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핏

 

구글이 ‘구글 핏(Google Fit)’이라는 헬스 서비스를 오는 25일부터 26일까지 양일간 열리는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Google I/O Conference 2014)’에서 공개할 전망이다. 구글 핏은 피트니스 트랙커, 스마트워치, 헬스 앱 등 다양한 기기 및 서비스로부터 헬스 관련 개인 정보를 수집해 클라우드 시스템에 저장하고 활용하는 솔루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이 ‘구글 핏’ 서비스를 내놓으면 향후 애플, 삼성전자, MS 등 빅 IT업체들간에 헬스 관련 시장을 놓고 치열한 플랫폼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최근 포브스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이달 25일, 26일 양일간 열리는 구글 I/O컨퍼런스에서 ‘구글 핏’을 선보일 계획이다. 구글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몇 개의 세션을 구글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전략과 헬스 관련 플랫폼을 소개하는 자리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얼마전 열린 ‘WWDC 2014’에서 헬스키트와 헬스 앱을 소개한 전철을 밟는 셈이다.

 

구글 핏이 애플의 ‘iOS8’처럼 향후 발표될 안드로이드의 새로운 버전에 탑재될지 아니면 독자적인 앱 형태로 출시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구글 핏이 스마트워치 형태의 제품이라기 보다는 조본, 나이키 퓨얼밴드, 핏빗 등 다양한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각종 헬스 관련 앱으로부터 개인의 건강 관련 데이터(심박수, 체온, 운동량, 생체지표)를 수집해 구글의 클라우드 서버에서 관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 각종 디바이스 및 앱과 데이터를 교환하는 일종의 ‘구글 핏 생태계’를 지향할 것이란 전망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구글은 구글 핏이 워낙 민감한 개인 정보를 다루고 있는 점을 고려해 개인정보 보호에 크게 신경을 쓰고 FDA의 규제 관할 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서비스를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헬스 관련 플랫폼을 내놓더라도 개인에 관한 건강 조언에 그치지, FDA의 규제를 받아야하는 진료 수준의 영역까지는 다루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구글이 구글 핏을 내놓는다면 구글은 두번째로 헬스 관련 시장에 진출하는 셈이다. 구글은 지난 2008년 ‘구글 헬스’라는 건강 관련 포털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사용자들로부터 외면받아 지난 2012년 서비스를 접었다. 하지만 당시 제공한 서비스와 현재 구글이 준비중인 헬스 서비스는 데이터를 생성하는 방식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과거 ‘구글 헬스’는 의료기관 등 정보제공업체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었지만 구글 핏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나 앱으로부터 직접 헬스 정보를 수집해 용자들에게 피드백을 준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점을 갖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헬스 플랫폼인 ‘Jiff’의 드렉 뉴웰 CEO는 “구글 헬스는 소비자들이 건강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글 핏은 사용자들이 헬스 정보의 수집에 동의한다는 측면에서 다르다는 지적이다.

 

구글 핏은 얼마전 발표한 구글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전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웨어’와도 기능적인 결합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래야만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한 각종 헬스 관련 디바이스 및 앱들과 쉽게 연동할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 핏이 일종의 헬스 관련 솔루션 및 애플리케이션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한편 구글이 ‘구글 핏’ 서비스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른 사업자들의 동향도 주목받고 있다. 애플은 2주전 열린 애플 개발자 행사인 ‘WWDC 2014’에서 iOS8에 ‘헬스키트’라고 불리는 헬스 관련 기능을 탑재하고 헬스 관련 앱도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달 각종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앱으로부터 헬스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는 ‘사미(Sami)’라는 모바일 플랫폼을 발표했다. ‘기어 핏’ 두번째 버전에는 종전의 안드로이드 대신 타이젠 운영체제를 채택, 과도한 안드로이드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속셈을 드러냈다.

 

MS는 헬스 관련 플랫폼을 아직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연내 스마트워치를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MS는 이미 올초 헬스관련 앱인 ‘빙(bing) 헬스 & 피트니스’ 앱을 발표했다. 이 앱은 헬스 관련 정보를 모아주고 관련 툴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MS가 ‘빙 헬스&피트니스’와 별도로 헬스 관련 플랫폼을 내놓을 지도  관심사다. 애플, 삼성전자, 구글 등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갖고 있는 IT업체들이 헬스 관련 플랫폼을 내놓고 있는데 윈도폰이라는 운영체제를 공급하고 있는 MS가 운영체제 차원에서 헬스 관련 솔루션이나 앱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미 MS는 지난 2010년 ‘헬스 볼트(health Vault)’라는 웹 기반의 플랫폼을 선보였다. 올해 중 스마트워치를 내놓을 계획인 점을 감안할 때 운영체제 차원에서 독자적인 헬스 관련 플랫폼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오는 2021년까지 미국내 건강 관련 지출이 4조80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 의료분야에 가해지고 있는 각종 규제가 의료분야에 IT기술 적용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령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것도 이슈가 되고 있다. 그만큼 기존의 의료시스템과 정부의 규제가 의료분야의 IT기술 적용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최근 의사나 병원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데이터를 전자적으로 최적화할 것을 요구하는 ‘HITECH Act’ 등의 시행으로 의료분야의 IT도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규제조치 완화와 병원들의 첨단IT 수용이 활성화된다면 헬스 관련 솔루션 및 앱 시장은 그야말로 폭풍 성장을 에고하고 있다.

 

장길수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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