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65인치 대형TV로 옮겨가고 있다.

 

1일(현지시간) 시애틀 타임즈에 따르면 UHD TV, 고화질 비디오 게임, 넷플릭스 등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50인치 TV보다는 오히려 65인치 이상 대형 TV의 구매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50인치 TV 가 선망의 대상이었다면 지금은 65인치 이상 대형 TV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 50인치 이상 TV의 가격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는 것도 65인치 이상 대형 TV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3~4년전 소형 TV가격으로 50인치 이상 TV를 구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미 앨라바마주 버밍험에 거주하고 있는 ‘자비스 잭슨’은 시애틀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인터넷 기능을 갖춘 65인치 대형 TV를 1500달러선에 구입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55인치 TV와 65인치 이상 TV간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면서 “풋볼 시즌에는 TV를 잘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65인치 대형 TV 구입을 위해 외식 비용, 레저 비용을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TV 가격 하락은 소비자들의 대형TV 구매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인 NPD에 따르면 최근 TV가격이 전반적으로 9~11% 하락했는데, 50인치 TV의 경우 2년전에 비해 평균 75달러 하락한 573달러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0인치 이상 TV의 판매 비중은 전년대비 11% 성장한 25%에 달했다. 올해 전체 TV판매에서 50인치 이상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할 전망이다.

 

아직 65인치 TV판매 비중이 높은 것은 아니다. 현재 65인치 TV 판매 비중은 2%선에 그친다. 하지만 시장 전망이 밝다는데 대부분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태블릿과 스마트폰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소비자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TV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지만 대형TV 시장은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0년 이후 TV판매는 매년 10% 감소해왔다. TV업체들이 3D TV로 반전을 꾀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하지만 최근 부각되고 있는 UHD TV 열기에 힘입어 2~3년내 TV시장이 재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60인치대 대형 TV가 위축된 TV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란 지적이다.

 

NPD에 따르면 지난 4월 종료된 2013년 회계연도에 65인치 이상 대형 TV는 총 80만대가 팔렸는데 이는 전년대비 6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소득이 낮은 소비자들의 대형TV 구매가 증가 추세라는 점이 주목된다.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대형TV의 수요가 일반층에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60인치 이상 TV 구매자의 61%가 연평균 소득 7만5000달러 이하였다. 이는 전년의 45%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대형TV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통업체들도 대형TV 전시 비율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체인 ‘타겟’은 지난해 60인치에서 올해는 70인치 등 대형 제품으로 판매 상품을 확대했으며, 아마존은 100인치 TV도 새로 선보일 계획이다. 시카고 전자 유통업체인 Abt는 대형 TV를 전시 판매하기 위해 창고를 30% 확장했으며, 베스트바이는 55인치 이상 TV를 20%까지 늘렸다. 월마트도 60인치 이상 대형 TV 전시 판매를 늘린다. 소매업체들은 올해 중에 50~60인치 TV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이들 TV의 비중은 3분의 1 수준이었다.

 

현재 일부 유통점에서 저가 브랜드로 유명한 ‘비지오’사 80인치 대형TV가 2998달러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1000만원을 훌쩍 넘던 대형 TV의 가격이 이처럼 하락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대형TV에 쏟아지고 있다. 대형 TV가 위축된 TV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올 지 두고 볼일이다.

 

장길수 전문위원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