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새해 첫 시작부터 러닝화 시장을 뜨겁게 달군 녀석이 있으니, 바로 나이키 에어 맥스 2014다.

지난 ‘에어 맥스 2013’의 경우 3월 말에 출시됐기 때문에, 이번 2014년형 에어 맥스도 S/S시즌에 맞춰 봄에 나오겠구나 예상했는데 그보다 훨씬 빠른 지난해 12월 뜬금없이 나와버렸다. 하지만 소리소문없이 나온 녀석치고는 반응이 굉장히 뜨겁다.

 

 

이번 에어 맥스 2014는 출시된 지 단 3일만에 1차 입고 물량 전체 품절이라는 이례적인 성공을 거뒀다. 왜? 소비자들은 이토록 나이키 ‘에어 맥스 2014’ 열광한 것일까? 지금부터 나이키 에어 맥스 2014에 대해 자세히 파헤쳐 보도록 하겠다.

 

 

에어 맥스 시리즈의 시작 그리고 에어 맥스 2014

 

나이키를 대표하는 러닝화인 에어 맥스 시리즈의 시작은 언제일까? 나이키가 미드솔에 에어 시스템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37년 전인 1977년이다. 당시 나이키는 ‘나이키 에어’라는 신발을 출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당시 소비자들은 에어 시스템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고, 오히려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신발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뒤인 1987년, 나이키 이전의 실패에 굴하지 않고, 아니 오히려 더욱 과감하게 에어의 모습을 노출시킨 나이키 ‘에어 맥스1’을 출시했다. 결과적으로 에어가 보이는 것은 확실히 득이 됐다. 눈으로 에어의 모습을 직접 본 소비자들과 미국의 언론은 여기저기서 ‘혁신적인 그룹 나이키’라는 찬사를 보냈고, 이 제품은 소위 대박 제품이 됐다.

 

이후 나이키는 점진적으로 성능 개선을 이뤄냈고, 1997년 처음으로 미드솔 전체에 에어 시스템이 장착된 에어 맥스 97을 시장에 내놨다.

 

에어 맥스 97은 최초의 전체 에어 미드솔이 장착된 제품이었으나, 에어의 공기가 조금씩 새거나 한쪽으로 균형이 쏠리는 현상 등의 불안전성 때문에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하지만 나이키는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제품 개선을 해 나갔고 지난 2006년 에어 시스템의 내구성을 대폭 향상시킨 ‘에어 맥스 360’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역사상 최고의 쿠셔닝을 지닌 러닝화’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정도로 업계에서 대단한 평가를 받은 러닝화가 됐다. 이후 나이키는 에어 맥스 2011부터 지금의 에어 맥스 2014까지 에어 맥스 360의 풀 에어백이 장착된 제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확 달라진, 나이키 에어맥스 2014

 

그렇다면 나이키 에어 맥스 2014가 전작에 비해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일단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전장 에에 시스템을 적용했다는 것에는 차이점이 없다. 다만 그 외의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분명히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일단 이번 에어 맥스 2014는 농구화에 주로 사용하는 하이퍼퓨즈 갑피를 사용했던 지난 2013년형 모델과 달리 기존 루나 글라이드에 사용했던 부드러운 메시 소재의 갑피를 채택했다. 덕분에 전작보다 무게를 줄이는데 성공했으며, 통기성도 훨씬 좋아졌다.

 

 

또한 다소 투박했던 전작의 디자인에서 완전히 탈피, 날렵한 디자인의 러닝화로 바뀌었다. 사실 이 부분이 이번 에어 맥스 2014의 흥행에 가장 큰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 지난 2013시리즈가 다소 투박하고 남성적인 디자인이었다면, 이번 에어 맥스 2014의 디자인은 마치 물 흐르듯 유연해 보이는 디자인에 화사한 컬러가 접목되면서 아주 우아한 자태로 거듭났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남성적인 매력에서 중성적인 매력의 신발로 탈바꿈 했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특히 이번 에어 맥스 2014에서는 다소 심심해 보였던 투명한 에어 시스템에 투 톤 컬러를 입힘으로써 굉장히 세련된 느낌까지도 준다.

 

 

 

나이키의 자존심, 에어 맥스 2014 직접 신어보니

 

에어 맥스 시리즈다 보니 자연스레 얼마나 쿠셔닝이 좋은지를 먼저 살펴보게 됐다. 공기로 채워진 폴리 우레탄 소재의 에어 시스템을 보고 있노라면 “빨리 신고 공중 부양하는 느낌을 받고 싶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으니 말이다.

 

 

처음 착용했을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역시 에어 맥스다”라는 것이었다. 쿠셔닝은 풍부하면서도 말랑말랑했고, 걸으면 걸을수록 편안한 느낌을 줬다. 특히 체중이 실린 착지 동작에서도 발의 좌우 흔들림이 거의 없다는 것이 놀라웠다. 에어 시스템은 스스로 완충작용을 하면서도 안전성까지 겸비된 느낌이다.

 

 

또한 전작보다 한결 유연해진 아웃솔(out-sole) 덕분에 전체적인 착용감이 부드러워졌다. 분절화된 구조의 앞 부분이 홈을 따라 잘 휘어지면서 걷거나, 달릴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에어 맥스 2013 시즌에도 있었지만, 이번 2014는 보다 더 말랑말랑해진 느낌이다.

 

갑피가 주는 착용감도 전작보다 훨씬 좋아졌다. 에어 맥스 2013 모델의 경우 하이퍼퓨즈(열가소성폴리우레탄) 갑피가 주는 특유의 답답함이 있었는데, 이번 제품의 경우 이런 점에서 확실히 개선됐다.

 

다만 안전성으로 따져보자면 지난 에어 맥스 2013이 더 좋다. 왜냐하면 전작의 경우 조금 답답하기는 해도 신발의 갑피가 내 발을 꽉 움켜쥐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 제품의 경우 편하기는 해도 감싸주는 맛은 덜하기 때문이다. 또한 전작에는 견고하게 존재했던 다이나믹 플라이와이어(케이블을 신발의 양 옆에 두어 발을 지탱해주는 나이키의 기술) 시스템이 없다는 것도 이번 에어 맥스 2014의 불안 요소 중 하나다.  

 

 

그렇다면 혹시 위험한 러닝화는 아닐까? 일단 다른 러닝화와 비교해봤을 때, 딱 꼬집에 에어 맥스 2014가 위험하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적어도 뛰어난 쿠셔닝을 지녔다는 점으로 미뤄본다면 관절에 무리가 오는 불편한 상황은 없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에어 맥스 2014가 다른 러닝화에 비해 절대 안전성이 좋은 제품은 아니다. 일단 갑피가 발을 잡아주는 느낌이 떨어지고, 발 볼도 예상보다 좁아 자칫 부적절한 자세로 러닝을 하다가는 발목을 삐끗하기 십상이다.

 

 

특히 과내전, 외전 주법으로 주로 달리는 이들에게는 절대 에어 맥스 2014를 권하고 싶지 않다. 에어라는 쿠셔닝 시스템의 특성상 한쪽으로 발이 쏠리게 되면 완충 작용에 의해 더욱 깊게 쏠리게 만드는 경향이 있어서다. 그러니, 과내전, 외전 주법의 러너라면 에어 맥스 시리즈보다는 밑창이 조금 단단한 제품을 고르거나 과내전, 외전 전용 러닝화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인솔에는 기존 EVA 소재보다 내구성과 쿠셔닝, 복원력이 더 뛰어난 오픈셀(OPEN-CELL)구조의 우레탄 소재 인솔이 적용됐다. 덕분에 수 년간 같은 신발을 착용해도 번거롭게 인솔을 교체해야 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나이키 에어 맥스 2014, 총평

 

이번 나이키 에어 맥스 2014는 분명 많은 부분에서 진화된 제품이다. 전작보다 유연해졌고, 가벼워졌으며 디자인에서도 특유의 투박함을 벗어 던지고 날렵한 실루엣으로 돌아왔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90%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미심쩍고 아쉬운 부분은 “과연 안전할까?”라는 것이다. 특히 나이키의 자랑 다이나믹 플라이와이어가 빠졌다는 것은 정말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다.

 

 

글/ 사진: 선우 윤

정리: 김형원 기자 akikim@chosunbiz.com

상품지식 전문뉴스 IT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