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모든 광고주들이 담당 대행사가 광고에 서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그들은 더 훌륭한 광고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 광고업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이비드 오길비(David Ogilvy)가 한 말이다.

오길비는 실제 자신이 제작한 몇몇 광고에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자신의 서명을 넣기도 했는데, “내 이름을 걸고 나가는 광고인 만큼 정말이지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 그의 고백이다.

오길비는 ‘이름’을 걸었지만, 최근 온라인몰은 직원의 ‘얼굴’을 건다. 물건을 직접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객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판매자와 상품에 대한 ‘신뢰(Trust)’. 그래서 온라인 쇼핑몰은 고객이 믿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한다.

이름하여 ‘트러스트 마케팅(Trust Marketing)’. 가장 보편화된 것 중 하나가 MD(머천다이저, 상품기획자)와 CM(카테고리매니저)의 ‘이름’을 내건 각종 기획전들이다. ‘OOO MD 추천’이란 말 한마디로도 상품에 대한 고객의 신뢰도는 높아지게 마련. 최근 들어서는 아예 ‘실명’에 ‘얼굴’까지 내건 기획전이 늘고 있다. 이들 기획전에 대한 고객의 호응이 높기 때문이다. 

롯데닷컴 마케팅실의 최원석 과장은 “상품으로만 고객과 소통하던 MD들이 얼굴을 공개하면 상품설명만 있던 기존 판매 형식보다 고객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며, “또한 MD의 책임의식도 높아져 사이트 전체적으로도 고객이 믿고 살 수 있는 쇼핑몰이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롯데닷컴(www.lotte.com)은 지난 5월부터 'MD-Day' 코너를 운영해오고 있다. MD가 자신의 이름은 물론 사진까지 내걸고 진행하는 'MD-day'는 '디카 MD 송성한이 준비한 야심 찬 상품 12선' '김하나MD가 준비한 뽀송뽀송 시원한 잠자리' 식으로 단 3일 동안만 진행한다. 롯데닷컴에서는 이렇게 MD의 얼굴이 노출되었을 때 평소보다 같은 상품군(카테고리)에 대한 매출이 150%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MD-Day를 통해 가장 실적이 좋은 MD에게는 상금과 최고급 핸드폰을 증정해 사내 프로모션 행사로도 활용하고 있다.  

디앤샵(www.dnshop.com)에서는 패션잡화, 가구, 레저 등 각 분야의 전문 MD들이 직접 이름과 사진을 내걸고 추천한 다양한 기획전을 진행한다. 명품잡화팀 슈즈 담당 이선우 MD의 '신발의 달인! 믿고 사보자~ 최고 달인의 아이템!!'전에서는 더 힐의 컬러풀한 슈즈를 26% 할인가인 9만 9000원에 판매하는 등 다양한 종류의 인기 슈즈들을 오는 17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리빙팀 가구 담당 박종복 MD의 '가구, 인테리어 MD 추천 기획전'은 500여개의 협력업체 중 가장 우수한 상품을 골라 선보이는 행사이고, 레저 담당 임현동 MD의 'MD 추천 골프 베스트 기획전'에서는 2008 나이키 정품 조합 풀세트를 86만 8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삼성몰(www.samsungmall.co.kr)은 2007년 7월에 MD의 이름을 내세운 '트러스트 마케팅'을 구사하여 제품을 판매, 매출이 평소보다 10% 가량 오른 적이 있다. 오는 10월에는 'MD 추천 무조건 최저가전'을 진행하며 작년보다 더 나아가 MD의 사진과 이름을 내걸고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인터넷교보문고(www.kyohobook.co.kr)는 'MCC(MD Created Contents) 페스티벌 책은 생활이다'를 통해 MD들이 직접 책을 홍보하고 있다. MD가 동영상에 출연, 책으로 할 수 있는 갖가지 일들을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는 것. 윤영우 컴퓨터 MD 등이 직접 참여했고, 동영상이나 배너를 블로그에 퍼가는 사람을 대상으로 3명을 추첨, 닌텐도 Wii를 선물로 증정한다.

한편, 인터파크(www.interpark.com)는 지난 7월 'FunFun세일전'을 열고 각 카테고리 CM들의 실명과 사진을 내걸고 인기상품을 특가로 선보이는 'CM특가! 달인(達人)’코너를 운영한 바 있다. 하루 3명씩 이벤트 기간 내 총 30명의 CM이 참여한 'CM특가! 달인’코너는 12년 동안 무더위를 참아오다 에어컨 구입하신 암내 전홍진 선생, 12년 동안 여름만 되면 모기장 팔러 다니시는 킬러 김명권 선생 등 CM들의 개성 넘치는 닉네임과 코믹한 사진으로 전 상품이 매진될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또한, 고객들이 직접 참여한 인기투표에 참여해 표가 많은 달인의 카테고리 상품은 ‘앵콜! 달인특가’전을 통해 한번 더 소개된 바 있다.

 

다나와 진향희 기자 iou@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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