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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것이 바로 미러리스 카메라입니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DSLR 카메라를 기본으로, 광학식 뷰 파인더(정확히는 뷰 파인더의 구성품인 펜타 프리즘/미러)와 미러 박스를 삭제한 카메라입니다. 어떻게 보면, 미러리스 카메라의 구조는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와 유사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이 바로 이미지 센서로 가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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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서즈-마이크로포서즈 비교도

 

미러리스 카메라의 효시는 올림푸스 / 파나소닉의 마이크로포서즈입니다. 올림푸스 / 파나소닉은 100% 디지털 포맷 SLR 규격인 포서즈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2008년, 올림푸스 / 파나소닉은 '마이크로'포서즈라는 새로운 규격을 발표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마이크로포서즈는 포서즈를 소형, 경량화한 규격이었습니다. 올림푸스 / 파나소닉은 포서즈의 미러 박스와 펜타 프리즘을 삭제하고 카메라와 렌즈 사이의 거리와 마운트 자체 크기를 줄였습니다.

 

마이크로포서즈 발표 당시, 사용자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나뉘었습니다. 이는 'DSLR 카메라급 화질을 지닌 콤팩트 카메라'의 출현을 알리는 것이었으니까요. 사용자들은 마이크로포서즈 카메라의 크기에 감탄하면서도, 기술력의 한계를 우려했습니다. 미러 박스가 없다는 것은 AF 모듈이 없다는 이야기이니, 마이크로포서즈 카메라는 위상차 AF가 아닌 콘트라스트 AF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이게 왜 우려되는 일이었냐고요? 그전까지 콘트라스트 AF는 주로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에서 쓰이던 AF 방식이었습니다. 이론상, 콘트라스트 AF는 이미지 센서 크기가 클 수록 검출 시간이 느려지게 됩니다.

 


▲미러리스 카메라 역사상 기념비적인 모델. 올림푸스 PEN E-P1 

 

하지만, 사용자들의 예상을 깨고 마이크로포서즈 카메라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됩니다. 첫 모델인 파나소닉 루믹스 G1은 사용자들의 예상보다 크기가 작았으며, 사용자들의 예상보다 성능이 높았습니다. 특히, 우려됐던 AF 성능은 느린 것이 아니라 오히려 DSLR 카메라의 그것을 넘어설 정도로 빨랐습니다. 이후 발표된 올림푸스 PEN E-P1은 튼튼한 기본기에 여심을 사로잡은 디자인, 독특한 후보정 기능인 아트 필터에 흔들림 보정 기능까지 지원하는, 완성도 높은 제품이었습니다.

 

마이크로포서즈 카메라는 불과 1년 여만에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습니다. 당연히, 경쟁사들이 이를 방관하고 있을 리 없었습니다. 이후, 소니 E 마운트, 삼성전자 하이브리드 NX 마운트, 니콘 CX 포맷, 펜탁스 Q / K 마운트, 후지필름 XF 마운트, 최근 등장한 캐논 EF-M 마운트 등, 다양한 미러리스 카메라 규격이 저마다의 개성을 내세우며 시장을 만들어 왔습니다.

 

참 신기한 일입니다. 미러 박스와 펜타 프리즘 / 미러. 겨우 두 가지 요소를 없앴을 뿐이지만, 미러리스 카메라는 이를 통해 매우 큰 장점을 지니게 됐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장점, 우선은 휴대성입니다. 카메라의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부피가 커 휴대하기 어렵다면, 그 장점은 퇴색됩니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작고 가벼워 언제나 휴대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갖춘 것은 휴대성 뿐만이 아닙니다. 우수한 화질 역시 장점입니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기본적으로 DSLR 카메라와 같은 크기의 이미지 센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화질면에서는 DSLR 카메라와 동급, 혹은 그 이상이기도 합니다. 왜 화질이 DSLR 카메라 이상이기도 하냐고요? 우선 미러리스 카메라는 콘트라스트 AF를 사용하니만큼 초점이 빗나갈 우려가 없습니다. 게다가 모니터를 통해 피사체를 확인하는 라이브 뷰가 기본이니만큼 시차도 거의 없고, 렌즈와 센서간 거리가 짧으니 빛을 받아들이기도 수월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요소가 모여 고화질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라이브 뷰 + 콘트라스트 AF 기능을 지닌 미러리스 카메라는 동영상 촬영 시에도 위력을 발휘합니다. 빠르고 정확한 AF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DSLR 카메라도 동영상 촬영 시 AF를 사용할 때 위상차 AF가 아닌 콘트라스트 AF를 사용합니다. 다만, 속도면에서 미러리스 카메라가 훨씬 빠르지요.

 

미러리스 카메라도 엄연히 렌즈교환식 구조이므로, 상황에 맞는 다양한 렌즈를 장착해 사용할 수 있다는 매력을 지녔습니다. 시장 형성기, 미러리스 카메라용 렌즈는 표준 줌 렌즈와 광각 단렌즈 정도만 마련돼 있었습니다. 시장이 점차 커지자 미러리스 카메라 제조사들은 줌 렌즈, 고배율 줌 렌즈와 단렌즈 등 다양한 렌즈군을 출시했습니다. 이 덕분에 이제는 미러리스 카메라 사용자들도 인물, 접사 촬영을 원활히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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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제조사의 미러리스 카메라용 렌즈(좌), 그리고 SLR 카메라용 렌즈(우)
한 눈에 봐도 개수 차이가 엄청납니다.
  

 

물론, 미러리스 카메라도 단점은 있습니다. 우선, 렌즈 종류가 SLR 카메라에 비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SLR 카메라는 수십 년의 역사를 지녔고, 그 간 수백 종의 렌즈가 출시됐습니다. 시장이 만들어진 지 이제 겨우 몇 년이 지났을 뿐인 미러리스 카메라이니, 렌즈 개수가 SLR 카메라에 비해 적은 건 당연하지요? 미러리스 카메라 제조사들도 렌즈군을 확충하기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한계가 있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본체 크기는 아주 작습니다. 하지만, 렌즈 크기가 커 전체적인 휴대성을 해친다는 점 역시 미러리스 카메라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미러리스 카메라용 단렌즈의 경우 크기가 작은 렌즈도 있지만, 줌 렌즈의 경우 대부분 크기가 커 디자인과 휴대성 밸런스를 망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포츠, 조류, 생태촬영 등 움직이는 피사체를 연속 촬영해야 할 경우, 미러리스 카메라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콘트라스트 AF를 사용합니다. 콘트라스트 AF는 초점이 빗나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움직이는 피사체에 연속으로 초점을 맞춰야 할 경우 성능이 떨어집니다.

 

최근, 미러리스 카메라 구입을 고려하는 사용자들이 많습니다. 시중에는 수십 종의 미러리스 카메라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제조사별로, 제품별로 특징과 장점이 모두 다릅니다. 이것을 알아야 자신에게 맞는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개념 디카, 다음 시간에는 제조사별 미러리스 카메라의 특징과 장점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차주경 기자 reinerr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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