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의 클라우드 사업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한국IBM은 지난해 10월부터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에 본격 나서고 있지만 현재까지 고객사가 한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IBM 본사는 지난해 미국 클라우드 전문업체 소프트레이어를 인수하면서 클라우드 사업에 역점을 두면서,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IBM은 전세계 15개의 데이터센터를 추가 구축하는데 12억 달러를 쏟아 붓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IBM의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의 핵심은 소프트레이어 기술을 활용해  클라우드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IBM 본사의 강력한 의지와는 달리 한국IBM은 지난해 10월부터 소프트레이어 기술을 기반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나 실적이 거의 전무한 상태다.

 

한국IBM은  지난해 본사의 소프트레이어 인수를 계기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한국IBM은 “소프트레이어의 성능, 유연성, 보안성과 IBM의 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 서비스보다 10배 빠른 ‘베어메탈 서버’를 기반으로 국내 시장을 본격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한국IBM은 소프트레이어를 앞세워 단 한곳의 고객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다. 특히 기존 소프트레이어 고객조차 파악이 안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IBM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 소프트레이어 고객이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은 됐지만,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리스트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IBM이 소프트레이어를 중심으로 한 퍼블릭클라우드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우선 국내 고객들의 퍼블릭 클라우드에 대한 인식이다. 기업들이 클라우드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의 장벽은 여전히 높다.

 

지난 해 말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한국의 파트너사 2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2%의 응답자가 클라우드 시장의 낮은 이해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해도가 낮은 이유로는 ▲보안 수준이 낮다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았다 ▲복잡하다 ▲생산성이 낮다고 답변해 국내 클라우드 도입에 대한 인식의 장벽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IBM은 이미지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개발자들이 IT자원에 깊숙이 개입할 수 밖에 없다. 개발자들은 API를 이용해 직접 가상의 하드웨어와 시스템을 통제한다. 즉 퍼블릭 클라우드는 개발자들이 친숙하게 받아 들이면 시장에서 확대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이런 점에서 한국IBM은 개발자들과 그리 친하지 않다. 반면 AWS(아마존 웹서비스)는 국내 개발자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이미지다.

 

가격도 문제다. 알려진 바로는 IBM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타사에 비해 다소 비싸다.

클라우드는 한번 도입되면 타사 서비스로 바뀌기 어렵다. 즉 가격과 개발자들과의 친숙도를 이유로 AWS를 고객이 도입하게 되면 한국IBM은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

 

마케팅 능력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IBM은 그 동안 전형적인 B2B 고객을 위한 마케팅에만 집중해 왔다. 하지만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마케팅 방법이 달라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IBM이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클라우드 사업에서 좀처럼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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