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를 분실한 경험 한 번씩은 있을 것이다. 다음날 전화를 해보면, 통화연결음은 들려오는데 상대방이 응답하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는데, 몇 초 동안 이 연결음이 들리는지 아닌지에 따라 내 휴대폰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SK텔레콤은 자사 블로그를 통해 ‘통화연결음 20초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실험을 했다. 그 결과 휴대전화 상태에 따라 통화연결음 길이가 달라졌다.

 

테스트는 총 5가지 상황에 따라 진행됐다. 유선전화를 이용해 휴대전화와의 통화를 시도하는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받지 않는 경우, 전원을 꺼둔 경우, 배터리를 제거해둔 경우, 통화음이 들리는 중 강제로 배터리를 제거한 경우, 수신음이 들리는 중 수신 거부를 했을 경우로 구분했다.

 

 

전화 수신음이 들리나 이를 받지 않았을 때 소요된 시간을 확인해보니 총 59.4초가 걸렸다. 이는 매우 정상적인 환경에서 사용자가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일 때 만나는 것으로, 바쁘거나 자리를 잠시 비운 것, 고의로 받지 않는 것 등으로 예상할 수 있다.

 

전원 버튼을 길게 눌러 정상적으로 단말기를 꺼둔 상황에서 전화를 걸면, 통화연결음 없이 바로 음성 메시지로 넘어간다. 전화가 꺼져 있음을 송신자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그런데 배터리를 강제로 뽑은 상태로 둔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면 결과가 달랐다. 두 경우 모두 전화가 꺼진 것은 같지만, 종료 절차를 어떻게 했냐가 다르다. 통화연결음 지속 시간을 확인해 보니 정상 종료와 달리 약 30초간 이어졌다.

 

두 경우 왜 통화연결음 시간에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전원 버튼을 눌러 단말기를 정상 종료하면 기지국도 해당 단말기가 꺼진 것으로 바로 인지하지만, 배터리를 강제로 뽑아 종료하면 기지국이 이를 인지하지 못해 통화연결음이 나오는 것”이라며 “배터리가 방전되는 등의 상황도 배터리 강제 분리의 경우와 마찬가지 결과가 나온다”고 밝혔다.

 


▲ 휴대전화 상황에 따른 통화연결음 시간 변화 안내도 (출처-SK텔레콤)

 

그렇다면 휴대전화의 수신음이 들릴 때 바로 배터리를 제거하면 어떻게 될까? 확인 결과 약 25초 동안 통화연결음이 들린 후 음성메시지로 넘어갔다. 이 역시 앞선 경우와 마찬가지로 기지국이 단말기의 꺼짐 여부를 확인하지 못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물론 아이폰이나 옵티머스뷰와 같은 배터리 일체형 단말기는 이번 테스트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지만, 통화연결음의 길고 짧음에 따른 차이는 인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수신음이 들리는 중 수신 거부를 했을 때의 통화연결음 시간을 확인해보니 채 20초도 되지 않았다. 정상 종료시킨 단말기 다음으로 통화연결음이 짧았는데, 이는 상대방이 내 전화를 받고 싶지 않다는 것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집에 있다고 여자친구에게 말한 남자친구의 통화연결음이 20초 미만으로 들린다면, 그는 분명 전화를 받기 싫은 상황에 있다는 불편한 진실. 이번 테스트 결과가 공개된 만큼, 앞으로 전화받을 때 더 조심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진 기자 miff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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