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의 MTS 시장은 핀테크 증권사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즈증권의 등장으로 대변화의 시기를 맞았다. 두 회사는 개인투자자를 타깃으로 기존 증권사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했다.

시장 반응은 뜨겁다. 하지만 이들이 업계 트렌드를 이끌어갈지는 미지수다. 편의성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주식을 마치 모바일 쇼핑하듯 만든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필요한 투자정보 설명이 부족해 노련한 고수들에게선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3월 ‘주식투자의 새로운 표준을 제공한다’는 슬로건으로 보다 직관적인 MTS를 선보였다.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UI/UX로 MZ세대 투자자들과 초보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사용층을 늘려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기준 가입자 430만명, 월활성이용자(MAU) 230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초보 투자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포털사이트의 종목게시판이나 종목토론방과는 다른 독자적인 토스증권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 해당 종목을 보유한 고객이 의견 작성 시 주주임을 표기해 신뢰도를 높였고 팔로우를 통해 투자자의 새로운 의견을 알려주는 일종의 구독 기능도 추가했다. 이 서비스는 작년 6월에 시작, 지난달 기준 70만명의 투자자가 이용하고 있다.

토스증권 애널리스트들이 투자자 눈높이에 맞는 쉬운 언어로 해설 및 정보를 제공하는 데일리 콘텐츠도 있다. 댓글을 통해 애널리스트와 투자자가 소통하며 고객 맞춤형 투자 콘텐츠로 자리를 잡았다. 이 서비스 구독자도 50만명에 달한다.

올 4월 MTS를 내놓은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주식 투자를 이용할 수 있게끔 노력했다. 쉽고 편리한 UI/UX를 구축, 초보 투자자의 편의성을 높였고 통합증거금, 캔들 차트, 다양한 지표 등 주식 경험이 많은 투자자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도 갖췄다.

사용자의 소비 내역과 연령에 기반한 종목을 추천하는 것이 주요 특징이다. 사용자가 최근 한 달 간 결제를 많이 한 기업 종목과 또래가 많이 산 종목, 투자금 상위 10%, 수익률 상위 10%가 많이 산 종목을 추천해준다.

또 MTS 첫 화면부터 ‘나’에게 초점을 맞춰 전체 투자금과 수익률을 보여주는 내 주식탭을 배치했다. 사용자가 보유한 주식 종목 수와 금액, 수익률 등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몇 번에 메뉴 선택을 거쳐야 투자 및 자산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기존 MTS 대비 편리하다는 설명이다.
초보 투자자를 주요 고객으로 설정한 것 외에도 양 사의 서비스는 유사한 부분이 많다.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13일 카카오톡 친구에게 해외 주식을 원하는 금액만큼 선물할 수 있는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주식 선물을 받으면 해당 금액만큼 자동으로 1주(온주) 단위 또는 소수점 거래가 진행돼 내 주식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보내는 사람이 먼저 주식을 구매한 후 받는 사람에게 양도하는 기존 방식과는 차별화된다.

토스증권도 이보다 한 발 앞선 작년 7월 선물하기 서비스를 내놓은 바 있다. 토스 앱을 통해 주식을 선물할 수 있고 선물을 받는 사람의 전화번호만 알면 주식을 선물할 수 있다. 출시 9개월 만에 누적 이용 건수 10만건을 돌파했다.

주요 증권사 자기자본 대비 전산운용비 / 신영빈 기자
주요 증권사 자기자본 대비 전산운용비 / 신영빈 기자
두 회사는 MTS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토스증권은 자기자본의 8.65%를, 카카오페이증권은 4.85%를 전산운용비로 사용했다. 자기자본 기준 상위 20개 증권사의 평균 자기자본 대비 전산운용비 비중이 0.92%인것과 비교하면 투자규모가 큰 셈이다. 전산운용비는 증권사들의 정보보안 투자 지표로 여겨진다. 시스템 설치 및 구축비용을 제외한 전산시스템 사후관리와 전산운용 관련 인건비·회선비·수선비·고객정보보호 관련 비용 등을 포함한다.

다만 이들이 MTS 혁신을 이끄는 사업자로 계속 남을지는 미지수다. 자본력을 무기로 삼고 있는 주요 증권사들이 MTS 고도화 등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미래에셋증권과 브로커리지 1위 키움증권이 조만간 MTS 통합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KB증권, 삼성증권 등은 기존 MTS 대비 전체 메뉴 수를 줄인 간편투자앱도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핀테크 증권사들이 MTS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다고 해도 투자자들이 기존에 써오던 MTS를 버리고 이동하는 것은 드물다"며 "또 MTS 투자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고객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에는 시간이 걸려 자본력이 작은 증권사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아 기자 j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