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포토키나가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이슈를 꼽자면, '35mm 보급화'를 들어야 할 것이다. 소니 a99과 사이버샷 RX1, 니콘 D600과 캐논 EOS 6D, 라이카 M과 M-E에 이르기까지 35mm 디지털 카메라 신제품이 6종이나 발표됐기 때문이다.

 

수십 년의 역사를 지닌 35mm 포맷은 오늘날 사진가들에게 익숙한 규격이다. 초창기 DSLR 카메라는 프로 사진가를 위해 35mm 규격으로 출시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 당시 35mm 규격 이미지 센서는 제작 단가가 너무나도 높았고 제조 수율마저 좋지 않았다. 이미지 센서 단가 때문에 본체 가격만 수천만 원 대에 달하던 35mm DSLR 카메라 대신, 제조사들은 가격이 저렴하고 제조 수율도 좋은 APS 타입 DSLR 카메라에 눈을 돌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고, APS 타입 DSLR 카메라는 보급화라는 열매를 맺었다. 한편, 제조사들은 35mm DSLR 카메라를 최상위 모델이라는 의미의 '플래그십' 제품으로 존속시켰다.

 

APS 타입 DSLR 카메라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은 점차 35mm DSLR 카메라의 보급화를 원했다. 35mm DSLR 카메라는 센서 면적이 넓어 고화소를 넣을 수 있고 풍부한 묘사력, 높은 노이즈 억제 성능을 지니게 된다. 무엇보다 35mm DSLR 카메라는 렌즈에 표기된 초점 거리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매력이 있다.

 

시장 분위기가 어느 정도 형성됐다고 판단한 캐논은 기존 모델보다 가격대가 낮은 35mm DSLR 카메라(캐논 EOS 5D)를 선보였다. 이에 대한 사진가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이어 니콘과 소니가 선보인 중상급 35mm DSLR 카메라 역시 인기를 끌며 카메라 시장을 건실하게 키워나갔다. 그리고 2012년, 35mm DSLR 카메라 보급화의 신호탄인 스탠다드급 제품이 등장한 것이다.

 

스탠다드급 제품이라고는 해도, 2012 포토키나에서 발표된 35mm 디지털 카메라는 여전히 일반 사용자들에게 부담스러운 가격대를 지녔다. 하지만, 희망적인 사실은 이들의 등장이 곧 35mm 센서의 제조 수율 상승과 단가 하락을 나타냈다는 점이다. 시장이 더 커지고 소비자가 많아진다면 35mm DSLR 카메라의 가격은 더욱 낮아질 것이다. 실제로 35mm DSLR 카메라 신제품 가격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왔다.

 

더군다나, SLR이 아닌 RF / 일반 콤팩트 카메라 중에서도 35mm 규격 제품이 등장했다는 점은 더욱 고무적이다. 이제 사용자들은 35mm 규격을 사용하기 위해 반드시 DSLR 카메라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사진가들은 선호도나 용도에 따라 더욱 다양한 제품군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기술 발전의 속도가 지금처럼 빠르다면, 2014년 즈음에는 더욱 저렴한 가격의 35mm 규격 카메라를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DSLR 카메라 외에 35mm 미러리스나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도 등장할 것이다. 사진가 입장에서는 고화질 디지털 카메라를 더 저렴한 가격에 더 다양한 포맷으로 즐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것이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 최대 사진 기자재 전시회, 2014 포토키나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IT조선 차주경 기자 reinerr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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