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좋은 성능 보여주는 미니PC '비아 아티고 A1100'

1인 다(多)PC의 시대가 오고 있다. 이것은 비단 한 사람이 여러 대의 PC를 보유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PC의 기능을 수행하는 단말기를 여럿 소유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PC와 노트북, 태블릿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면 누구나 다PC 보유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장소와 시간, 활용 용도에 맞는 PC를 사용하는 사람이 점차 증가 추세다. 사용자가 자주 접하는 환경에서 쓰게 될 PC라면 어떠한 형태라도 주저하지 않고 쓰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는 PC를 선호하는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PC, 시장은 이런 요구를 대부분 만족하는 제품으로 태블릿을 꼽는다. 가볍고 휴대가 간편하면서 다양한 즐길 거리를 갖춘 이 제품이야말로 최고의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아이패드나 갤럭시 탭과 같은 제품은 즐길 거리에 대부분 초점이 맞춰져 있어 생산성 측면에서는 다소 약한 모습을 보인다. 야외에서 즐기면 더 없이 훌륭한 제품이지만 외부에서 작업을 해야 할 때 한계를 보여준다.

태블릿은 대부분 혼자 화면을 보면서 콘텐츠를 소비하거나 생산하는 구조다. 그렇다면 여러 사람이 콘텐츠를 공유하고 생산성을 도모할 수 있는 제품은 무엇이 있을까? 노트북과 소형 PC라면 가능하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지난 2008년, 손바닥만한 PC로 처음 소개되면서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비아 아티고(Artigo)의 후속 제품인 '아티고 A1100'이다.

아티고는 일반 데스크탑 PC 케이스의 5.25형 베이에 쏙 들어가는 디자인의 미니 PC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C7 프로세서의 성능이 아쉬운 제품이었다. 이번에는 이런 아쉬운 부분을 비아 나노 프로세서로 개선하며 흥행을 노리고 있다.

◆ 과거 아티고의 유전자를 계승한 작고 깜찍한 디자인

비아 아티고 A1100의 디자인은 우선 작고 깜찍한 느낌이다. 지난 2008년에 발매된 아티고의 유전자를 이어 받아 한 손으로 들어도 무겁지 않아 "이게 정말 PC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높이가 높아져 상대적으로 크게 보인다.

이번 제품의 무게는 하드디스크를 제외하고 600g, 하드디스크를 포함해도 700g이 조금 넘는 수준으로 데스크톱 PC와 비교하면 월등히 가볍다.

크기는 폭 146mm, 길이 99mm, 높이 52mm로 작기는 하지만 이전 아티고가 5.25형 베이에 장착이 가능한 것에 비해 이번 제품에서는 일반 PC 베이에 장착이 불가능하다. 구형 아티고는 폭 150mm, 길이 110mm, 높이 45mm였다.

왜 아티고의 이전 케이스를 그대로 활용 가능해도 될 것 같은데 새롭게 디자인 했을까? 이는 비아가 이 제품을 바라보는 시선에 따른 것이다. 이번 제품은 기존 제품과 비교해 성능이 향상되면서 완전한 세컨드 PC로 자리매김 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전 아티고는 5.25형 베이에 장착 가능해 세컨드 PC라기 보다 메인 PC의 보조 역할이라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 갤럭시 탭과 비교해도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비아 아티고 A1100.

전면에는 전원 버튼과 스테레오 입출력 단자, USB 2.0 단자, 미니 USB 타입A 방식의 장치 단자, 작동 LED 등이 위치해 있다. 단자들이 깔끔하게 정돈돼 있는 것은 물론, 전면에 위치하기 때문에 사용하면서 바로 장치를 연결하기도 쉽다.

후면에도 다양한 단자들이 있다. 특히 D-Sub 단자와 HDMI 단자가 눈에 띈다. 이 외에 두 개의 추가 USB 단자와 기가비트 이더넷 단자도 있다.

▲ 전면과 후면에 다양한 입출력 단자가 위치해 있다

전원은 어댑터를 통해 공급한다. 제품 내부에 파워서플라이가 내장된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어댑터를 활용하면 전체적인 제품 부피를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파워서플라이를 내장해 줬으면 좋겠지만, PC의 부피가 커지고 발열 처리가 어려워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선택 한 것으로 보인다.

제품 샘플에 제공된 어댑터는 FSP가 생산한 것으로 12V 5A의 제원을 갖고 있다. 출력은 60W로 이 제품의 특성을 감안하면 과한 면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모든 제품에 해당 어댑터가 제공되지 않고 동일한 제원의 타사 어댑터가 제공될 수 있다.

▲ 전원 공급을 어댑터를 통해 이뤄진다. 12V 5A의 성능에 60W를 출력

이 제품은 카 PC나 거치형 PC로 활용하는 사용자층을 겨냥해 별도의 거치대를 별도 제공하고 있다. 베사 방식의 마운트를 써 TV나 모니터 뒤에 거치할 수 있는 방식이다. 기본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으로 남지만 거치대가 필요한 소비자라면 한 번은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는 아이템이다.

▲ 베사 마운트 규격의 거치대가 옵션으로 제공

◆ 1.2GHz 비아 나노 CPU로 강해진 아티고 A1100

외관을 봤다면 이번에는 속을 들여다보자. 이번 제품은 기존 아티고와 비교해 기능이나 성능적 면에서 큰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가장 큰 부분이 CPU고 그 다음이 출력이다. 특히 비아 나노 프로세서가 쓰이면서 성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게 된 점이 이 제품의 특징이다.

아티고의 핵심인 CPU. 비아 나노 프로세서(코드명 이사야)가 쓰이면서 어느 정도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전 아티고는 C7 프로세서가 쓰였는데 1GHz의 작동 속도였음에도 성능의 한계를 보인 바 있다. 나노 프로세서는 C7 대비 동일 클럭대에서 부동 소수점 성능이 4배, 정수 성능이 2배 가량 빠르고 열 설계 전력(TDP) 또한 5~25W 수준으로 향상됐다.

A1100에 쓰인 나노 프로세서는 1.2GHz의 속도를 갖는 U2500으로 800MHz의 FSB에 1MB L2캐시를 지녔다. TDP는 6.8W 수준으로 인텔 아톰 프로세서와 비교할 만 하고 대기시 소비 전력은 100mW 수준의 놀라운 모습을 자랑한다.

▲ 아티고의 핵심 비아 나노 프로세서, 1.2GHz의 속도를 갖는다

CPU와 호흡을 맞출 칩셋과 내장 그래픽 칩셋에는 VIA VX855 통합 미디어 칩이 쓰인다. 내장 그래픽 칩은 크롬9 기반의 그래픽이 집적됐는데, MPEG-2/4와 WMV9, H.264 비디오 디코딩 가속을 지원한다. 과거 아티고가 고화질 동영상 가속에 취약한 모습을 보인데 비해 이번 제품에서는 어느 정도 기대를 걸어봐도 좋을 것 같다.

▲ VX855 통합 미디어 칩셋, 입출력 장치의 제어와 크롬9 기반의 그래픽 칩도 담고 있다

메모리는 DDR2 SO-DIMM 방식을 쓴다. 최대 2GB까지 확장 가능한 점이 특징이며 장착은 제품 하단에 위치한 별도 베이를 통해 이뤄진다. 노트북 메모리와 동일한 슬롯이므로 탈, 장착 또한 같다. 기본 제품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별도 구매해야 한다. 최근 메모리 가격이 상승 국면이라지만 아직 부담되는 수준이 아니므로 2GB 용량의 제품을 장착하면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줄 것이라 예상된다.

▲ SO-DIMM 방식의 DDR2 메모리를 꽂을 수 있다. 최대 2GB까지 인식

하드디스크는 상단의 패널에 부착되는 구조다. 2.5형 크기의 하드디스크를 쓸 수 있으며 SATA 방식이기 때문에 호환성 염려는 없다는 점이 돋보인다. 제공된 제품에는 하드디스크가 장착되어 있지만 실제 구매 시에는 별도 구매 후, 장착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소비자는 두 가지 하드디스크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하나는 다소 느리지만 용량이 넉넉한 플래터 방식 하드디스크와 용량은 작아도 속도가 빠른 SSD가 그것이다. 사실 이 정도의 제품 사용자층이라면 굳이 SSD까지 생각하지 않을 테니 적당히 빠른 하드디스크를 연결하는 쪽이 이득이다.

▲ 케이스 상단에 고정되는 하드디스크, SATA 방식을 쓴다는 부분이 장점

아티고 A1100의 주 기판은 3개로 이뤄져 있는데, 1개의 주기판과 2개의 도터보드로 구성돼 있다. 기본적인 아티고 플랫폼 자체는 소형이지만 제조사 사양에 따라 도터보드를 추가 구성할 수 있는 구조다. 이 방식은 소비자 층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제품 구성이 가능한데다 마음만 먹으면 최소화 구조로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발열이 적어 방열판 하나로도 모든 냉각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제품 디자인이 작게 이뤄졌고 통풍 구조가 여의치 않아 별도의 쿨러를 달고 있다. 쿨러는 통풍구에 위치해 있으며 배기 방식으로 내부 열을 밖으로 배출한다.

▲ 아티고 A1100은 주 기판과 입출력을 맡는 도터보드 두 장으로 구성

◆ 비아 아티고 A1100의 성능은?

비아 아티고의 성능은 어떨까? 나노 프로세서는 인텔 아톰 프로세서와 견줄 만 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테스트에서는 아톰 프로세서 기반의 미니 PC 샘플을 확보할 수 없어 싱글코어 아톰 기반의 넷북과 비교가 이뤄졌다. 여기에 아티고의 성능을 가늠하기 위해 듀얼코어 기반의 미니 PC의 테스트도 함께 진행됐다.

PCMark 05의 CPU 테스트를 통해 제품간 성능을 비교했다. 나노 U2500과 싱글코어 아톰이 동일한 점수를 기록한 점이 인상적이다. 여기서 눈여 겨 볼 부분은 작동 속도에 있다. 비아 나노 U2500이 1.2GHz, 싱글코어 기반의 N270이 1.6GHz로 아톰이 400MHz 빠르다. 그러나 성능은 동일하게 측정된 것이다.

물론 구형 아톰 프로세서이기에 속단하기에 이르지만 동일 클럭이라는 가정 하에서라면 나노 프로세서가 성능에서는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3D 가속 성능 부분에서도 비아 플랫폼이 빛을 발한다. 듀얼코어 아톰 프로세서 칩셋보다 약 10% 가량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톰 플랫폼에 쓰인 GMA950 칩셋보다 비아 유니크롬9 쪽이 3D 가속 성능이 뛰어난데다 위 칩셋에는 없는 MPEG2/4, WMV9, H.264 가속을 지원하고 있는 점은 큰 장점으로 꼽힌다.

파일 분석 성능 테스트에서도 나노 프로세서가 듀얼 코어 아톰과 비교해도 아쉽지 않은 성능을 자랑한다. 동일 싱글코어 기반의 아톰보다도 두 배 차이, CPU 퍼포먼스 자체로는 나노 프로세서도 인텔 저전력 CPU 못지 않은 성능을 갖췄다고 볼 수 있겠다.

파일 암호화 및 압축 성능 비교에서는 속도가 조금 더 빠르고 코어가 많은 아톰 쪽이 유리한 모습을 보였다. 동일한 싱글코어 아톰과는 약 50%의 차이를 보인다. 이는 CPU 아키텍처 차이라기 보다 작동 속도가 400MHz 낮은 만큼의 성능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추후 나노 프로세서가 1.6~1.8GHz 수준의 속도로 향상된다면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아티고 A1100의 동영상 가속 성능이 궁금하리라 생각된다. 우선 몇 개의 소스를 가지고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일부 코덱을 가리기는 하지만 풀HD 동영상은 재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MPEG2/4 또는 H.264, WMV9 기반의 풀HD 동영상은 이를 지원하는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에서 문제 없이 재생된다. WMV9 포맷의 풀HD 동영상은 다른 동영상 플레이어에서도 원활하게 볼 수 있다. 파워DVD를 통한 블루레이 재생도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HD급 동영상은 무리 없이 소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스펙의 한계 때문인지 비트레이트가 높은 영상은 조금씩 밀림 현상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 환경에서 가장 많이 쓰는 팟플레이어나 KM플레이어 같은 경우도 몇몇 mkv 파일이나 ts 파일 재생시 시스템이 버거워하는 현상을 자주 경험할 수 있다.

이전 세대 아티고보다 더 발전한 모습으로 돌아온 아티고 A1100, 싱글코어 아톰 프로세서 대비 뛰어난 성능을 보이면서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 제품의 큰 강점은 한 손에 들어 올 정도로 작은 본체 크기에 있다. 5.25형 베이에 딱 맞는 사이즈는 아니지만 이 수준의 소형화는 카PC나 일부 임베디드 환경에서 크게 어필 가능하지 않을까 예상된다.

가격 또한 이 제품의 매력을 높여 주고 있다. 현재 이 제품의 가격은 약 30만원 대 초반, 하드디스크와 메모리를 더해도 40만원이 채 안 되는 수준에서 완제품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 없이 접근이 용이하다. 이 가격은 싱글코어 아톰 기반의 넷톱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저렴한 정도다.

최근 인텔 아톰 기반의 넷톱이 싱글코어에서 듀얼코어로 이동하고 심지어 울트라씬 기반의 CPU를 쓴 성능과 전력 소모에 어느 정도 타협을 본 제품들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 제품은 듀얼코어만 못하지만 싱글코어 아톰 프로세서 보다 뛰어난 성능을 갖고 있으면서도 전력 소모는 울트라씬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아티고가 성능으로 어필하는 제품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필요한 최소한의 성능을 제공하면서 이뤄낸 극한의 소형화는 타 제품이 범접할 수 없는 아티고만의 고유 영역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소형 PC에서 퍼포먼스를 추구한다면 그에 걸 맞는 제품을 구입하면 된다. 아티고 A1000은 소형화가 필요한 임베디드 시스템과 사무실, 홈 서버, 미디어 스트리밍 등 특수한 환경에 매우 잘 어울리는 PC로 시장에서 각광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 / Brian Kang 테크니컬라이터
기획 및 진행 / 다나와 홍진욱 기자 honga@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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