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끼고 아끼던 가죽가방을 곰팡이로 인해 쓰레기통으로 보내야 했던 일이 있었다. 가벼우면서도 세련된 맛에 한 동안 들고 다녔던 그 가방은 장마가 한창일 때 곰팡이가 번식, 더 이상 들고 다니기 어려운 가방이 됐다.

어떠한 물건이든 '관리'에 따라 생명의 기간은 다르다. 프린터, 복합기도 마찬가지다. 비싼 돈을 들여 구입해놓고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피부가 노화되듯이 제품의 수명도 단축된다. 특히 여름철 더위가 무심해지는 지금, 프린터 복합기는 습도와 온도로 인해 기능이 저하되는 일이 많다.

복합기 전문업체 브라더 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사실 프린터는 거의 고장이 나지 않는 컴퓨터 주변기기 중 하나지만 한번 고장이 나면 걷잡을 수 없는 제품"이라며 "소리소문 없이 고장이 나 낭패를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덧붙여 이를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관리'뿐이라며 관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에 IT조선은 프린터, 복합기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아 프린터 복합기를 관리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봤다.

'발열 주의'- 에어컨 부근에 둬라

여름 철 프린터를 사용할 경우, 프린터는 최대한 PC와 먼 곳에 두는 것이 좋다. 무더운 날씨에 PC의 발열량이 더해지면 제품에 과부하가 생기고, 과부하는 시스템을 정지시키거나 다운시키게 된다. 동선 상에 큰 무리가 없다면 되도록 프린터를 건조하고 서늘한 곳에 두는 것이 좋다. 최적의 장소는 에어컨 부근이다.

▲ 컴퓨터와 거리를 둔 서늘한 곳에 프린터를 놓는 것이 좋다.

벽과 프린터 사이 간격을 10Cm 이상 띄워 놓는 것도 좋다. 프린터에서 발생되는 열이 넓은 공간에 빠르게 퍼질 수 있게 하면 과열되는 것이 최소화되기 때문이다. 또 수건이나 책 등을 올려놓으면 열이 발생하여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벽과의 거리도 어느 정도 두는 것도 좋다.

그럴 일이 많지는 않겠지만, 무더운 날에 프린터 및 PC 기기를 자동차 안에 두는 일은 좋지 않다. 자동차 내부온도가 80도 이상으로 올라가 주요 부품을 휘게 하거나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습도 주의'-나사를 꽉 조여라

수분은 프린터 및 전자 기기의 최대의 적. 여름철에는 장마 등으로 실내에 습기가 과하게 생기는 시기이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가습기를 옆에 두는 일은 되도록 삼가야 한다.

습기는 에어컨을 사용하거나, 이따금 보일러를 가동하여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또 하루에 20분 정도 PC를 켜는 것도 좋다. 일주일 이상 사용하지 않을 경우 제품 내에 습기가 스며 고장이 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 기기를 살펴보고 나사를 조여두는 것이 좋다.

프린터 기기의 나사를 꽉 조이면 습기를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 습기가 많을 때는 기기를 연결하는 외부의 연결 단자들이 쉽게 녹슬 수 있는데, 카드나 케이블 연결부위에 틈새가 생기지 않도록 제대로 연결하고 고정나사를 단단히 조이면 도움이 된다. 부식된 연결단자가 있다면 응급조치로 면봉에 알코올을 찍어 닦아 말린다. 

'흐린 인쇄'-드럼을 닦아라

▲ 인쇄가 흐릴 땐 헤드 및 드럼을 점검하면 된다.

여름철 눅눅한 날씨 탓에 출력된 종이에 새겨진 글자가 흐리게 출력되는 경우가 있다. 눅눅해진 종이와 눅눅해진 기기가 그렇게 만든 것인데, 이럴 때는 종이를 새로 바꿔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프린터 기기 내 이미 습기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프린터를 2~3시간 켜두고 카트리지를 빼내 드럼을 안경 닦는 천으로 문지른다. 문지를 때는 드럼의 코팅 층이 손상되지 않도록 조심이 닦아야 한다.

▲ 눅눅한 날씨로 종이가 서로 붙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습한 날씨는 기기뿐만 아니라 종이도 눅눅하게 만든다. 눅눅한 종이는 서로 달라붙어 기계의 오작동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종이가 여러 장 겹치지 않았는지 프린터를 사용하기 전에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휴가 시즌'- 전기코드 뽑고 가라

▲ 휴가로 장시간 집을 비울 때에는 코드를 분리해야 한다.

여름 휴가를 떠날 때 다른 전자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프린터도 전원을 완벽하게 차단해야 한다. 차단해 두지 않으면 낙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데, 낙뢰가 치는 날에는 전류가 과다하게 제품에 흘러 기기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장시간 프린터를 꺼뒀다가 다시 전원을 꽂을 때는 30분 이상의 시간을 둔 후에 인쇄하는 것이 좋다.  

IT조선 정소라 기자 ssora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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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다나와 리포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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