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홍콩 느와르 영화를 게임으로 재현한 것 같은 슬리핑 독스는 다채로운 근접 액션과 홍콩 갱스터 영화를 연상시키는 총격전이 잘 구현된 멋진 게임이다! 게임의 분량도 충분하고, 자잘한 즐길 요소들도 많이 준비되어 있다. GTA와 세인츠 로우 같은 오픈 월드형 게임을 좋아한다면 이 게임도 절대 놓칠 수 없을 것이다.

 

 

별들이 소근대는 홍콩의 밤거리

 

슬리핑 독스는 원래 ‘트루 크라임: 홍콩’이라는 이름으로 개발 중이었으나 액티비전이 제작을 포기한 게임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스퀘어에닉스에 이 프로젝트는 계속 제작하게 됐고, 게임명을 변경하여 발매하기에 이르렀다.

 

슬리핑 독스는 홍콩을 배경으로 한 갱스터 오픈 월드 게임으로 GTA나 세인츠 로우와 같은 범주에 속하는 게임이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오픈 월드라기 보다는 마치 쉔무 같은 느낌으로 복잡한 홍콩 도시 속을 돌아다니며 이벤트와 격투 등을 진행하게 된다. 그래서 자동차 등을 타고 도시를 질주하는 것은 게임을 조금 진행해야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오픈 월드 게임들은 근접전이 단순한 게임이 많다. GTA 같은 게임도 그냥 주먹만 휘두르는 정도이며, 액션 동작이나 타격 판정도 단순하다. 그러나 슬리핑 독스는 마치 일반적인 액션 게임 수준으로 착각할 만큼 근접전이 화려하고 재미있다. 플레이어의 액션은 다양하고, 또 마치 성룡 영화처럼 주변의 사물들을 이용해서 근접전을 펼칠 수 있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고 할까?

 

한편 홍콩 거리의 재현은 현란한 네온과 간판, 그리고 지저분한 뒷 골목까지 잘 표현한 편이다. 물론 100%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고, 또한 현 세대 게임기의 한계로 인해 그래픽이 약간 투박한 면이 있다. 하지만 홍콩 특유의 분위기는 괜찮게 표현하고 있으니 걱정 말자.

 

 

 

홍콩 액션 영화를 연상시키는 다채로운 액션

 

게임의 기본 플레이는 일반적인 오픈 월드 게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수많은 퀘스트를 해결하고, 또 이동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등을 훔치기도 한다. 다만 자동차 운전의 감각은 GTA나 세인츠 로우에 비해서 뭔가 이질적인 감이 있고, 시점도 좋지 않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경찰에 쫓길 때 그냥 따돌리는 것이 아니고, 경찰차를 들이 받아 공격하면 쉽게 따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게임은 크게 경찰과 삼합회, 그리고 일반 퀘스트 등으로 나누어 지며, 각 퀘스트들에 따라 서로 얻는 경험치가 다르다. 경찰 퀘스트를 진행할 때에는 기물 파손을 하면 평판이 점점 줄어들기 때문에 최대한 사고를 안치는 것이 유리하고, 삼합회 퀘스트는 사고를 치면 칠수록 더욱 높은 평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경찰과 삼합회의 퀘스트를 모두 클리어해야 다음 스토리로 이어지기 때문에 어느 한쪽만 선택하는 등의 자유도는 없다.

 

 

또한 레벨을 올리면 각각 스킬들을 선택할 수 있다.  일반(평판)의 경우는 상점에서 할인을 받거나 전투 중에 공격 방어력을 높여주기도 하고, 경찰은 총기나 차 훔치기 등과 관련된 기능을, 삼합회는 새로운 전투 기술을 사용하게 한다. 그리고 주인공의 체력은 월드 곳곳에 있는 빛나는 사당 같은 곳을 찾아 절을 하면 체력 게이지를 올릴 수 있다. 단 5개의 사당에 절을 해야 체력 게이지가 상승한다. 그러나 지도에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찾으려면 꽤 고생해야 한다. 이외에도 업그레이드는 아니지만 필드 곳곳에는 숨겨진 요소들이 많이 있어서 이러한 것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인공은 다양한 액션을 펼칠 수 있는데, 크게 타격, 테이크 다운, 반격 기술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타격은 단순히 버튼 연타만으로 기술의 형태가 달라지며, 배트맨 아캄 시티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을 듯. 또한 테이크 다운은 NPC의 크기나 체력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덩치가 큰 적이라면 잡기나 집어 던지기 등이 잘 안되고, 오히려 주인공이 반격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상대가 정신이 없는 상태라면 적을 잡은 후 끌고 다니며 벽에 박치기 시킨다거나 각종 사물을 이용해서 한번에 끝낼 수 있다.

 

반격기는 적이 빨갛게 됐을 때 반격 버튼을 누르면 적의 공격을 흘리며 반격한다. 이를 통해 여러 명의 적과 싸워도 반격기를 잘 이용하면 수월하게 상대할 수 있다. 그러나 적의 맷집도 상당히 좋아서 여러 적을 동시에 상대하려면 꽤 어렵다. 체력 회복도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회복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하며 전투를 해야 한다.

 

 

슬리핑 독스는 아무래도 홍콩이 배경인 덕분에 총격전 보다는 근접전이 꽤 강조된 느낌인데, 오픈 월드 게임에서 이 게임 수준의 다양한 격투를 구현한 것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아크로바틱한 멋진 액션들을 보면 마치 홍콩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한편 총격전은 게임을 조금 진행해야 가능한데, 일반적인 TPS 게임처럼 엄폐하고, 사격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마치 맥스 페인처럼 불렛 타임도 가능해서(경찰 레벨을 올려야 한다) 화려한 총격전도 가능하다.

 

 

방대하고 다양한 퀘스트. 그리고 잔재미

 

슬리핑 독스는 상당한 볼륨을 자랑한다. 메인 퀘스트만 해도 양이 많은데, 서브 퀘스트들도 많아서 모두 클리어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또한 퀘스트 조건도 많은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단순히 암살, 차량 탈취, 추격, 미행, 폭파, 배달 등의 일반적인 것은 물론이고, 좀더 이색적인 퀘스트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적을 미행한 후 사진을 찍는다거나 달리는 차량을 추격한 후 점프하여 해당 차량을 탈취한다거나 조금 이색적인 퀘스트들을 준비해 놓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일반적인 게임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한편 이외에도 경찰의 감시 카메라를 해킹하여 지명 수배범을 잡는다거나 카메라를 해킹 할 때의 간단한 퍼즐(?). 아날로그 스틱을 이용한 주파수 맞추기, 문 따기, 추적장치 설치하기 등 여러 가지 잔재미들이 준비되어 있다. 돈을 걸고 내기를 하는 투계장도 있고.

 

반면 단점들을 지적해 보면 일단 전체 맵의 크기가 작은 편이고, 그래서 탈 것도 다양하지 않다. 또한 한글화가 되지 않아 홍콩 느와르 분위기의 스토리가 반감되며, 자동차의 운전도 다른 게임에 비해서 재미가 덜 한 편이다. 그리고 멀티 플레이가 안되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아! 플레이스테이션3 버전은 버튼 표시가 잘못되는 경우가 많아서 게임 도중 자주 혼란을 준다. 패치로 빨리 수정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버튼 출력 오류로 인해 본의아니게 게임 난이도가 높아진다. 그리고 내비게이션도 조금 엉성하다. 원하는 목적지를 제대로 안내해주지 못해 플레이어를 헤매게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단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슬리핑독스는 장점이 훨씬 많은 게임으로, 갱스터 오픈 월드 게임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플레이해봐야 할 게임이다. 향후 시리즈로 등장한다면 GTA, 세인츠 로우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갱스터 오픈 월드 게임이 될 수 있을 만큼 괜찮은 게임이다.

 

 

 

필자의 소감

 

스퀘어 에닉스가 간만에 해외에서 좋은 게임을 건진 듯 하다. 슬리핑 독스는 근접 공격만으로도 상당한 재미가 있는데 총격전도 B급 TPS를 능가하는 수준이며, 여기에 다양한 퀘스트들도 재미있다! GTA나 세인츠 로우 같은 게임에 커다란 자극제가 될 것 같다. 또한 홍콩의 화려한 배경도 잘 표현해서 필드를 돌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하다. 세가의 스즈키 유가 구상했던 쉔무가 이러한 스타일로 제작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필진=rainbow123

상품지식 전문뉴스 IT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