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김남규 기자] 외환은행 노조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 반대 입장을 강력히 피력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진정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9일 낮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을 통해 "2.17. 노사정 합의서는 론스타에 맞서 10년간 진행된 범국민적 투쟁의 결과"라며 "당시 합의는 사회적 대타협 차원에서 이뤄졌고 금융위가 주도한 일종의 금융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2.17 합의서에는 은행 간 합병여부를 5년 뒤 노사합의로 논의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며 "합의 당사자인 노동조합의 동의없이 어떤 논의도 시작될 수 없으며 향후 합병과 관련한 하나지주 차원의 모든 논의는 전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외환은행 노조는 외환카드 분사 중단을 촉구하면서, 외환은행의 경쟁력 상실 책임이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에게 있기 때문에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2.17 합의서는 단순한 신사협정이 아니라 정부당국의 보증 하에 체결된 민사상 약정의 효력과 노사 간 단체협약의 성향이 있다"며 "이러한 2.17 합의서 뿐 아니라 외환은행 노사 간의 '고용안정협약'에도 위배되는 외환카드 분사 또한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태 회장의 '외환은행 수익력 저하' 발언과 관련해서는 "김정태 회장이 지목한 문제는 모두 하나지주 인수 이후 생긴 것으로 이전 10년간 외환은행은 국내최고의 수익력과 경쟁력을 자랑했다"며 "하나지주는 외환은행 영업에 1%의 도움도 된 적이 없으며, 오히려 2조원 상당의 현금성 자산 강탈과 점포증설 억제 등 은행 발전을 저해하는 일만을 집요하게 강요해 왔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정태 회장은 외환은행 영업력 훼손 등 경영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 바란다"며 "카드분사에 대한 금융위 승인절차와 하나지주 합병논의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회견 및 청와대 진정서 제출에 이어 오는 12일 서울역집회 및 거리행진 등 전면투쟁을 나설 방침이다.

 

 ▲김문호 외환은행 노조위원장 등 금융노조 간부들이 9일 낮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카드분사 승인 및 하나지주 합병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김남규 기자 ng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