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인 이마트가 가전제품을 렌탈(대여)해 주는 서비스를 지난 1월부터 실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렌탈 가전제품은 비데와 정수기, 공기청정기 정도에 그치고 있는 데 반해, 이마트는 TV, 냉장고, 세탁기를 렌탈해 준다. 조만간 에어컨도 렌탈 제품에 추가될 예정이라고 한다.

 

 

렌탈 가전을 이용하면 구입 시 수백만 원에 달하는 제품 가격을 매월 몇 만 원 납부하는 수준으로 즉시 이용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발하고 있다. 하지만 렌탈 조건을 면밀히 살펴보면 ‘고금리 약정대여’가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렌탈 약정 기간은 36개월과 48개월 두 가지만 존재한다. 렌탈을 원하는 소비자는 이마트에서 선택 가능한 렌탈 제품을 고르고 약정기간을 선택한 후 매월 일정 금액의 사용료를 지불하면 된다. 문제는 36개월~48개월간 납입해야 하는 할부금의 총 금액이 일시불 구매 시보다 30~35%나 비싸다는 점이다.

 

약정 위약금도 존재한다. 렌탈 가전제품의 경우, 초기 1년 동안은 무조건 사용해야 하며 그 이후 해지에 대해서는 남은 렌탈 비용의 50%를 지불해야 한다. 예를 들어 36개월(3년) 렌탈 대금의 총액이 300만원인 제품의 경우, 1년 후 해지한다면 1/3인 100만원의 의무 렌탈비와 남은 24개월(200만원)의 절반(100만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해 약 200만원의 지출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렌탈 기간을 채우지 못했기에 렌탈 제품은 반납해야만 한다.

 

 

동일 제품을 일시불 또는 무이자 카드 할부로 구매할 경우에는 렌탈 가전제품보다 최소 30% 이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므로 구매 총 금액이 200만원대 초반이 된다. 바꿔 말하면 200만원대 초반 제품을 렌탈할 경우에는 총 구매 비용이 300만원이 되며, 중도 해지할 경우에는 제품 값에 준하는 위약금을 지불하고 제품도 반납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마트 직원은 “단 돈 몇 만 원에 최신 TV나 냉장고, 세탁기를 구입할 수 있고 렌탈 기간이 종료된 후에는 해당 제품이 사용자에게 귀속되며 도난, 파손, 고장 등에 대해서 제조사들이 1년 정도 A/S를 제공하는데 데 반해 렌탈 가전제품은 렌탈 기간 동안 A/S를 보장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제품의 관리도 책임져 준다고 한다.

 

하지만 몇 개월마다 필터를 교체하거나 상태를 점검해야 하는 공기청정기, 정수기와 달리 TV나 냉장고, 세탁기는 따로 점검 받을 만한 것이 없다. 게다가 대형 가전제품의 경우 수명도 길고 잔고장도 그리 많지 않아 이마트 측이 주장하는 A/S 기간 연장도 딱히 장점으로 와 닿지 않는다.

 

또한 렌탈 기간 동안 해지하면 막대한 위약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과 중고로 판매할 수 없다는 점 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가전 담당 이민환 CM은 "렌탈 가전은 초기 구입 비용으로 목돈이 필요하지 않지만 총 구매 금액이 높은 만큼 구입 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다양한 무이자 할부 행사를 진행하는 만큼 값비싼 렌탈보다는 최대 12~16개월 무이자 할부로 구매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IT조선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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