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빅테크] ① 미래 비전 못찾고 인건비에 허리 휘는 네이버·카카오

입력 2022.06.20 06:00

길고 긴 코로나19가 엔데믹 단계로 접어들면서 ‘집콕 특수'를 누렸던 온라인 플랫폼 기업(네카오 등)이 성장 둔화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개발자 임금 인상이라는 부담이 커진데다가, 국내 ‘문어발 확장'을 자제하라는 시대적 요구에도 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은 ‘글로벌'을 대안으로 내세웠으나 ‘콘텐츠' 외에는 이렇다할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메타버스를 내세우기도 하지만 이 역시 뚜렷한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 IT조선은 위기의 빅테크 기획을 통해 이들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해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네이버 분당 사옥과 카카오 제주 사옥 모습. /조선일보DB
‘버는 돈’은 늘기 어려운데 ‘나갈 돈’은 산더미다. 네이버와 카카오, 두 빅테크 기업이 처한 구조적 현실이다.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면서 성장동력이었던 광고와 커머스 부문 성장은 둔화하기 시작했다. 2년 간 억눌렸던 소비자가 오프라인으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팬데믹 시기 늘어난 임금 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가 됐다. 그렇다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줄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팬데믹 수혜 누렸던 ‘광고·커머스’ 성장률 둔화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성적표는 엔데믹 시대를 맞이한 빅테크 기업의 성장률 둔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8452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4분기 1조9277억원과 비교해 매출이 4.3% 줄어들었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카카오는 1분기 매출 1조6517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분기 1조7582억원에 비해 8%인 1335억원이 빠졌다. 특히 카카오의 분기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8분기 만에 처음이다.

네이버 매출의 핵심 축인 서치플랫폼 매출 추이(네이버IR자료 참고). / IT조선
두 기업의 실적 후퇴는 코로나 시기 힘썼던 ‘광고'와 ‘커머스' 실적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서치플랫폼(검색과 디스플레이에서 나오는 광고 수익) 매출은 8432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8869억원보다 4.9% 감소했다. 커머스 성장률도 둔화했다. 1분기 커머스 매출은 4161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4052억원보다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팬데믹 기간 서치플랫폼의 평균 성장률(Y/Y기준)이 약 14.3%, 커머스 매출 성장률이 약 37.15%였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성장둔화세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카카오의 경우 1분기 뮤직, 스토리 부분을 제외한 전 사업 영역의 실적이 전분기보다 후퇴했다. 특히 광고와 커머스 매출을 포괄하는 ‘톡비즈’ 부분이 전분기 대비 3%(4610억원) 줄어들며 확연한 둔화 조짐을 보였다. 팬데믹 시기 톡비즈의 평균 성장률(Y/Y기준)이 59.3%에 이르는 것과 비교해 볼때 성장률 둔화 조짐이 확연한 모양새다.

카카오 매출의 핵심인 톡비즈 매출 변화 추이(카카오 IR자료, 2021년 2분기 이후 자료 참고. 2020년 1분기는 실적은 2021년 1분기 IR자료 참고). / IT조선
이는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면서 온라인 소비가 줄어든 영향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2년간 억눌렸던 소비자는 오프라인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국내 1분기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약 49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 성장했는데, 이는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여기에 40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나타나면서, 소비자 구매력도 약화됐다.

부담만 키우는 인건비 "그래도 줄일 수 없어"

문제는 ‘들어갈 돈’이 산더미라는 데 있다. 인건비가 대표적이다. 네이버의 경우 인건비를 포괄하는 ‘개발 운영비’는 2020년 1분기 2829억원에서 꾸준히 상승해 2021년 4분기 4662억원으로 늘었다. 카카오는 더 빠르게 뛰었다. 2020년 1분기 카카오의 인건비는 1986억원에서 2021년 4분기 5127억원으로 올랐다. 2년 만에 두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인건비를 급격히 줄이긴 어렵다. 팬데믹 기간 IT업계에서 인재 쟁탈전이 벌어지면서 인건비는 크게 올랐다. 유망 스타트업과 비IT 대기업 또한 스톡옵션을 앞세워 인재 영입 경쟁을 벌였다.

개발 인력 부족이 이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1 ICT 인력동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전체 산업인력 대비 ICT산업 인력의 비율은 4.2%로 2015년 4.9%에서 2016년 4.8%, 2017~2018년 4.7%, 2019년 4.5%에 이어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기자간담회에서 연봉 인상 질문에 대해 "IT 업계 인재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한국에서 풀은 부족하다"며 "IT 인재는 임금 상승 면에서 주식 보상보다 연봉으로 가시화돼 몸값을 체감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실제 네이버는 2019년 부터 인재이탈 방지를 위해 재직 1년 이상 전직원 대상 스톡옵션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3년간 스톡그랜트 지급을 결정하기도 했다. 인재 유치에 필요한 경쟁력 있는 보상체계와 주주가치 연계를 동시에 고려해 보상 제도를 적극 마련해왔다.

미래를 위한 투자도 줄이기 어렵다. 팬데믹 기간 ‘내수 확장’ 자제 요구 등에 직면한 두 빅테크는 글로벌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로 했다.

특히 앞으로 두 기업이 사활을 건다고 선언한 ‘콘텐츠’ 사업은 시장 개척 초기, 마케팅 비용을 적극 투자해야 하는 분야다. 무료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이벤트' 등 마케팅을 적극 제공해야 한다. 해당 콘텐츠 매력을 소비자에 인식시키면서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해 나아가야 한다.

웹툰 업계 관계자는 "활성 이용자 숫자 같은 지표는 마케팅 비용을 얼마나 썼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면이 있다"며 "매출과 별개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건 적지않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웹툰 사업은 매출을 이익으로 전환시키는데 10년 쯤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팬데믹 기간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추이(교보증권 리서치센터 보고서 참고). / IT조선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우려한다. 이미 팬데믹 기간 꾸준히 낮아진 수익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팬데믹 기간 두 기업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하락세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 영업이익률은 2020년 1분기 10%대에서 2021년 4분기 6%로 떨어졌다. 네이버 또한 2020년 1분기 25%에서 18%로 크게 줄었다.

업계 전문가는 "팬데믹 시기 돈을 잘 벌 수밖에 없었던 환경에서도 수익성이 하락했다"며 "이같은 우호적 환경이 돌변한 엔데믹 시기에는 수익성을 높이기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