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종가는 전일 대비 700원 늘어난 3만7750원이다.

LG유플러스 2022년 1분기 주요 실적 안내 이미지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2022년 1분기 주요 실적 안내 이미지 / LG유플러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