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의 영향으로 신차 출고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신차급 중고차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직영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가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출시 12년 이내 740여개 모델을 대상으로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7월 중고차 시세는 지난달에 이어 전반적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신차급 중고차’는 꾸준한 수요로 감가 방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신차급 중고차는 현재 생산 중인 출고 1년 이내 최신 모델로 주행거리도 적게는 수백㎞에서 최대 1만㎞대를 주행한 매물을 의미한다. 신차급 상태를 보여주면서 제조사 보증이 잔존하고 출고 대기 없이 바로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신차급 중고차 7월 시세 / 케이카
신차급 중고차 7월 시세 / 케이카
조사 대상 모델들을 등급별로 살펴보면 2021~2022년 출고된 차량 중 국산의 66%, 수입의 53%가 전월 시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특히 2022년 출고 차량은 77%(국산 78%・수입 74%)가 시세 유지로 전망된다. 중고차 시장의 주력인 차령인 3년~7년 사이에 해당하는 2016년~2020년 사이 출고 차량 전체 모델·등급 중 49%가 전월보다 하락 예상되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주요 모델의 시세 변동률을 살펴보면 제네시스 G80(RG3) 시세는 2022년식이 전월보다 0.5% 상승할 전망이다. 반면 2021년식은 0.4%, 2020년식은 1.0%씩 각각 전월 대비 하락할 전망이다. 기아 카니발 4세대의 경우 2022년식은 전월 대비 시세가 0.2% 하락이 예상된다.

신차급 중고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판매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신차급 중고차의 거래가 본격화되는 2분기 케이카의 신차급 중고차 판매량을 비교해보면 올해 2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한편 전체적인 7월 중고차 시황은 시세 하락이 전망되며 특히 수입 중고차의 하락 비중이 더욱 증대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 브랜드의 하락 예상 비중은 65%로 전월 53%에서 늘어난 반면 상승 예상 비중은 9%에서 3%로 줄었다.

이민구 케이카 PM1팀 수석 애널리스트는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가 하락세인 상황에서 반도체 수급난 속에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1년 이상에 달하는 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신차급 중고차의 감가 방어가 계속되고 있다"며 "시장 전반에서는 고유가 여파로 인해 디젤(경유) 모델의 비중이 높은 브랜드가 약세를 보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