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과 태블릿 두 가지 형태로 모두 활용 가능한 투인원(2in1) PC가 점차 시장에서 확고한 영역을 구축하기 시작하면서 올해부터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적극 흔들 전망이다.

 

최근 수년간 노트북 시장은 울트라북으로 대변되는 더 얇고 가벼운 모델을 발굴하는데 주력해왔다. 이는 모바일이라는 큰 트렌드에 부합하면서도 PC만이 제공할 수 있는 생산성이라는 측면을 강조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모바일 프로세서의 발전으로 태블릿의 성능이 비약적인 향상을 이뤘고, iOS와 안드로이드로 양분돼온 태블릿 운영체제(OS)에 윈도 8.1이 합류하면서 생산성과 이동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된 것.

 

소비자들 또한 단지 얇고 가벼운 PC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태블릿의 편리함에 끌리지 않을 수 없었고, 결국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투인원 PC에 서서히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모바일 시장 집중 공략에 나선 인텔도 한 몫 했다. 인텔은 4세대 코어 프로세서에서 전력 사용량을 최대 50%까지 낮추면서도 그래픽 성능을 최대 2배 끌어올리며 보다 다양한 모바일 기기의 가능성을 열었다. 이와 함께 ‘베이트레일’로 명명된 태블릿용 프로세서 아톰 Z3000 시리즈도 태블릿은 물론 투인원 제품 확대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초기 컨버터블 형태의 제품들이 다소 실험적 성격이 강했다면, 투인원 PC는 노트북의 영역을 확실히 대체하며 하나의 제품 카테고리로 자리잡았고, 실제로 여러 PC 제조사들이 그 가능성을 눈으로 확인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에는 보다 대형화된 태블릿 기반의 프리미엄 제품은 물론, 합리적인 가격으로 승부하는 저가형 제품까지 다양한 투인원 PC의 공세가 펼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매년 초마다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투인원 PC가 대거 등장할 조짐이다. LG전자는 삼성전자가 비교적 태블릿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틈을 타 지난해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한 ‘탭북’의 차기작 ‘탭북 2’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도 에이수스, 레노버, 에이서 등 글로벌 PC 제조사들도 올해 야심작이 될 투인원 제품들을 선보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투인원 PC는 무엇보다 사용자 경험(UX)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제품군이다. 이미 검증된 성능의 기기를 어떻게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으로 포장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굳이 하나의 표준이 되는 디자인이 존재할 필요는 없지만 여전히 이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투인원 PC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올해에는 이미 지난해 익숙하게 볼 수 있었던 접고 펼치거나, 밀어올리고 내리는 방식은 물론이고 전혀 새로운 형태를 띤 제품의 등장도 기대해볼만 하다. 또한 이 과정에서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는 형태를 중심으로 시장이 새롭게 재편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나아가 외관뿐 아니라 OS까지 자유롭게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도 다양하게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에이수스의 ‘트랜스포머 북’ 시리즈와 같이 윈도 8과 안드로이드를 듀얼 OS로 구성한 것과 같은 방식도 또 다른 차별화 포인트로 부각될 전망이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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