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부의 한 소방 공무원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컴퓨터 때문에 아동포르노범으로 몰렸다가 뒤늦게 누명을 벗은 사실이 밝혀져 미국 사회에서 동정론이 확산되고 있다.

메사추세츠주 산업재해국에서 소방재해 조사원으로 근무해 온 마이클 피올라는 2007년 3월 주정부 감사 결과 자신의 업무용 노트북컴퓨터에 아동포르노 동영상을 저장한 혐의가 포착돼 2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고 직장에서도 해고당했다.

그러나, 최근 메사추세츠 검찰은 수사 결과 피올라의 컴퓨터가 보안소프트웨어조차 업데이트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봇넷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었으며 이를 통해 누군가 몰래 음란 동영상을 PC에 저장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를 근거로 검찰은 메사추세츠 주정부가 피올라의 혐의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1년여 만에 그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혐의는 풀렸지만 피올라의 삶은 이미 만신창이가 된 상태. 전과도 없는 평범한 공무원이었던 그가 아동포르노를 보다가 해고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친척들과 친구들은 등을 돌렸고 설상가상으로 아내마저 충격으로 몸져 눕자 병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얻은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

피올라의 변호사 티모시 브래들은 “이러한 유형의 사건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업무용 컴퓨터를 사용하는 공무원이라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 전문가들은 최근 아동포르노에 대해 민감한 사법당국이 충분한 증거없이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하다 피올라처럼 억울한 희생양을 만드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마녀사냥식 수사행태에 우려를 나타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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