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기술 선점과 인재 확보를 앞세워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술의 중요성과 인재 영입이라는 화두를 던진 18일 이후 이틀 만에 삼성전자 ‘투톱’인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이 화답한 것이다.

삼성은 20일 경기도 용인 소재 삼성인력개발원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경계현 사장 주재로 사장단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삼성 사장단은 ▲글로벌 시장 현황 및 전망 ▲사업 부문별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전략사업 및 미래 먹거리 육성 계획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경계현 사장 / 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경계현 사장 / 삼성전자
사장단회의에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을 비롯해 최윤호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전자 관계사 경영진 25명이 참석했다.

한종희 부회장·경계현 사장은 공동으로 "국제 정세와 산업 환경, 글로벌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변화의 흐름을 읽고, 특히 새로운 먹거리를 잘 준비해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술로 한계를 돌파해 미래를 선점해야 하고, 우수인재 확보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며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상생 생태계 육성에도 힘을 쏟고, 기업의 사회적 역할도 지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의 메시지는 10박 12일 유럽 출장을 다녀온 이 부회장의 소감과 맞닿아 있다.

18일 오전 9시 40분쯤 전세기 편을 이용해 귀국한 이 부회장은 "제일 중요한 것은 ASML과 반도체연구소에서 차세대, 차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되는지, 그런 걸 느낄 수 있었다"며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같다. 열심히 하겠다"고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시장의 여러 가지 혼동과 변화와 불확실성이 많은데, 저희가 할 일은 좋은 사람 모셔오고, 또 우리 조직이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일 사장단회의에 이어 21일부터 3년 만에 상반기 글로벌전략회의를 개최한다. 21일 모바일사업부(MX)를 시작으로 22일 영상사업부(VD), 생활가전사업부(DA), 28일 반도체부품(DS) 부문 순으로 진행된다. 이 부회장이 기술 초격차와 인재영입을 역설한 만큼, 단기 실적보다는 장기적인 기술 경쟁력과 인재 육성·영입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