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7월 4일 'T 타입'이라 부르는 새로운 구조의 냉장고를 출시한 데 이어 LG전자도 8월부터 위칸에 냉장실을, 그리고 아래칸에 냉동실을 둔 새로운 4도어 제품을 출시한다. 그 동안 양문형 냉장고는 왼쪽에 냉동실을, 오른쪽에 냉장실을 배치한 구조가 대부분이었다.

 

▲ LG전자가 선보인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 프렌치 도어 스타일에 LG만의
매직 스페이스를 곁들였으며 세계 최대 용량인 910리터 크기로 만들어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새 플래그십 냉장고에 채용한 '상냉장 하냉동' 시스템은 일명 '프렌치 도어(French Door)'라 불리는 유럽식 냉장고 디자인이다. 이 제품은 냉장실을 상단에 두고 가로로 넓혀 대형 냄비와 피자, 케이크 등을 손쉽게 수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부터 북미와 유럽 지역에 프렌치 도어 냉장고를 출시했고 국내에서도 2010년 'FRS73DRDFW'라는 프렌치 도어 냉장고를 출시했다.

 

▲ 삼성전자가 2010년 국내 시장에 출시한 프렌치 도어 스타일 냉장고 'FRS73DRDFW'

 

LG전자 역시 2003년 미국 시장에 프렌치 도어 냉장고를 출시했다. LG전자는 이듬해인 2004년에 국내 시장에도 '프렌치 디오스'라는 이름으로 상냉장 하냉동 제품(모델명 : R-F718G)을 출시했지만 당시에는 양문형 냉장고가 냉장고 시장에서 주를 이루었다.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이 냉동실이 아래 있는 것에 대해 어색해 한다고 판단하고 프렌치 도어 냉장고 판매에 소극적이었다.

 

▲ LG전자가 2004년에 국내 출시한 프렌치 도어 냉장고 'R-F718G'.
윗칸에 냉장실을, 아랫칸에 냉동실을 마련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프렌치 도어 스타일의 냉장고가 다시 각광받고 있다. 그 이유는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대형 식재료들을 편리하게 수납할 수 있는 프렌치 도어 스타일의 냉장고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과거와 달리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프렌치 도어 스타일 냉장고는 또 한국인의 냉장고 사용 습관에 잘 어울린다. 한국인의 냉장고 사용 실태를 조사해 본 결과, 냉장실과 냉동실의 사용 비율이 8 : 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냉장 하냉동 구조는 자주 사용하는 부피 큰 냉장 보관 제품들은 상단에 보관하고, 무거운 냉동 식품들은 하단에 저장해 간편하게 꺼내거나 집어넣을 수 있도록 해 무거운 고깃덩어리를 힘들게 냉동실에 올려놓거나 꺼내다 떨어뜨리는 일이 없도록 했다.

 

▲ 삼성전자의 상냉장 하냉동 스타일 냉장고, T9000 시리즈. 좌우 구별 없이
상단을 냉장실로 통합해 83cm에 이르는 넓은 공간에 제품을 수납할 수 있다.

 

권혁중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과장은 "삼성전자는 양문형 냉장고와 완전히 다른 'T 타입' 구조의 상냉장 하냉동 제품을 선보였다"며 "T9000 시리즈는 양문형과 일반형의 장점을 결합한 제품으로 특히 신혼부부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T9000 시리즈는 300만원이 넘는 고가 제품이지만 스테인리스에 아름다운 패턴을 입힌 디자인과 냉장실, 냉동실, 김치냉장고로도 변신할 수 있는 '참맛 냉동실'을 갖춰 10년 이상 구매할 제품인 만큼 기왕이면 좋은 제품을 구입하려는 신혼부부들이 특히 선호한다"고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장혜원 LG전자 주방가전 홍보과장도 “과거 프렌치 도어 냉장고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으나 당시 양문형 냉장고가 주를 이룬 만큼 아직 상냉장 하냉동 스타일의 냉장고 시장이 준비되지 않았다고 판단, 양문형 냉장고에 주력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냉장실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가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양문형 냉장고가 국내 판매된 지 어느덧 17년이 지났다. 그 이전에는 상단에 냉동실을 둔 2도어 일반 냉장고가 오랫동안 냉장고의 형태를 정의했었다. 하지만 2012년부터는 상단에 냉장실을, 그리고 하단에 냉동실을 둔 냉장고가 새롭게 각광받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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