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프렌치도어형 냉장고

 

미국 상무부는 지난 27일(현지시각),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수출용 냉장고에 대해 ‘덤핑’혐의가 있다는 예비판정을 내렸다.

덤핑은 해외 수출 제품이 불공정하게 할인된 가격에 팔리는 것을 말하며, 현재 발표된 ‘덤핑 예비판정’은 덤핑관세를 부과하기 전 덤핑 혐의 여부를 조사해 판단하는 단계를 말한다. 한마디로 ‘한국 냉장고가 지나치게 싸다’는 뜻이다. 미국 상무부가 판정문에서 밝힌 삼성전자의 덤핑률은 최고 36%, LG전자는 16%에 달한다.

덤핑 예비판정을 받은 제품은, 미국인의 체형을 고려해 냉동고를 하단에 배치한 프렌치도어형 냉장고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렌치도어형 냉장고는 3년 전부터 미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해,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삼성(39.6%), LG(19.1%), 월풀(8.5%) 순이다.

이번 덤핑 예비판정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게 시장을 빼앗긴 미국 가전기업 ‘월풀’측에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함께 제소했던 대우 일렉트로닉스는 무혐의 판정이 내려졌다.

양사는 3월로 예정된 최종 판정까지 최대 수백억 원대의 잠정 덤핑관세를 물어야 하며 무혐의 판정을 받으면 환급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최종 판결까지 적극 대응해 최종 무혐의 판정을 이끌어 내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건은 예비판정일 뿐이며, 본 판정에서 결과가 바뀌는 사례도 많았다"며 "현지 제품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측도 "이번 판정은 월풀의 주장이 일방적으로 수용된 결과"라며 "아직 예비판정이기 때문에 앞으로 진행될 미 상무부 현장실사에서 판세를 뒤집어 최종판결에서는 무혐의 판정 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월풀은 상무부의 예비판정 결과를 환영하는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크리스틴 버니어 월풀 대변인은 “이번 조치로 2만3000명에 이르는 미국 근로자들의 일자리와 생계를 보호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한국 기업들과 보다 공정한 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IT조선 하경화 기자 ha@chosunbiz.com
상품전문 뉴스 채널 <IT조선(i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