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를 위한 고음질 PC-Fi 스피커, M45

2000년대 초만 해도 PC에서 음악을 감상한다면 무시당하던 시대가 있었다. 제 아무리 PC가 멀티 미디어 기기라고 해도, 음악을 감상할 만한 기기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냥 웹 서핑이나 다른 작업을 하면서 간단히 MP3 파일을 재생하는 정도로, 보조적인 역할 정도로 생각했다. 그에 대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대부분 압축된 MP3 파일을 듣는다는 것과 그 MP3의 음질이 들쑥날쑥 했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 MP3 파일들은 128Kbps 수준이 많아서 음역의 손상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은 MP3 파일들도 320Kbps를 사용하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어 음역의 손상이 확실히 작아졌다.

또 다른 문제는 바로 저가형 스피커들에 있다. PC를 사용하는 이들 중 대부분이 중국산 저가 스피커를 사용하는데, 이러한 스피커로는 음악 감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듣는 것'이라고 해야 할 만큼 음질이 떨어진다. 20만 원대 정도의 스피커들이라고 해도 음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 경우를 가끔씩 볼 수 있어서 PC에서 음악 감상을 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최근 몇 년 사이 피씨파이(PC-Fi)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PC에서 음악을 재생하는 것이 과거보다 많이 좋아졌다. 이제 PC가 음악 감상용으로도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인티머스 제작자가 새롭게 완성한 M45

이번 OBS 코리아에서 발매된 SONO M45는 SONO에서 최초로 개발한 스피커다. 그렇다고 해서 SONO가 완전히 신생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왜냐하면 SONO 스피커는 이전 인티머스 스피커를 제작한 제작자가 만든 제품이기 때문이다. SONO M45는 인티머스 미니, 미니 K, 미니 SE, 에스프리를 만든 제작자가 새롭게 둥지를 틀고 하이파이 지향 고급 PC-Fi 스피커로 완성한 제품이다.

과거에는 음악 감상이 주로 오디오에서 맞춰졌지만 이제는 PC와 MP3 플레이어가 주류가 된 만큼 M45는 PC나 각종 MP3 플레이어에서도 최상의 사운드를 들려주기 위해 개발됐다고 한다. M45는 AB 클래스 방식으로 설계했고, 인젝션 폴리머 진동판을 사용했다. AB 클래스는 낮은 왜곡률과 A 클래스에 비해서는 그나마 낮은 전력 소모를 갖고 있고, 높은 출력도 가능하기 때문인 듯하다.

트위터는 1인치 실크 돔 타입을 사용했다. 우퍼는 4인치 폴리프로필렌 우퍼에 크롬 도금 알루미늄 페이즈 플러그를 사용했다. 덕분에 스피커의 디자인에도 차별성이 생겨났고, 음의 재현에서도 중고역의 음질에 투명도가 높아졌으며 음압도 올라갔다. 그러나 페이즈 플러그가 외부로 튀어 나온 탓에 외부 충격에 조심해야 한다.

본체 박스를 개봉하면 인터커넥터 케이블, 전원 케이블, 스피커 케이블, MP3 연결 단자 등이 들어 있다. 본체는 매우 심플하며, 군더더기가 없이 매우 매끈하고 고급스러워 보인다. 제품의 마무리도 매우 만족스럽다.

컬러는 화이트와 블랙 두 가지 색상이 존재하며 모두 하이그로시 마감 처리되었다. 아쉬운 부분은 전면 부분이 완전 사각이어서 모서리 부분이 조금 날카롭다는 것이다. 잘못하면 모서리에 손을 다칠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뒷면은 곡면으로 처리되었다.

앰프 부에는 RCA 단자와 MP3 플레이어 연결부, 서브 우퍼 연결부, 볼륨 조절 단자 등이 있다. 디자인 등을 고려해서 볼륨 단자를 뒷면에 배치했는데, 사실 약간 귀찮은 부분이다. 볼륨을 조절한다거나 스피커를 끄고 켜려면 항상 스피커 뒷면으로 손이 향해야 하니 말이다.

스피커의 테스트를 위해 PC와의 연결과 여러 음악들을 재생해 봤다. PC에서 MP3 파일과 오디오 CD를 재생해봤고 MP3 플레이어 등을 별도로 연결해봤다.

먼저 테스트해 본 것은 마이클 잭슨의 'History' 앨범 중 'They don’t care about us'였다. 'They don’t care about us'는 강렬한 리듬 속에 마이클 잭슨의 거친 보컬과 그 뒤로 잔잔하게 흐르는 선율과 코러스 등이 의외로 제대로 재현하기 어려운 곡이다. 하지만 M45는 강한 비트 속에서도 보컬이나 다른 파트들의 밸런스가 상당히 좋다. 어느 한 음역이 튀지 않고 음의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이후에는 'Bobby Mcferrin & yoyoma'의 'Hush' 앨범을 재생했다. 그 중 'J.S. bach air'. 즉 'G 선상의 아리아'와 'Gounod'의 'Ave maria를 선택했다. 'Bobby Mcferrin'의 소울적인 보컬을 제대로 재현해 줄지 궁금했다. 섬세하고도 부드러운 'Bobby Mcferrin'의 보컬이 과연 제대로 표현될 수 있을까? 놀랍게도 'Bobby Mcferrin'의 섬세한 보컬이 멋지게 재현됐다. 그 깨끗한 보컬이 매우 편안하게 넓은 스테이지를 형성해 준다. 특정한 음역대를 강조하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편안하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었다.

다음은 'U2'의 'Joshua tree' 중에서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을 재생했다. 보노의 소울적인 보컬과 함께 엣지의 멋진 리듬 기타 연주가 어떻게 표현될까? 기타를 마치 리듬 악기처럼, 그리고 매우 정교하게 연주하는 기타 연주가 사실 궁금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역시 기대 이상으로 재생해 줬다. 특정 파트에서 튀는 부분도 없고, 보노의 파워풀한 보컬과 엣지의 리듬이 생생히 살아나는, 그러면서도 정교한 연주가 매우 생동감 있게 표현됐다.

뒤 이어 'Red garland trio'의 'Groovy'를 테스트해 봤다. 'Red Garland'의 피아노 연주가 굉장히 생생하게 재현된다. 그 동안 PC용 스피커에서 들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건반의 터치감이 제대로 느껴지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야 말로 피아노 연주 다운 피아노 소리를 들려준다. 이외에도 베이스나 드럼 등의 악기 위치도 잘 잡혀 있다.

이후에도 몇 가지 음반을 더 테스트 했는데, 결론을 내리자면 특정한 음역을 강조한 스피커와는 다르게 고른 주파수의 특성을 잘 살려준다. 따라서 강제로 특정 음역이 강조된 스피커로 귀를 길들인 사람이 듣기에는 음악이 약간 심심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듯하다. 하지만 저음, 중음, 고음역이 골고루 밸런스가 잡혀 있어 매우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SONO M45의 진가를 느끼려면 볼륨을 약간 높여 재생해야 한다. 볼륨을 절반 정도로 높여 보면 이 스피커의 성능을 알게 될 것이다. 마치 스피커의 위치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탁월한 음장감을 보여주며,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고 다 표현해 준다. 일반적인 PC 스피커에서는 느끼기 힘든 상당한 해상력과 표현력을 들려준다.

SONO M45는 앰프 내장형 액티브 스피커지만 내장 앰프만으로도 상당한 파워를 보여준다. PC 앞에서만이 아니라 거실에서 재생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파워를 갖고 있다.

거실용 스피커로도 손색 없는 성능, 리모컨 제공했더라면….

그 동안 PC에서도 PC-FI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PC가 음악 감상용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듯이 여러 스피커들이 발매됐지만 대다수의 제품들이 전문 오디오와 스피커에는 미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도 알텍 랜싱이나 크리에이티브의 여러 제품들을 들어봤지만 역시 만족할 수 없었다.

그러나 SONO M45를 들어본 다음에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PC에서 쓰지 않고, 오디오 기기용 스피커로 사용해도 될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모델이 처녀작인데 디자인이나 제품의 마무리, 성능 등이 마음에 들어서 향후에 나올 제품들은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물론 단점도 있다. 아무래도 볼륨이 제품 뒷면에 있어 볼륨 조절이나 전원 온/오프 시 불편하다. 의도한 심플한 디자인 컨셉을 살리기 위해서는 리모컨이라도 있어야 할 듯싶다.

기타 USB나 DAC 등을 연결할 수 있도록 추가 입력 단자 지원, 그리고 전면의 각진 모서리도 좀 더 부드럽게 해주면 좋을 듯하다.

어쨌거나 SONO의 첫 제품인 M45는 PC로도 제대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스피커다. 다소 고가지만 PC에서 장시간 작업하는 사람이며 동시에 음악을 종종 듣는 이라면 한 번쯤 구매를 고려해볼 만한 제품이다.

글/ 이준혁 AV 평론가
진행/ IT조선 이상훈 기자 tearhunte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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