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이라는 말보다 쪼그라든다는 말이 맞을 겁니다" 외장HDD를 유통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개인용 클라우드가 등장하면서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는 외장HDD시장에 '엎친 데 덮친 격', 상반기엔 일본에서 지진이, 하반기에는 태국에서 홍수가 터졌다. 외장하드디스크(이하 외장HDD)업체들도 울상을 지으며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외장HDD, 위축 아닌 쪼그라진 시장
 

개인용 클라우드가 성장함에 따라 외장HDD는 몇 년 전부터 소모품으로 전락하는 모습이었다. 더욱이 HDD 가격이 추락하면서 외장HDD 관련 업체들 사이에서 살 길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

올해 초 이런 분위기에서 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다. 외장HDD에 들어가는 모터 부품 중 하나가 일본의 기술을 통해 생산되는데 지진 문제로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제품 수급에 문제가 일어났다. 더욱이 삼성전자가 USB 3.0 외장HDD를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으면서 중소 외장HDD 유통업체들은 USB 2.0 및 3.0 모델의 가격을 어떻게 내놔야 하는지 고민해야 했다. 인터페이스 표준이 달라지고, 제품 공급이 원할하지 않다는 불안감은 시장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그런 시장에 또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태국 홍수 사건이다. 일본이 아닌 다른 곳에서, 또 재고를 이용하며 올해 초 가격 인상을 피해왔던 외장HDD업체는 이제 '숨쉴 틈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일본 지진 극복으로 쓴 맛을 본 지 얼마 되지 않아 HDD를 절반 이상 생산하는 태국의 이번 일은 생존의 갈림길에 서게 만드는 무서운 사건이라는 것.

▲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지금, 외장HDD업체들은 심한 허탈감을 맛보고 있다.


일반 HDD와 다르게 외장HDD는 PC를 구성하는데 필요한 필수품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하면 소비자의 외면을 가장 빠르게 받는다. 그런 외장HDD 시장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수급 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소문도 절망적이다. 시장은 현재 HDD 생산이 원활하게 돌아가는데 6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들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나 답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루가 다르게 HDD가격이 상승하고 제품 수급이 어려워지는 지금, 이를 주시하고 대응해야 하는 일이 먼저"라는 것. 하지만 이번 태국 홍수 사건으로 외장HDD 시장이 빠른 속도로 위축될 것이라는 데에는 모두 동의하는 눈치다.

성수기가 시작되면서 시장 변화를 본격적으로 맞이할 외장HDD시장에 한숨 소리가 뒤섞이고 있다. 

IT조선 정소라 기자 ssora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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