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트렌드] 올인원PC, 삼성이 확 잡았다

PC 본체와 모니터를 하나로 합친 올인원PC. PC 뒤쪽의 복잡하게 얽힌 선을 없앨 수 있다는 것과 적은 공간만 있어도 된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인테리어를 생각한다면 이만한 제품이 없다. 깔끔한 커피숍에서 올인원PC를 선호하는 이유가 이런 거다.

게다가 터치스크린을 적용한 모델의 경우 어린이용 PC로 제격이다. 직관적인 조작과 쉬운 사용법으로 처음 PC를 접하는 아이들에게 거부감을 덜어준다. 일부 제조사의 경우 아예 어린이 교육용 프로그램을 끼워 팔기도 한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본체를 차지하는 부분이 작은 탓에 고사양 부품을 넣기가 어렵다. 대부분의 올인원PC가 저사양인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부품을 업그레이드할 수도 없다. 메모리나 하드디스크를 추가로 끼우고 싶어도 그럴만한 공간이 없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건 가격이다. 성능에 비해 비싸다. 일반 데스크톱PC로 눈을 돌리면 더 좋은 사양으로 맞출 수 있으니 사양에 주안점을 두는 소비자는 당연히 올인원PC보다 데스크톱PC를 선택한다.

그렇다고 올인원PC 시장이 부정적인 건 아니다. 물론 지금 실제 판매량 자료를 보면 아직은 미비한 수준이지만 전망은 밝다고 하겠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인원PC가 매년 22%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오는 2015년에는 전체 데스크톱PC 시장의 10%인 200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사정도 비슷하다.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올인원PC는 올해 상반기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다가 정점을 찍은 7월에는 1월보다 약 3배 많은 판매량을 보였다. 그 후에는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지난 10월 올인원PC 판매량은 1월보다 약 1.5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첫번째 이유는 기술 발전이다. 얼핏 보면 단점이 더 많아 보이지만 최근에는 저전력으로 돌아가는 CPU와 GPU 덕에 작은 크기로 만들어도 어느 정도 성능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진 데스크톱PC에 비해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소비자의 지갑을 자극할만한 가격대까진 떨어졌다.

하나 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운영체제 윈도우8이다. 터치스크린에 최적화돼 있다는 평 덕분에 올인원PC를 다시 보는 이들이 늘고 있다. 국내 윈도우8 출시 행사에서도 PC제조사가 선보인 데스크톱PC는 대부분 올인원PC였다.

현재 올인원PC 시장을 알아보기 위해 PC전문 쇼핑몰 컴퓨존과 아이코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의 도움을 받아 지난 8~10월 사이의 올인원PC 판매량 데이터를 모아봤다. 요즘 올인원PC 시장에서 한창 재미를 보고 있는 제조사는 삼성전자다. 일단 제품이 많다. 사양에 따라 다양한 매직스테이션 시리즈를 내놔 소비자 선택의 폭을 늘렸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물론 브랜드 인지도도 한몫한다.

그 뒤를 잇는 건 HP다. HP의 가장 큰 무기는 싼 가격. 50만원대의 저렴한 제품부터 100만원도 안되는 제품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3위를 차지한 LG전자는 삼성전자 못지 않은 다양한 라인업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두드리고 있다.

2012년 8~10월 올인원PC 인기순위(판매량 기준)

이번에는 8~10월 사이에 많이 팔린 제품을 모아봤다. 삼성전자가 매직스테이션 시리즈 4개를 올리며 1위 자리를 과시했다.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매직스테이션 DM900A7C-A51. 3세대 인텔 코어i5-3450 CPU와 AMD 라데온 HD6730M GPU를 넣었다. 게다가 8GB 메모리와 1TB 하드디스크, DVD레코더 등 빵빵한 사양을 자랑한다.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 기준 155만원.

한만혁 기자 hm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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