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김남규] 국내 주요 시중은행 CEO들이 최근 각종 금융사고로 뒤숭숭한 분위기 극복을 위해 직원 간 협력 강화를 기반으로 대고객 신뢰회복에 나서 조직 경쟁력을 강화하자고 주문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기관 CEO들이 최근 가진 하반기 영업전략 회의와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CEO 메시지 등을 통해 조직 구성원의 단결을 촉구하면서 기본에 충실한 금융기관의 자세를 강조했다.

 

권선주 IBK기업은행은 29일 강남지역본부에서 가진 지역본부별 영업점장회의 자리를 통해 올해 하반기에 '건전성 관리'와 '평생고객화', '정도경영'을 중점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권 행장은 "상반기 IBK의 대내외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고 평가할 만하다"며 "하반기에도 어려운 환경을 헤쳐 나가기 위해 지혜와 역량을 발휘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최근 발생한 금융권의 사건사고를 통해 '실적이 좋으면 모든 게 좋은 시대는 끝났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은행업의 기본이자 생명인 '신뢰'를 지키기 위해 정도경영을 한시라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순우 우리은행장도 지난 26일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한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은행 민영화를 앞두고 임직원의 자세와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이 행장은 "상반기에 증권계열과 지방은행 매각이 차질 없이 진행돼 하반기에는 우리은행 민영화 달성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면서 "천시불여지리(天時不如地利), 지리불여인화(地利不如人和)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맹자의 한 구절을 인용한 이 말은 하늘이 주는 좋은 시기도 지리적 이로움에 미치지 못하고 지리적 이로움 역시 사람의 화합만 못한다는 뜻으로, 조직 구성원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 행장은 하반기 핵심 경영전략으로 '고객 Relationship 강화'와 'Global Wooribank'로 정하고, 고객 중심의 영업력 강화와 함께 미래수익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을 주문했다.

 

이건호 KB국민은행장도 지난 21일 '은행장 취임 1주년 메시지'를 통해 최근 국민은행이 당면한 각종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힘을 모아 달라고 촉구했다.

 

이 행장은 "우리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동경지점 부실 대출, 국민주택채권 횡령사고,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등 은행 역사상 전례가 없는 위기적 상황을 맞이했지만 모두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서 극복해 왔다"며 "아직은 상황들이 모두 매듭지어진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어려움들을 극복해 나가면서 KB국민은행이 가진 저력을 확인했기에 어떠한 난관도 이겨 나갈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성과 지상주의에 매몰돼 고객의 이익보다 은행의 이익을 우선 하던 잘못된 관행을 버렸고 진심을 다해 고객의 눈을 바라보며 '스토리가 있는 금융'을 체질화해 나가고 있다"면서 "고객중심의 경영철학을 꾸준하게 실천해 나간다면 대한민국 금융사에 길이 남을 자랑스러운 리딩뱅크로 깊이 뿌리내릴 것이라고 저는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 역시 최근 진행한 하반기 전략회의 자리에서 당면 과제인 조기통합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중장기 발전을 위해 직원과 노사가 공동으로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행장은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대안은 양행간의 조기통합"이라며 "통합으로 양행이 보유한 강점과 노하우 공유를 통해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선도은행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세 차례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경험이 있으며, 열린 마음으로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해야 한다"며 "이번 통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사항은 노동조합과 충분히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올 하반기 은행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간 추진해왔던 ▲수익력 회복 ▲고객기반 강화 ▲신성장동력 강화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양행의 통합으로 양행이 보유한 강점과 노하우 공유를 통해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선도은행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은행의 발전은 직원들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왼쪽부터)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이건호 KB국민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김남규 기자 ng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