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노동균] 모니터 시장이 화질과 크기 경쟁을 넘어 새로운 시각 경험을 제시하는데 주력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보는 제품이라는 틀을 깬 새로운 제품들의 출시가 이어지며 모니터 시장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할 전망이다.

 

과거 모니터 시장은 과거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한 4:3 비율에서 풀 HD 콘텐츠 증가로 16:9 비율로 이동하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나 풀 HD 모니터가 시장의 주류로 자리매김한 이후로는 광시야각, QHD 등 화질 중심의 개선이 빠르게 진행됐고, 화면 크기도 급속히 커지기 시작했다.

 

나아가 향후로는 화질 측면에서 보다 실감나는 화면 몰입감을 제공하는 한편 기존 모니터의 틀을 깬 새로운 폼팩터의 제품들이 화두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앞서 TV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다양한 기술들이 모니터 시장에도 빠르게 이식되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전문가용 4K UHD 모니터 ‘UD970’(사진= 삼성전자)

 

최근 삼성전자는 전문가용 4K UHD 모니터 ‘UD970’를 출시한데 이어, 곡면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커브드 모니터 ‘SD590C’를 잇달아 발표했다. UD970은 32형 크기에 3840×2160 해상도를 지원하는 16:9 화면비의 제품으로 사진 편집, 방송, 영화, 인쇄, 의료 등 시각 전문가들의 작업에 최적화된 기능을 갖추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커브드 모니터 ‘SD590C’(사진= 삼성전자)

 

커브드 모니터 SD590C는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많이 사용되는 27형 풀 HD 모니터에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일반적인 사용 목적에 부합하면서도 새로운 입체감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출고가도 46만원대로 일반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27형 모델 외에도 향후 다양한 화면 크기의 커브드 모니터 라인업을 강화할 뜻을 내비쳤다.

 

LG전자도 자사 모니터 라인업의 핵심 제품군인 ‘시네뷰’ 모니터에 곡면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신제품 ‘34UC97’를 비롯해 리얼 4K를 표방하는 전문가용 4K UHD 모니터 ‘31MU97’를 국내에 본격 선보였다.

 

▲LG전자 곡면 시네뷰 모니터 ‘34UC97’

 

곡면 시네뷰 모니터 34UC97은 LG전자가 지난 2012년 첫 선을 보인 시네뷰 모니터 라인업의 최신 모델이다. 영화관 비율인 21:9 화면비 특성을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여기에 시각적 몰입감을 높여주는 곡면 디스플레이까지 결합한 제품이다. 모니터 앞에 앉은 사용자들에게 가장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는 곡률값을 적용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34형 대화면에 3440×1440 WQHD 해상도를 적용해 풀 HD 대비 약 238% 넓은 화면 표현이 가능해 사진 및 영상 전문가들이 사용하기에도 적합하다. 넓은 화면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최대 4개 화면 멀티스크린 기능도 있어 마치 여러 대의 모니터를 활용하는 듯한 사용자경험을 제공한다.

 

▲LG전자 울트라 4K 모니터 ‘31MU97’

 

전문가용 4K UHD 모니터 31MU97은 디지털 시네마 표준을 제정하는 디지털 시네마 이니셔티브(DCI)의 4K 표준 4096×2160 해상도를 지원하는 제품이다. 때문에 화면비가 일반적인 16:9에서 가로가 소폭 길어진 약 17:9 비율을 띠고 있다. 여기에 제품 출고 전 캘리브레이션은 물론 광색역을 위한 어도비 RGB 99%, DCI-P3 97%를 지원해 전문가들에게 요구되는 정확한 색감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

 

LG전자 관계자는 “매우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는 IT 트렌드에 발맞춰 소비자 눈높이가 그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의 기대를 뛰어넘는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에서 이번 신제품을 출시하게 됐다”며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곡면 시네뷰 모니터는 이제껏 없었던 제품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주요 모니터 업체들이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는 배경으로는 PC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모니터 시장도 파이가 줄어들고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에 차별화된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모니터 업체들도 한층 다변화된 제품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