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여파가 빅테크 기업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러시아와 유럽 지역 사업에서 매출 타격을 면치 못했다. 주가에도 불똥이 튄다.

앞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글로벌 ICT 기업 대상 초기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실상은 전망과 달랐다. 글로벌 IT 기업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미지 / 픽사베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미지 / 픽사베이
19일(현지시각) 시스코시스템즈(이하 시스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회계연도 3분기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시스코는 128억달러(16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영업이익은 30억달러(3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비슷한 수준이고 영업이익은 6% 상승한 실적이었지만, 월스트리트의 예상 실적치를 하회하자 주가가 급락했다. 시스코의 이날 주가는 전일대비 13.73% 급락한 41.72달러(5만2000원)에 마감했다.

척 로빈스 시스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분기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앞서 3월 시스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의 사업 운영을 중단했다. 이는 2억달러(2500억원)쯤의 손실을 입었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불거진 공급망 문제로 예상치 못한 매출 감소도 예상된다. 시스코는 중국의 봉쇄로 인한 손실을 3억달러(3800억원)로 추산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시스코의 2022년 매출이 전년 대비 5.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4월 실적을 발표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올해 1분기(1~3월)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 광고 수익이 예상을 밑돌며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5%쯤 하락했다.

알파벳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680억1100만달러(86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대비 23% 증가한 수치지만, 시장 전망치에 살짝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영향도 있었다.

루스 포랏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서의 사업 중단과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매출이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며 "그 외에도 유럽에서 광고 지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IBM도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러시아에서 사업을 중단하며 연간 2억달러(2500억원)의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함으로써 주가하락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 밖에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도 러시아 전쟁이 악재로 작용했다.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유료 회원이 2021년 4분기보다 20만명 줄며, 2011년 이후 첫 감소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러시아에서만 70만명의 구독자를 잃었기 때문이다. 주가도 2021년 11월 최고가 700.98달러(88만9000원)로 정점을 찍은 후 실적발표를 한 다음날 4월 20일(현지시각) 주가가 전일대비 35.1% 폭락하기도 했다. 성장세가 둔화에 직면한 넷플릭스는 최근 직원 150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