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노동균 기자] 차세대를 표방하는 신제품이라면 전작의 단점은 최대한 보완하고, 장점은 극대화하기 마련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공개한 ‘서피스 프로 3’도 이러한 흐름을 잘 보여준다. MS가 서피스 프로 3를 선보이며 이 제품이 ‘노트북을 대체하는 태블릿 PC’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친 이유다.

 

▲MS ‘서피스 프로 3’(사진= MS)

 

하드웨어적인 측면을 놓고 보면 서피스 프로 3은 확실하게 기존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서피스 프로 3은 전작 대비 큰 12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면서도 더 얇고 가벼워졌다. 전작 대비 약 1.2mm 슬림해진 9.1mm 두께에 무게도 약 100g 줄여 800g 수준을 완성했다. 소프트웨어 업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일각에서는 MS를 하드웨어의 명가라고 칭하는 이유를 엿볼 수 있다.

 

실제로 MS는 서피스 프로 3을 소개하며 애플의 맥북에어와 아이패드를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서피스 프로 3가 맥북에어보다 휴대성이 뛰어나면서도, 아이패드보다 생산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MS의 이러한 호언장담이 시장에서 통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가격에서 큰 메리트를 발견하기가 힘들다. i5 CPU와 256GB SSD를 탑재한 맥북에어 11인치 모델의 가격은 1099달러, 비슷한 사양의 서피스 프로 3의 가격은 1299달러 선이다. 여기에 키보드 기능을 제공하는 전용 타입 커버의 가격을 추가하면 1428.99달러가 된다.

 

또한 서피스 프로 3이 맥북에어보다 가볍다는 것은 타입 커버없이 태블릿 PC 용도로만 사용했을 때 얘기다. 타입 커버의 무게 295g을 고려하면 결국 서피스 프로 3의 무게는 맥북에어와 비슷해진다. 아이패드 역시 별도의 키보드 일체형 케이스를 결합해도 비슷한 수준이다. 결국 생산성을 위해 키보드를 강조하는 순간 서피스 프로 3의 장점이 퇴색된다.

 

▲MS 서피스 프로 3 전용 키보드 타입 커버(사진= MS)

 

사실 MS 서피스 시리즈는 줄곧 이러한 난관에 부딪쳐왔다. 노트북과 태블릿 PC를 유연하게 오가는 투인원(2 in 1)의 대표적인 폼팩터로 부각됐으나, 실상은 노트북도 태블릿 PC도 아닌 어중간한 제품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서피스 프로 3에서는 타입 커버의 키보드 조작성이 향상됐다고는 하나, 노트북보다는 다분히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키보드라는 이미지가 여전히 강하다.

 

디지타이저 펜 또한 소비자들에게 가장 선호도가 높은 와콤 대신 엔트리그(N-Trig)를 새로이 도입한 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피스 프로 3의 엔트리그 펜에는 MS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최적화 기술을 적용해 반응속도가 향상되고, 원노트와 포토샵 등에 특화된 기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그동안 익숙하게 사용해온 솔루션 대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3:2라는 독특한 화면비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때문에 서피스 프로 3은 2160×1440의 남다른 해상도를 제공한다. 주로 가로로 사용하는 노트북 형태와 세로로 사용하는 태블릿 PC 형태의 사용 환경을 두루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 화면비라는 점에서 호불호가 적잖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서피스 프로 3이 맥북에어와 아이패드 둘 다 구매해 들고 다니는 것보다는 가격이나 휴대성 면에서 분명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MS가 꾸준히 강조해온 생산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용도에 최적화된 기기 하나를 선택해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에 이른다.

 

MS는 앞서 8인치 이하 윈도 태블릿 PC에 자사의 오피스 라이선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강수를 두며, 저가형 윈도 태블릿 PC 시장을 두드린 바 있다. 결국 서피스 프로 3은 저가형 윈도 태블릿 PC의 대척점에서 더 큰 디스플레이를 필요로 하는 프리미엄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풍긴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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