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이라는 것을 잡고 나서 더욱 더 현명한 소비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나는 할인 혜택을 꼼꼼히 체크하고 여러 개의 카드를 만들었다. 한 달에 한번 5%의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백화점 카드도 그 중 하나다. 백화점 카드를 만들면 매달 그 회원에게 기본적으로 10~15% 가량 할인해주는 책자를 제공하는데, 그 책자를 받아들 때마다 나는 5000원짜리 복권이라도 당첨된 냥 기분이 들떴다. 그러면서 구매할 필요도 없는 제품을 볼펜으로 체크하고 홀린 듯 백화점을 찾았다. 나도 모르게 백화점 마케팅에 현혹되어 현명하지 못한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반값 할인’으로 상징되는 소셜커머스도 그러한 부작용을 불러오는 듯 보인다. 얼마 전 한 친구는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보고 흥분된 목소리로 나를 불러 세웠다. 자신이 갖고 싶었던 목걸이가 70% 할인된 가격에 나왔다는 것이다.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던 그녀는 1시간이 지나서도 나에게 계속 그 링크를 메신저 보내왔다.

사실 그녀는 얼마 전 갖고 싶었던 목걸이를 남자친구에게 받았다며 나에게 자랑을 늘어놓았었다. 평소에 갖고 싶었던 목걸이를 선물 받았다며 연신 목소리를 높였던 그녀에게 또 다시 소비해야 할 아이템이 한 순간 생긴 것이다. 물론 액사서리를 보고 사고 싶다 느끼는 여성의 심리를 이해는 하지만 매번 돈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그녀의 행동이 조금은 의아하면서도 걱정스러웠다. 분명 그녀는 충동구매였기 때문이다.

다양한 소셜커머스를 한데 모은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던 한 선배는 며칠 전 구입한 3만원짜리 카레식당 할인쿠폰을 이용했다가 낭패를 봤다.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맛이나 서비스, 모든 것에서 불만이었던 것이다. 그 선배는 그날 이후 소셜커머스를 통해 식당 쿠폰을 구입하는 일을 자제했다. 가격이 싸다고 흥분하며 구입한 일은 비단 이 선배뿐만이 아닐 것이다.

우후죽순으로 늘어는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비롯해 최근에는 거대 쇼핑몰까지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해 충동구매를 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더 많아졌다. 다양한 제품을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 것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충동구매를 자극하는 일이 더 많아진 것이다. 또 50~70% 할인이라는 숫자와 화려한 사진 및 디자인에 현혹되어 꼼꼼하게 체크하지 않고 구매를 하는 일이 많아져 피해 사례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주요 포털 사이트에 의하면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소셜커머스 사이트는 100여 개다. 계속해서 늘어나는 이 사이트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으면서 한꺼번에 많은 손님을 모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구매자와 판매자에게 매력을 주는 이 사이트가 오래도록 사랑 받기 위해서는 신뢰를 줄 수 있는 상품을 내놔야 할 것이다.

구매자 또한 꼼꼼하게 체크하고 구입해야 하는 ‘똑부러지는 소비, 현명한 소비’를 해야 할 때가 왔다.

IT조선 정소라 기자 ssora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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