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 휴먼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이 버추얼 휴먼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어 그 배경과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 게임사는 차별화된 기술 확보로 입지 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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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넷마블 ‘리나’, 넵튠 ‘수아’,  크래프톤 ‘애나’. / 각사 제공
왼쪽부터 넷마블 ‘리나’, 넵튠 ‘수아’, 크래프톤 ‘애나’. / 각사 제공
속속 등장하는 버추얼 인플루언서…활용성 무궁무진한 신성장동력

8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각 게임사가 버추얼 휴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게임사들이 이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우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이머진리서치는 2020년 100억달러(약 13조500억원) 규모였던 버추얼 휴먼 시장이 2030년에는 5275억8000만달러(약 688조4919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버추얼 휴먼은 새롭게 등장한 메타버스 세상에서 기술력을 알리고 버추얼 인플루언서로써 활용 가능성이 높다. 실제 대다수 게임사는 버추얼 휴먼을 선보이며 버추얼 인플루언서라는 점을 앞세운다. 이들을 활용하면 톱모델이나 배우와 협업을 통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사 서비스 광고와 마케팅 등에 활용도가 높다. 뿐만 아니라 IP화를 통해 타사 및 타서비스 광고, 마케팅, 홍보에 활용하면서 부가수익도 얻을 수 있다. 유저들과 소통은 덤이다.

또, 단순히 게임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영역을 확장하는데도 버추얼 휴먼이 활용된다.

크래프톤은 7월 5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버추얼 인플루언서 ‘위니(WINNI)’를 공개했다. 위니는 게임과 애니메이션, 댄스, 스포츠를 좋아하는 21세 공대생이 콘셉트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유저뿐 아니라 MZ세대 팬과 소통하며 성장해 나갈 버추얼 인플루언서다.

크래프톤은 실제 6월 3일부터 위니를 앞세워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위니는 향후 다양한 온·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게임을 비롯한 스포츠, 패션,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게 된다.

앞서 크래프톤은 6월에도 버추얼 휴먼 '애나'를 공개했다. 애나 역시 버추얼 인플루언서다. 오리지널 음원 발매를 시작으로 엔터테인먼트, e스포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게 된다.

크래프톤의 두 버추얼 휴먼은 자체 기술로 개발됐다. 크래프톤은 2월 인공지능(AI)과 언리얼 엔진의 3D 기반 하이퍼 리얼리즘 기술 등을 바탕으로 극사실 주의 버추얼 휴먼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타버스 세상에서 활용 가능성 높다

넷마블은 올해 1월 버추얼 휴먼 '리나'를 공개했다. 리나는 넷마블 자회사인 넷마블에프앤씨가 설립한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버추얼 인플루언서다. 리나는 송강호, 비 등 유명 연예인이 다수 소속된 매니지먼트 회사인 서브라임과 전속 계약도 체결하고 본격적인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다양한 SNS 채널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넷마블의 버추얼 휴먼 개발은 메타버스 시장 선점과 게임과 연계된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및 사업을 위해서로 분석된다. 실제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는 넷마블의 버추얼 휴먼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다. 넷마블은 또 모션캡처, 크로마키, 전신 스캐닝 등 버추얼 휴먼 개발을 위한 최신 제작 공간을 갖춘 메타버스 비주얼이펙트(VFX) 연구소도 설립했다.

게임 아닌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발돋움

스마일게이트는 자체 개발한 가상현실(VR) 게임 포커스온유를 통해 공개된 버추얼 휴먼 '한유아'의 엔터테인먼트 활동에 힘을 싣고 있다. VFX, 가상현실(VR) 등 특수분야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스튜디오 자이언트스텝과 함께 한유아를 육성시킬 계획이다.

특히 스마일게이트는 게임 회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버추얼 휴먼을 활용한다. 실제 권혁빈 창업자는 "앞으로 스마일게이트는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IP를 가진 디즈니와 같은 회사로 나아갈 것이다"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넵튠은 디지털 휴먼 제작사 온마인드를 인수하고 버추얼 휴먼 ‘수아’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수아는 유니티 엔진으로 개발됐다. 넵튠은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가 확보하고 있는 AMD 트레스FX 기술을 활용하는 등 정교함을 더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 게임사가 차별화된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술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버추얼 휴먼이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는 만큼 기술 기반의 경쟁력을 확보해 시장 입지를 넓히는데 주력할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