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코로나19가 엔데믹 단계로 접어들면서 ‘집콕 특수'를 누렸던 온라인 플랫폼 기업(네카오 등)이 성장 둔화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개발자 임금 인상이라는 부담이 커진데다가, 국내 ‘문어발 확장'을 자제하라는 시대적 요구에도 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은 ‘글로벌'을 대안으로 내세웠으나 ‘콘텐츠' 외에는 이렇다할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메타버스를 내세우기도 하지만 이 역시 뚜렷한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 IT조선은 위기의 빅테크 기획을 통해 이들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해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팬데믹’은 빅테크 기업에 상당한 기회로 작용했다. 국가에는 어려움이었지만 이들 기업에는 비대면 비즈니스를 확대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됐다. 비대면 수요를 적극 흡수한 네이버와 카카오, 두 기업은 광고를 강화하면서 수익을 늘렸고 커머스 사업을 강화해 내수 기업으로서 입지를 탄탄히 했다.

네이버/조선DB
네이버/조선DB
그들의 2년…매출, 어떻게 늘었나

팬데믹 2년, 두 기업의 성장곡선은 눈부셨다. 특히 카카오는 거침없는 성장 곡선을 보였다. 2020년 1분기 8683억원 매출을 기록했던 카카오는 2년 뒤인 2021년 4분기 1조1785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2년간 약 2배로 매출이 늘어난 것이다.

카카오 기세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네이버 역시 팬데믹 기간 꾸준히 성장했다. 2020년 1분기 1조1547억원이던 매출은 2021년 4분기 1조9277억원으로 늘었다. 2년간 약 7500억원이 불어났다.

 팬데믹 기간 동안의 카카오 매출 변화 추이. / 신영빈 기자
팬데믹 기간 동안의 카카오 매출 변화 추이. / 신영빈 기자
이들은 모두 코로나 시기 2년을 거치면서 수천억원의 매출을 불렸다. 이들 기업이 진출한 사업 영역은 대부분 선방했다. 핵심 동력은 ‘광고’와 ‘커머스’다. 팬데믹 기간 동안 대기업부터 소상공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디지털 광고에 의존한 수혜를 고스란히 누렸다. 적극 확대한 커머스 사업도 자연스레 실적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각각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카카오 선물하기 등을 전략적으로 강화해 나가면서 비대면 쇼핑 수요 증가를 흡수했다.

 팬데믹 기간 네이버의 매출 변화 추이. / 신영빈 기자
팬데믹 기간 네이버의 매출 변화 추이. / 신영빈 기자
구체적으로 보면 네이버의 ‘서치플랫폼(검색과 디스플레이에서 나오는 광고 수익)’ 매출은 2020년 1분기 6447억원에서 2021년 4분기 8869억원으로 늘었다. 이 시기 평균 성장률(Y/Y기준)은 약 14.3%에 달한다. 스마트 스토어 실적인 커머스 사업 매출도 2배 가까이 성장했다. 2020년 2312억원에서 2021년 4분기 4052억원이 됐다. 커머스 사업 평균 성장률은 37.15%에 이른다.

카카오 역시 마찬가지다. 플랫폼 매출에서 대부분을 차지한 ‘톡비즈’ 부분 매출은 계속 성장했다. 톡비즈는 카카오 대화창 상단에 위치한 ‘광고판’인 ‘비즈보드’에서 발생하는 광고매출과 카카오톡의 ‘선물하기’ 등 거래로 발생하는 커머스 매출을 포괄한다. 톡비즈는 2020년 1분기 2247억원이었으나 2021년 4분기 475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평균 성장률은 더욱 눈부시다. 이 시기 톡비즈의 평균 성장률은(Y/Y기준) 59.3%에 이른다.

더 많은 ‘광고’ 유치하면서 쑥쑥 커

이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팬데믹 환경이 낳은 비대면 수요를 전략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사 주요 플랫폼에 ‘더 많은 광고’를 효과적으로 부착하고, 광고주를 유혹할 수 있는 새로운 광고 비즈니스를 발굴 추진하면서 극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네이버의 ‘성과형 광고' 예시 / 네이버 갈무리.
네이버의 ‘성과형 광고' 예시 / 네이버 갈무리.
네이버는 이용자의 정보 탐색 수요를 흡수하고 광고 활용을 극대화했다. 특히 이 시기 도입한 성과형 광고의 매출 견인 능력이 상당했다. 성과형 광고는 다양한 네이버 플랫폼에 광고주가 원하는 타깃을 대상으로 광고를 노출하는 광고상품이다. 광고주는 성별, 연령, 지역, 관심사, 디바이스OS 등에 따른 세밀한 타깃팅 광고가 가능하다. 네이티브 이미지, 배너, 영상, 슬라이드 등 다양한 형태를 적용할 수 있다. 이용자가 광고를 누른 횟수만큼 광고료가 산정된다. 네이버는 성과형 광고를 확대해 나가면서 신규 광고주를 늘려갔다.

김남선 CFO는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네이버가 디스플레이 영역에 퍼포먼스 광고를 도입한 것이 2021년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며 "이는 네이버가 광고 솔루션을 개선하고 최적화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서비스 곳곳에 맞춤형 ‘광고상품’을 확대하면서 실적이 비약적으로 늘었다는 뜻이다. 실제 네이버는 판매 단가가 수천만원에 달하는 기존 디스플레이 광고에 스마트스토어 판매자가 보다 적은 요금을 내고 접근할 수 있는 스마트채널을 추가했다.

카카오는 비즈보드(카카오톡 상단부)를 통해 모인 메가 트래픽으로 모바일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카카오 비즈보드 화면 갈무리
카카오는 비즈보드(카카오톡 상단부)를 통해 모인 메가 트래픽으로 모바일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카카오 비즈보드 화면 갈무리
카카오 전략도 비슷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보다 많은 광고를 실었다. 카카오의 광고 상품은 계속 늘었다. 비즈보드와 톡보드, 알림채널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는 광고 매출 극대화로 이어졌다. 카카오톡 비즈보드에서 광고판을 운영하는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와 브랜드가 소통할 수 있는 톡채널 운영을 추가해서 채팅을 통함 상담을 주선했다. 이 과정에서 얻는 광고 매출과 수수료가 함께 불어났다.

광고 매출과 커머스 매출은 선순환 효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SME) 입점이 늘어날 수록 네이버는 더 많은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네이버가 설치한 성과형 광고의 주요 광고주들은 SME들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이 시기 쇼핑 검색 광고도 도입했고, SME들을 대상으로 쇼핑 라이브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쇼핑 관련 검색, 중개수수료, 플러스 멤버십 유료요금제 등에서 발생하는 ‘커머스’ 수익이 광고 매출과 함께 뛴 배경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하는 소상공인들이 늘수록 이들을 상대로 한 광고 비즈니스 수익도 함께 늘었다. 입점 공간을 홍보하기 위한 여러 부가 도구도 적극 출시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검색의 상업화’, ‘서비스의 상업화’가 지나치다는 비판도 나왔다. 소비자 시선이 닿는 공간은 무분별한 광고판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내수 ‘잘하는' 네카오…각종 갈등도 첨예

비대면에 힘입은 다양한 신사업도 급성장했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이 시기 모빌리티, 금융, 페이 등 비대면을 핵심으로 하는 신사업이 꾸준히 성장했다.

카카오 신사업 매출은 2020년 1분기 1005억원에서 2021년 4분기 3991억원으로 늘었다. 2년간 약 4배가 늘어난 셈이다. 카카오 택시와 카카오페이 서비스가 우리 일상 생활에 제대로 녹아든 2년이다. 카카오 웹툰과 웹소설 이용자도 늘었다. 어느새 해당 카카오 자회사는 IPO를 바라볼 정도로 성과를 높였다.

이는 빅테크 기업 특유의 ‘지배력 확대 과정’으로 평가된다. 평균 월간 사용자수는 약 4700만명에 이르는 카카오톡과 카카오 브랜드 플랫폼을 바탕으로 커머스부터 핀테크, 모빌리티, 콘텐츠 등 다양한 디지털 사업 영역을 잠식해 나간 것이다.

팬데믹 2년간 네이버와 카카오는 내수시장을 타깃으로 한 서비스에 최적화된 기업으로 변화했다는 평가다. 콘텐츠 사업 일부를 제외하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대부분 서비스는 국내 소비자를 향했고 이익 또한 여기서 발생했다. 양대 빅테크는 국내 소비자에 점점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내수 기업으로서 입지를 강화해 나갔다.

이는 팬데믹 끝무렵 갈등을 촉발하기도 했다. 특히 신사업 영역에서 국내외 수많은 소상공인과 이해관계로 맞물리고 시장을 확장하게 된 카카오를 향한 ‘문어발 확장’ 비판이 이어졌다. 2021년 9월에는 2년간 급성장한 카카오의 성장 방식에 국내 소상공인들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