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노동균 기자] 백업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백업을 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얘기를 주위에서 종종 듣게 된다. 편리한 백업을 돕는 PC 주변기기와 소프트웨어가 시중에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알맞은 백업 습관을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고민이다.

 

결국 일회적인 백업이 아닌, 지속적이고 유지 가능한 백업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내 PC에서 별도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서까지 유지해야 할 중요한 데이터가 무엇인지부터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는 백업을 얼마나 비용 효율적으로 수행하는지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개인 PC에서는 새로 운영체제를 설치했을 때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파일들만 백업 리스트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 문서와 개인 소장용 파일, 주요 PC 설정 프로파일 등이 주 대상이다. 인터넷을 통해 다시 내려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콘텐츠는 백업 대상에서 제외한다. 결과적으로 문서나 PC 설정 관련 파일의 경우 용량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개인 소장 파일의 양에 따라 다음 백업 단계가 결정된다.

 

백업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많다면 외장하드와 같은 외부 저장장치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간편한 방법이다. 최근 출시되는 외장하드는 백업 전용 소프트웨어를 내장하고 있는 제품들이 많아 일일이 데이터를 옮기는 수고도 덜어준다. 예약된 시간에 백업을 수행하거나, 변경된 부분만 데이터를 업데이트하는 식이다. 단, 외장하드 역시 기계적인 장치라는 점에서 수명이 존재하고, 외부 충격으로 인해 파손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백업 데이터의 양이 많다면 외장하드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간편하다.

 

반면, 백업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그리 많지 않다면 주요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클라우드라는 용어가 생소해 왠지 어렵게 느껴진다면 메일이나 웹하드 등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인터넷에 마련된 나만의 공간에 자료를 올리고 내리는데 특화된 전문 서비스인 셈이다.

 

특히 클라우드를 통한 백업은 인터넷에 연결만 돼 있으면 24시간 백업 가능한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업무용 자료나 문서와 같은 파일들은 자칫 하루만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게 되면 하루를 꼬박 들일 작업을 다시 해야 하는 일이 발생할 정도로 매일 매일의 연속성이 중요하다. 유수의 클라우드 업체들이 기업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개인의 경우에는 계정만 생성하면 이들 업체들이 제공하는 수 기가바이트(GB)에서 수십 GB 용량의 무료 저장 공간으로도 충분하다. 과거에는 이러한 무료 서비스들이 등장한지 얼마 못 가 사라지는 경우도 많아 중요한 데이터를 보관하는 것에 불안한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으면서 신뢰성도 충분히 높다.

 

‘드롭박스’와 같은 서비스가 대표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로 손꼽힌다. 드롭박스는 기본 제공 용량이 2GB로 그리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PC와 모바일 등 다양한 기기와의 동기화가 가능하고,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과의 연동을 지원해 인기가 높다.

 

네이버와 다음과 같은 국내 포털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각각 30GB와 50GB의 넉넉한 저장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에 개인 소장 사진이나 영상을 보관하기에 적합하다. PC는 물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도 전용 앱을 통해 쉽게 접근해 사용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운영체제 친화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로는 단연 윈도의 제작사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원드라이브’를 꼽을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윈도 8.1 기반 PC의 경우 기본적으로 원드라이브를 권장하는데, 계정만 설치하면 자동으로 7GB의 무료 저장 공간을 온·오프라인으로 연계해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문서와 사진, PC 설정을 자동으로 동기화해주기 때문에 계정 정보만 잊지 않으면 어느 PC에서든 데이터를 복원할 수 있다.

 

▲MS 윈도 8.1에서 원드라이브 앱을 통해 저장소를 관리하고 파일에 직접 접근할 수 있다.

 

최근 구글은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 ‘구글 드라이브’를 월 10달러에 무제한 용량을 제공한다고 발표해 업계의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다만, 이는 기업용 서비스로 제한돼 있어, 5명 미만의 사용자 계정에는 사용자당 1TB의 저장용량을 제공한다. 대용량 백업 공간이 필요하면서도 클라우드 서비스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한 번쯤 구미가 당길만한 조건이다. 만약 구글이 일반 개인 사용자에게 무제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전 세계의 모든 데이터들이 구글 드라이브에 모이는 상황이 펼쳐지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