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가 큰 흐름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새로운 산업 환경, 소비 트렌드 변화 등에 맞춰 유연한 형태로 진화되어야 한다."
3일 IT조선, 한국온라인쇼핑협회, 한국유통학회가 ‘온라인 유통산업에서의 ESG 경영’을 주제로 진행한 웨비나에서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경영의 이상과 현실’에 대한 심도있는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이와 같이 입을 모았다.
이 교수는 "한편으로는 ESG 경영을 위한 비용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사회 질서가 추구하려고 하는 이상과 우리가 당면해 있는 현실 사이의 괴리를 절감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숙명여자대학교 서용구 교수는 "ESG가 하나의 메가 트렌드로써 기업 경영의 뉴노멀이 될 거라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ESG를 추진할 여력이 없다고 본다. 결국 E(환경)만 제대로 하자라는 쪽으로 노선이 변경되지 않겠는가"라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기업마다 활동의 범위, 산업의 특성, 노동력을 재구성하는 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관점으로만 ESG 경영을 추진할 수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동반성장위원회 ESG 운영위원 김세훈 박사는 "소비자의 인식이 ESG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부분은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여러 장벽이 놓여있다 하더라도 ESG 실천 여부는 경영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ESG 경영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ESG의 거대한 흐름을 강조했다.
김 박사는 "다만, 변형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일본에서는 ROESG(수익성 지표인 ROE와 지속 가능성 지표인 ESG 점수를 곱한 수치)를 따로 만들었다. ESG의 모든 요소를 모든 기업이 하기에 역부족일 수 있기 때문에 필수 요소만 실천하고 그 외에는 자본생산성 요소를 넣어서 절충적인 ESG 운영을 하자는 것이다. 그렇다고 ESG 흐름을 거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ESG가 됐든, ROESG가 됐든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을 이었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ESG 경영이 어려운 기업들의 관점에서도 논의가 오갔다.
이 교수는 "사회적, 제도적, 문화적으로 ESG로 흐르면 대기업의 경우 추가 자본 여력이 있기 때문에 ESG 경영을 통해 프리미엄을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ESG 경영을 위한 자본 여력이 없기 때문에 이전보다 퇴보할 것이다. 결국 ESG는 하나의 장벽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 박사는 "중소 규모의 기업들에게 ESG는 분명 장벽이 될 수 있다. ESG를 규제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어려움으로만 인식할 것이냐는 관점도 있다. 이제는 좀 깨고 나가야 된다고 본다. 협력사 지원사업 등을 유통 대기업에서 테스트베드로 추진해보면 대기업과 협력 기업 간의 ESG 상생 모델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