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유심 이동제가 시행되고 있어 유심(가입자 식별 모듈, USIM) 칩만 바꿔 끼면 친구의 스마트폰도 내 것처럼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LG유플러스는 유심 이동을 허용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8년 7월부터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유심 이동 관련 내용을 골자로 하는 유심 잠금장치 해제 정책을 폈고, 2010년 2월 이통사들이 이를 활성화 시키도록 ‘유심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이후 와이드밴드 코드분할 다중접속기술 (WCDMA) 방식을 채택한 SK텔레콤과 KT는 자사 유통 스마트폰에 타사 유심을 꽂아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처했다. 다만 유심이 없는 LG유플러스는 예외였다.

 

그런데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롱텀에볼루션(LTE)이 국내에 도입된 후 LG유플러스도 스마트폰에 유심칩을 넣기 시작했다. 종전 코드분할 다중접속기술(CDMA)을 운용할 때 없던 새로운 방식이 LTE 시작과 함께 신설된 것이다.

 

문제는 유심 이동. LG유플러스 스마트폰에 타사 유심을 꽂으면 인식이 되지 않으며, LG유플러스 가입자들끼리만 유심 이동이 허용되고 있어 반쪽짜리 정책 아니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 일반적으로 안드로이드폰 배터리 장착부에는 유심칩 슬롯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은 한 스마트폰의 배터리 커버 안에 위치한 유심 슬롯부 모습.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이유를 살펴보니 이동통신사들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통신 방식에 차이가 있어 유심 이동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과 KT는 WCDMA와 LTE 단말기에 유심을 이용하며, 음성 통화는 WCDMA를 사용한다. 이와 달리 LG유플러스는 음성통화에 CDMA와 LTE를 사용 중이라 양 진영의 이용 행태가 다르다. 만약 현재 상황에서 유심 이동을 허용하게 되면, LG유플러스 고객들은 정상적인 음성 통화 이용을 할 수 없다. 이 문제는 이동통신 3사 모두 음성 통화 시 LTE를 이용할 때 비로소 해결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는 통신사들간 사용하는 음성 통화 통신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유심 이동이 불가능한 것”이라며 “내부에서는 내년 하반기는 돼야 이통3사 전체 유심 이동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술적 이슈 때문에 지금 당장 이 부분을 해결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LG유플러스 고객들은 SK텔레콤이나 KT를 통해 판매되는 스마트폰에 자신의 유심을 꽂더라도 이용이 불가능하다. 사정이야 어떻든 현행 대중화된 통신 이용 행태가 더 발전하는 내년 후반은 돼야 이통사간 유심 이동이 제대로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진 기자 miff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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