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인수한 모토로라가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해 내놓을 신제품을 전량 미국 공장에서 만들기로 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조업의 미국 복귀를 알리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19일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최근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4만5천㎡(약 14만평) 넓이의 공장을 새로 지어 가동에 들어갔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이후 처음 시장에 내놓는 스마트폰 모토X는 이곳에서 최종 조립한다.

 

이곳은 미국 최초의 스마트폰 조립 공장이다.

 

데니스 우드사이드 모토로라 사장은 "미국에는 1억5천만대의 스마트폰이 있지만 지금까지 단 한대도 미국에서 제조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구글이 이곳에 모토로라 스마트폰 공장을 차린 것은 중국에서 저임금의 이점을 더는 누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구글 에릭 슈미트 회장은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와 면담에서 "이곳에 공장을 짓는 게 백번 안전하다는 게 우리 계산"이라고 말했다.

 

8월초 가동에 들어간 모토X 공장에는 2천500명의 근로자가 투입돼 매주 10만 대의 스마트폰을 만들어낸다.

 

미국제조업연맹 스콧 폴 회장은 "수지만 따지면 아직 상황은 변하지 않았지만 경영 측면에서는 상황이 변했다"고 진단했다.

 

여전히 중국이나 대만에서 생산하는 게 원가는 싸게 먹힌다.

 

하지만 중국의 임금이 계속 오르고 전기료와 연료비 역시 가파른 상승세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2015년이이면 중국의 생산 비용은 미국보다 고작 5%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구글의 의뢰를 받은 시장 조사 업체 IHS는 모토X를 미국에서 생산해도 생산 원가가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 회사가 계산한 모토X 생산에 드는 인건비는 대당 약 12달러이다.

 

중국에서 만드는 아이폰5나 삼성 갤럭시S4보다 3달러50센트에서 4달러 가량 높을 뿐이다.

 

다른 비용을 다 감안한 생산 원가는 237달러에 이르는 갤럭시S4보다 싼 225달러로 나타났다.

 

비용 뿐 아니다.

 

생산 공장이 소비 시장과 가깝다는 점은 품질 관리나 지적 재산권 보호가 요 등 여러가지 이점이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신제품을 내는 입장에서는 본사에 있는 디자이너들이 생산 공장을 쉽게 오갈 수 있다는 사실이 큰 도움이 된다는 계산이다.

 

시장의 반응과 요구를 즉각적으로 생산에 반영하는 '속도'에서 중국 공장과 비교할 수 없다

 

모토로라 뿐 아니라 첨단 제품을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 거점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옮겨오는 추세가 눈에 띈다.

 

레노보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위트셋에서 랩톱과 데스크톱 생산하고 있다.

 

애플도 텍사스주에 1억 달러를 맥 컴퓨터 생산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구글을 비롯한 이런 기업의 시도는 결국 미국 시장에서 얼마나 팔리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전망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제조업연맹 폴 회장은 "제품이 미국 근로자가 만들었냐 아니냐는 사실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마케팅,유통, 그리고 소비자의 경험 등이 성패를 가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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