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조만간 올레드 에보 갤러리에디션(G2) 라인업인 97인치 4K 올레드 TV(이하 97인치 올레드)를 내놓는다. 여름 휴가 시즌인 7~8월 후인 9월 출시가 유력하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42인치부터 97인치까지의 올레드 TV 라인업을 완성한다.

16일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LG전자는 97인치 올레드(OLED97G2KNA)의 전파인증을 10일에 획득했다.

시장의 관심사는 출고가다. 유럽 언론을 통해 알려진 97인치 올레드의 출고가는 2만5000유로(3350만원)지만 이는 확정된 가격이 아니다. LG전자 내부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로 1000만원대부터 3000만원까지의 가격대를 놓고 고심 중이다.

97인치 4K LG 올레드 TV / LG전자
97인치 4K LG 올레드 TV / LG전자
LG전자가 1000만원대에 97인치 올레드를 내놓는다면, 유력한 가격은 1999만원이다. 같은 라인업 83인치 올레드 출고가가 14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보다는 판매량을 염두에 둔 파격적 전략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97인치 올레드가 1999만원에 책정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는 TV 대형화 추세 영향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75인치 이상 초대형 시장을 선점하며 세계 TV 시장 점유율 1위를 굳히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출시한 98인치 네오 QLED는 월 100대쯤 판매되며 삼성전자에 적잖은 수익을 안겨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의 출고가는 2000만원이 넘지만, 소비자는 프로모션 적용 시 최저 1000만원 초반대로 구매 가능하다. 다양한 커뮤니티에선 ‘가성비 초대형 TV’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 입장에서 1999만원에 97인치 올레드를 내놓을 경우 삼성전자가 독주 중인 90인치대 TV 시장을 나눠 가질 수 있다"며 "LCD 기반이 아닌 자발광(自發光, Self-Lit) TV의 장점을 더욱 부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자업계의 다수설은 여전히 2000만~3000만원대 출시다. 올레드 TV의 대중화도 중요하지만, 출시 첫해는 높은 가격을 설정해 상징성을 높이는 전략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LG디스플레이의 OLED 8.5세대(2200x2500㎜) 원장 1장을 기준으로 65인치 패널 3장과 55인치 패널 2장을 뽑아낼 수 있는 반면, 97인치 패널은 8.5세대 원장 1장을 통째로 써야해 원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단순 계산으로 97인치 올레드가 65인치 TV 3대, 55인치 TV 2대를 합한 가격을 받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원자재·물류비 상승 변수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출고가를 너무 낮게 책정하면 LG전자 입장에서는 향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2000만원대에 내놓되, 소비자가 구매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출고가를 천천히 낮춰가는 전략이 유력해보인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