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부터 야심차게 개국, 일제히 방송을 송출하기 시장한 종편(종합편성) 4사의 방송은 사실상 '불합격' 점수에 그쳤다. 정부는 종합편성 채널을 추가하는 배경에 대해 글로벌 미디어 육성을 내세웠고 방송사들이 '차별화된 콘텐츠'라고 주장했던 프로그램들도 지상파 TV보다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 다음에서 제공하는 종편 채널 프로그램 편성표

가장 큰 문제는 객관성을 잃고 자극적인 내용들만을 담아낸 일부 프로그램이다. 방송 첫날부터 종편 채널은 스타들에 관해 보도하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채널 A는 개국 후 첫 뉴스를 '강호동 야쿠자 연루설'로 시작했으며 TV조선은 김연아가 앵커 컨셉으로 소개한 장면을 '9시 뉴스 앵커 김연아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방송했다.

이에 강호동과 김연아 측은 급히 뉴스에 대해 반박했다. 먼저 '야쿠자 연루설'이 보도됐던 강호동은 "당시 1988년에는 고교 씨름 선수였고 감독과 코치를 따라 간 자리였을 뿐 고등학생이 뭘 알겠냐"는 반응을 내비쳤다. 뉴스에서 강호동이 일본 야쿠자와 국내 폭력조직 칠성파의 결연식 행사에 참석했다는 보도는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강호동은 납세 비리 의혹이 불거진 후 잠정 은퇴한 상태인데 이 같은 보도로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연아 측도 마찬가지. 뉴스가 방송을 탄 뒤 김연아의 소속사 올댓스포츠는 황급히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보도자료 내용은 김연아가 앵커로 출연한 것이 아니라 개국 축하 인터뷰 도입 부분에서 앵커 컨셉으로 짧게 소개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 종편 채널에 대한 온라인 의견들. 상당수가 종편 채널의 프로그램에 불만을 표시했다.

잦은 방송사고는 방송 준비가 철저하지 못했음을 증명했다. TV 조선은 개국 축하쇼에 앞서 진행한 '출발! 세상에 없던 TV' 방송 도중 방송 화면이 나눠지고 소리가 나오지 않는 등 방송사고를 냈다. 이명박 대통령의 종편 개국 축사의 인삿말도 음성이 나오지 않았다. 종편채널 4개사가 모두 방송한 개국기념식 방송은 잠깐씩 화면이 멈추거나 음성이 재생되지 않아 시청자들의 맹 비난을 받았다.

한편 강호동, 김연아를 내세워 시청률을 끌어올리려 했던 종편 채널의 시청률은 4곳 모두 1%가 채 되지 않았다. 시청률 조사기관 TNms에 따르면 1일 증편 시청률을 조사한 결과 TV조선은 0.567%, JTBC는 0.533%, 채널A는 0.444%, MBN은 0.309%를 기록했다.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은 TV조선의 '9시 뉴스날'이 1.060%를 기록했다. 종편 4사가 상당히 높은 금액의 광고단가를 요구해 온 것에 비하면 시청률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다.

 

IT조선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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