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이상훈 기자] 돌비 래버러토리스(이하 돌비)는 2014 국제방송음향기기전시회(KOBA)에서 22일 세미나를 열고 돌비의 새로운 영상기술인 ‘돌비 비전(Dolby Vision)’을 공개했다.

 

돌비측에 따르면, 텔레비전 방송이나 영화를 제작할 때 촬영된 영상이 실제 시청자에게 도달하는 동안 밝기와 명암비가 극도로 압축돼 본래의 색상을 잃어버린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LED TV 등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좀 더 밝고 촬영감독이 의도한 영상을 재생할 수 있게 돼 돌비 비전 기술을 통해 영상 콘텐츠의 색 영역과 최대 밝기, 최소 밝기 등을 보다 리얼하게 재생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돌비 본사에서 온 셰리프 갈랍 돌비 디렉터는 “돌비 비전은 영상의 밝기, 명암비, 표현되는 색의 종류가 과거와 다른 형태로 표현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돌비 비전은 올해 초 CES와 NAB(방송기자재 박람회)에 돌비 비전을 공개하며 호평 받았다. 이미 이 기술은 중국 TCL, 일본 샤프가 자사 TV에 돌비 비전 기술을 채택할 것을 밝혔다. 돌비는 이 기술을 다른 TV 제조사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상 신호 처리 칩셋 제조사들과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돌비 비전 기술이 적용되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7'

 

▲ 돌비 비전에 대해 설명하는 김재현 돌비코리아 지사장

 

돌비 비전은 영화 촬영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감독들이 차기 작품에 돌비 비전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스타워즈 에피소드 7'의 감독으로 내정된 J. J. 에이브람스 감독도 돌비 비전을 통해 7번째 '스타워즈' 영상을 담을 예정이다.

 

김재현 돌비 지사장은 “지금까지는 와이드스크린, 3D, UHD 등 다양한 영상 기술들이 영화에서 먼저 구현되고 그 다음에 TV로 전달됐지만 돌비 비전부터는 두 산업에서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돌비는 돌비 비전이 적용된 영화와 TV 방송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비디오, 아마존 인스턴트 비디오, 넷플릭스, 부두와 제휴를 맺었다.

 

셰리프 갈랍 디렉터는 “’조지 루카스가 영화의 절반은 음향이다’고 말했다. 이는 영화의 나머지 절반이 영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돌비는 오래 전부터 시각적인 체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해왔다. 2007년에는 3D 애니메이션 '치킨리틀'을 돌비 3D 기술로 제작했다. 그 후에도 필립스 등과 협업하며 무안경 3D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그 기술을 영화 제작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는 밝기 정도 

 

앞으로 돌비는 좀 더 나은 시각적 체험을 위해 돌비 비전에 심혈을 쏟을 계획이다. 셰리프 디렉터는 “TV가 더 많은 화소와 더 많은 프레임을 제공해 더 선명하고 부드러운 화면을 볼 수 있게 됐지만 정작 픽셀 하나 하나가 표현하는 색상에 대해서는 여전히 제한된 영상을 볼 수밖에 없었다”며 “돌비 비전은 더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를 제공해 개개의 픽셀들이 더 많은 색 영역을 표현하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의 눈은 0니츠(nits, 밝기 단위)부터 1만 니츠까지 측정할 수 있고 다양한 조도 환경에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데 현재의 TV는 100니츠 정도까지의 밝기로 콘텐츠를 재생한다는 것이다.

 

이어 셰리프 디렉터는 돌비 비전이 원본 영상의 다이내믹 레인지와 색공간을 손상 없이 유지하고 재생할 수 있도록 기존 Rec.709(ITU-BT.709)의 색영역보다 넓은 Rec.2020(ITU-BT2020)가 표준이 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이 규격에서라면 현재 블루레이 규격을 뛰어넘는 색영역 표현이 가능해진다. 또 시청자들이 인식할 수 있는 4000니츠의 밝기도 상용 TV에 표현할 수 있게 돼 보다 사실적이고 뭉개지지 않는 색상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셰리프 디렉터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더 넓어져 Rec.2020까지 색영역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면 TV에서 1만 니츠까지 다이내믹레인지를 표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일반 TV 화질(좌)과 돌비 비전을 적용한 화질(우). 다른 사진들도 많이 찍었지만 실제 보는 것처럼 카멜가 돌비 비전의 섬세한 화질을 표현하지 못할 정도다.

 

실제 돌비에서 준비한 일반 TV와 돌비 비전 기술이 적용된 TV의 데모 영상을 시연해 본 결과, 색상과 밝기 차이가 압도적이었다. 용접하는 불꽃의 선명함, 떠오르는 태양의 강렬한 밝기, 햇빛이 반사된 비행기 날개의 금속 질감이 사실적이었다. 어두운 장면과 밝은 장면이 한 화면에 공존하는 부분에서는 암부의 디테일을 잃지 않으면서 명부의 색상도 유지됐다.

 

김 지사장은 “단순히 픽셀 수를 높이고 프레임 레이트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픽셀 각각의 표현력을 높여야만 진정한 ‘고화질’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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