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 지불 장점…안드로이드앱만 250여종 유통

 

올해 국외에 불어닥친 가상화폐 '비트코인' 열풍이 스마트폰 때문에 더 거세지고 있다.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상점이나 음식점에서 비트코인을 간편하게 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비트코인의 사용이 탄력을 받는 것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쓸 수 있는 비트코인 앱이 현재 250종이 넘는 등 스마트폰에 비트코인 '미니 붐'(mini-boom)이 일고 있다고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트코인 거래에 비교적 보수적인 애플 아이폰에서도 이 가상화폐 관련 앱은 100종 이상 퍼져 있다.

 

미국, 캐나다, 독일, 중국 등지에서는 이미 비트코인을 현금 대신 받는 업체가 많고 그 수가 계속 느는 추세다.

 

비트코인 앱의 대표주자는 '지갑' 서비스다. 물리적 실체가 없는 비트코인을 상점이나 레스토랑에서 지갑의 현금처럼 쓰도록 도와준다.

 

이런 지갑 앱인 '비트코인 월렛'(Bitcoin Wallet)은 현재 사용자가 매일 5천명씩 늘고 있다고 이 앱의 개발자가 전했다.

 

컨설팅 업체 '크론'의 리처드 크론 대표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소유자의 약 3분의 1이 스마트폰 같은 휴대기기로 거래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마트폰 거래자 비율은 3년 내로 두 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인 '비트페이'도 지난 8∼10월 사이 비트코인을 통한 물품·서비스 거래량이 두 배로 늘었다며 연말까지 해당 수치가 다시 갑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트코인은 개인 컴퓨터 사이를 직접 오가는 'P2P'(피어투피어) 방식의 가상화폐라 중개 기관이 필요 없고 송금 수수료가 매우 낮다.

 

이 때문에 북미에서 비트코인은 이베이 페이팔이나 비자 같은 스마트폰 지불 서비스의 주요 라이벌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산 가치가 주목받으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올해에만 수십배가 뛰었다. 지난달 말 일본의 주요 거래소에서는 비트코인 1개가 금값 수준인 1천200달러를 넘었다.

 

아직 한국에서는 비트코인을 받아주는 상점이 거의 없다. 이번달 1일 인천에서는 한 빵집이 국내 최초로 비트코인 결제앱을 지불수단으로 도입해 화제가 됐다.

 

한국에 비트코인을 원화와 맞바꾸는 거래소인 '코빗'이 있지만 아직 국외 온라인 쇼핑이나 순수 투자 목적으로 코인을 사는 이들이 대다수다.

 

비트코인은 실질 가치 없이 투기 유행에 가격만 잔뜩 오른 '거품'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데다 중앙 발행·규제 기관이 없어 해킹 도난 피해 등에 법적 보호도 받을 수 없다는 단점이 만만찮다.

 

미국과 유럽 등 각국 정부는 비트코인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신종 자산으로서의 위험성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이 가장 많이 유통되는 국가인 중국은 최근 금융기관의 비트코인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개인의 온라인 거래만 허용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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