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쥐어야 하기 때문에 휴대전화는 남녀에 따라 크기별 선호도가 다를 수 밖에 없었는데, 최근 이 같은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스마트폰 화면은 갈수록 커지지만 무게는 오히려 가벼워지고 있고 그립감도 향상되기 때문에 성별에 따른 제품 선택의 틀이 허물어지고 있다.  

 

손의 크기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며, 성별 역시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때문에 휴대전화 크기는 사람에 따른 제품 선호도를 명확하게 하는 요소 중 대표적인 것이었다. 내 손에 딱 맞으면 호감이 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가차없이 외면 받았다. 그런데 요즘 추세를 살펴보면, 크기와 호불호간 상관관계가 적어졌다.

 

올 초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제품으로는 애플 아이폰4S, 삼성 갤럭시 노트, LG 옵티머스 LTE, 팬택 베가 LTE를 꼽을 수 있다. 손으로 잡았을 때 중요한 것은 휴대전화의 가로 크기인데, 앞서 나열한 제품은 각각 58.6mm, 82.95mm, 67.9mm, 71.4mm 수준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갤럭시 노트는 손 작은 여성들에게 취약할 것 같고, 아이폰4S가 가장 높은 선호도를 기록할 것 같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이 달랐다. 갤럭시 노트는 국내 판매량 200만 대를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화면은 5.3인치로 커졌지만 무게가 종전 판매되던 4인치 대 단말기와 비슷한 178g의 무게가 나갔고, 생각만큼 휴대폰을 쥐었을 때 불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아이폰4S는 국내 시장에서만 참패를 맞봤다. 처음 시작된 예약판매에서는 전작의 인기가 그대로 재현될 것처럼 보였지만, 실 판매량은 90만대 수준인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작고 가볍지만 전작과 너무 비슷한 디자인이고, 화면 크기도 경쟁 모델보다 작았기 때문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실 소비자들은 제품의 크기만으로 구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닌, 무게 및 제품 크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 삼성전자가 새롭게 내놓은 갤럭시S3 모습. 133g 으로 가벼워졌다

 

출시를 앞둔 신제품들은 어떤가? 갤럭시S3와 베가레이서2, 옵티머스 LTE2 모두 4.7인치 이상 디스플레이를 갖췄지만 전면 여유 공간을 최대한 없애 휴대성을 높였다. 무게도 갤럭시S3와 베가레이서2가 133g이고, 옵티머스LTE2 역시 그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말기 크기는 상대적으로 커졌지만 사용자의 그립감은 나쁘지 않다. 이제 130g대 수준을 기록했으니, 차기 모델은 더 가벼워질 가능성이 커져 손이 작더라도 제품 이용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5인치 제품이 큰 것은 맞지만, 제조사마다 베젤의 여유 공간을 줄이는등 그립감 향상을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며 “향후 제조사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경쟁을 하겠지만, 누가 더 가볍게 만들 수 있느냐도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IT조선 이진 기자 miff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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