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이상훈 기자] “월드컵이 열릴 때면 평균적으로 전월보다 30% 정도 매출이 증가합니다.”

 

M 유통업체 직원의 말이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사뭇 다르다. 과거 월드컵이 열리던 해와 비교하면 판매량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세월호로 인한 마케팅 축소와 소비심리 위축을 들 수 있다. 또한 TV 교체수요가 예전처럼 많지 않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만 해도 풀HD LCD TV를 구매하려는 사람들과 브라운관 TV에서 LCD/PDP TV로 교체하려는 이들이 많았다. 2010년에도 3D TV 붐과 코 앞으로 다가온 아날로그 지상파 송출 중단 논란이 TV 교체를 부추겼다.

 

▲ 월드컵은 TV 제조사들의 매출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스포츠 이벤트다.(사진=삼성투모로우 홈페이지)

 

하지만 올해는 그러한 이슈를 찾아볼 수 없다. 시청 앞 광장 대규모 응원도 없다. 그러다 보니 제조사들은 ‘UHD’라는 묘약과 스포츠에 특화된 ‘화질’과 ‘음질’을 그 어느 때보다 강조하고 나섰다.

 

 

삼성전자, 축구에 특화된 '사커모드'와 '하이라이트' 영상 제공

 

삼성전자의 UHD TV를 살펴보면 ‘사커모드’가 눈에 띈다. 리모컨에도 조그맣게 축구공 모양의 버튼이 마련됐다. 이 버튼만 누르면 곧바로 스포츠 경기에 특화된 ‘사커모드’로 전환된다.

 

▲ 리모컨 최하단에 마련된 축구공 모양을 누르면 '사커모드'가 작동한다.

 

사커모드에는 TV의 화면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축구 그라운드의 잔디를 더욱 파릇하고 생동감 있게 강조해 주는 ‘스타디움 뷰’ 기능이 있다. 여기에 ‘스타디움 사운드’는 선수들이 공을 차는 소리, 관중들의 힘찬 함성과 응원, 심판의 호루라기 소리도 더욱 선명하게 들을 수 있다. 축구 경기장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주요 사운드를 강조함으로써 현장감을 강화시켜 준다.

 

오토 하이라이트 기능은 기발하다. 컴퓨터가 경기 주요 장면을 자동으로 녹화해 보여주기 때문에 화장실을 갖다 오거나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터진 득점 상황이나 명장면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 UHD TV를 통해 중계 영상과 하이라이트 영상을 분할해 동시에 띄울 수 있어 색다른 시청이 가능하다.

 

▲ 주요 장면을 자동으로 녹화하고 보여주는 '하이라이트' 기능은 아주 유용한 기능이다.

 

하이라이트 기능은 갑자기 중계자의 목소리가 커지거나 하는 변화가 감지될 때 자동으로 영상을 녹화하고 TV에 연결한 저장장치 내 ‘하이라이트 클립’ 란에 영상을 저장한다.

 

‘리플레이 위드 픽처 인 픽처’ 기능은 주요 장면들을 현재 경기 장면 안에 조그맣게 집어넣어 보여주는 기능이다. 다시 보고 싶은 기능을 넣음으로써 다른 경기를 보면서도 명장면을 반복적으로 감상할 수 있어 축구 팬들에게 유용하다.

 

 

LG전자, '하이라이트 영상 편집'과 '스포츠 콘텐츠 앱' 제공

 

LG전자의 UHD TV도 ‘축구 전용 AV 모드’를 제공한다. 이 모드에서는 원색과 흰색이 선명해져 그라운드와 선수들의 유니폼이 역동적으로 변한다. 사운드 역시 한층 강화돼 중계석의 목소리와 응원 함성이 커지면 이를 자동으로 조절해줘 더욱 또렷하게 들린다.

 

이 밖에 타임머신 기능을 사용해 주요 경기를 손쉽게 저장할 수 있으며 하이라이트 장면을 바로 저장하고 편집할 수 있는 ‘화면캡처기능’도 제공한다.

 

▲ 생생한 사운드와 입체적인 화질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LG전자의 '스포츠 모드'

 

웹OS에서는 월드컵 주요 경기 정보와 장면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포츠 콘텐츠 앱’이 제공되며 매직리모컨으로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구게임 앱’도 마련돼 아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 LG전자는 월드컵 주요 경기 정보와 장면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포츠 콘텐츠 앱’을 제공한다.(사진=LG전자)

 

두 TV 모두 월드컵을 위해 여러 기능들을 넣었지만 삼성전자는 다양한 하이라이트 영상을 자유롭게 배치해 즐길 수 있고, LG전자는 축구 외에 다른 경기에서도 화질과 음질을 강화하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각각 갖추고 있다. 게다가 UHD 해상도로 중계가 이뤄지지 않아도 내장 영상 업스케일러가 풀HD 영상을 보다 선명한 UHD 영상으로 만들어준다.

 

2D 영상을 3D로 변환해주는 기능도 빛을 발할 듯하다. 3D 콘텐츠 부재로 3D TV 기능을 사용할 일이 거의 없지만 2D-3D 변환 효과가 상당해 월드컵을 좀 더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사가 이 같은 월드컵용 기능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마케팅을 펼친 탓인지, TV의 판매량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마트 관계자는 “5월초부터 6월 초까지 한달간 TV의 판매량은 전월 동기대비 34%를 상회하는 등 월드컵 특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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