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동남아 여행은 국내 항공사와 상대적으로 값싼 동남아 항공사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게다가 동남아 여행의 특성상 대부분 여행사 패키지 상품이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항공사를 따로 고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요즘은 상황이 많이 나아진 편이다. 최근들어 국내는 물론 동남아 국적의 저비용항공사(이하 LCC, Low Cost Carrier)들이 잇따라 노선을 취항하면서 일정과 비용을 고려한 여행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LCC(저가항공사)의 '맏형' 격인 제주항공은 지난 2009년 4월부터 인천~태국(방콕) 노선에 이어 올들어 인천~홍콩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이번에 인천~필리핀(마닐라),  부산~필리핀(세부) 노선 등을 잇달아 개설하면서 제주항공은 4개국 7개 도시 8개 정기노선을 운항한다. 국적 LCC 가운데 가장 많은 국제선을 취항하는 항공사로 발돋움 한 것.

진에어 역시 지난 10월26일부터 아시아나 항공이 단독 운항하던 인천~필리핀(클락) 노선에 운항을 시작했고 11월29일부터 인천~마카오 노선을 운행할 계획이다.

부산을 기점으로 국제선을 확대하고 있는 에어부산은 오는 12월23일 부산~필리핀(세부) 노선에 이어 내년 1월27일 부산~타이페이 노선을 취항한다.

동아시아 하늘길 잡기 위한 동북아와 동남아 LCC 간의 생존경쟁도 치열하다.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 LCC의 거센 공세에 맞서 에어아시아X, 세부퍼시픽, 에어마카오 등 대표적인 동남아 LCC들은 동북아 시장을 잡기 위한 신규취항 및 증편을 서두르고 있다.

세부퍼시픽은 인천~마닐라 노선 주7회 운항을 내년 초 주14회로 2배나 늘린다. 세부퍼시픽도 인천 외에도 부산~세부 노선에 주4회 운항하고 있어, 신규 취항하는 제주항공 및 에어부산과 3각 경쟁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동북아와 동남아 LCC들 간의 치열한 경쟁의 최대수혜자는 단연 소비자다. 기존 항공사 대비 30%이상 저렴한 기본 운임과 더불어 10만원대의 왕복항공권 같은 파격적인 할인이벤트를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동남아에서는 한류가 한국 방문을 유인하고, 우리나라 관광객은 저렴해진 여행비용으로 여행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물론 동남아 LCC의 취항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동북아와 동남아 LCC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소비자의 여행 편의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명심해야겠다. 이달 초 인천~콸라룸푸르 노선에 신규 취항하며 편도 6만원짜리 특가 이벤트를 진행했던 에어아시아X나 세부퍼시픽 등 일부 동남아 LCC의 경우 위탁수하물과 기내식 등의 서비스가 모두 유료다. 저가항공사의 경우 수화물 무게 제한과 기내 서비스에 별도로 추가비용을 부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약전 꼼꼼한 비교가 필요 하다는게 업계 담당자의 조언이다.

IT조선 홍효정 기자 honghong@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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