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슈퍼가 7년만에 정기배송 서비스를 접는다. 앞으로 정기배송 서비스는 롯데마트와 통합 운영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쿠팡, 컬리와 같은 새벽배송 서비스 강자들에게 뒤처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슈퍼는 오는 6월부터 ‘롯데슈퍼프레시’ 앱을 통한 상품 정기배송 서비스를 중단한다. 롯데슈퍼는 2016년 7월부터 롯데슈퍼프레시 앱으로 상품을 정기적으로 배송받을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롯데슈퍼가 돌연 정기배송 서비스를 종료하는 이유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정기배송 서비스는 6월 1일부로 종료되고, 롯데마트에서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서 "전략적으로 (롯데마트와의) 통합 운영을 통해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롯데슈퍼 매장 전경. / 롯데쇼핑
롯데슈퍼 매장 전경. / 롯데쇼핑
롯데슈퍼는 현재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슈퍼 부문 영업손실은 전년(52억원)보다 확대돼 55억원을 기록했다.

SSM(기업형 슈퍼마켓) 자체 경쟁력도 잃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롯데슈퍼를 비롯해 이마트에브리데이, 홈플러스익스프레스, GS더프레시 등 주요 SSM 4곳의 합산 매출은 전년 대비 1% 감소했다.

백화점, 마트, 편의점, 이커머스 등의 채널 중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한 곳은 SSM이 유일하다. SSM 매출은 지난 2020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SSM은 대형마트와 편의점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대형마트에 비해 상품이 다양하지 않고 편의점보다 점포 수가 적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구매해야 할 땐 대형마트에 방문하고, 일상 속에서 간단한 식료품 등을 사야 할 땐 가까운 편의점에 간다. 그러면서도 SSM은 대기업 간판을 달고 있다는 이유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월 2회 휴무일을 지정해야 하고 전통시장 1㎞ 이내에는 출점할 수 없는 등 대형마트와 같은 규제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정기배송 서비스 이용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컬리와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도 신선식품부터 가공식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다음날 바로 받아볼 수 있다. 쿠팡에서는 자주 사는 상품을 매달 자동 결제 후 정기 배송받는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굳이 SSM의 정기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SSM들은 이미 백화점, 편의점, 대형마트, 이커머스와 같은 다른 채널들에 뒤처진 상황이다"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판관비 등을 줄이기 위해 이용률이 저조한 서비스부터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황혜빈 기자 empt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