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IT 시장의 무게중심이 스마트폰에서 웨어러블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스마트워치, 스마트글래스 등 제품이 등장하면서 과거에 느끼지 못하던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다. 우수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웨어러블 시장은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웨어러블 시장의 현재를 평가하고, 미래 가능성을 집중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IT조선 이진] 최근 전세계적인 휴대폰 수요 둔화와 스마트폰 단가 하락 등 시장 상황이 나빠지자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제조사들이 웨어러블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첨단 ICT 산업에서 강세를 보여왔는데, 웨어러블 시장의 개화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몸에 착용할 수 있는 IT 기기를 통칭하는 웨어러블 제품 중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크게 스마트워치, 스마트글래스, 스마트밴드 등이다. 전세계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들이 관련 제품을 내놓고 시장 경쟁을 펼치고 있다.

 

 

웨어러블은 우리나라 IT의 미래

 

웨어러블 시장은 우리나라처럼 천연자원이 없지만 탄탄한 제조 기술을 갖춘 국가에 기회의 장을 열어주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라 하더라도 우리나라 기업이 얼마든지 트렌드 리딩회사로 우뚝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줄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세계 웨어러블 컴퓨팅 기기의 2014~2018 전망 및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5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한 웨어러블 기기가 지난해 620만대 출하됐으며, 오는 2018년에는 1억대를 넘어선다.

 

▲ '2014 사물인터넷 진흥주간' 관련 안내도 (이미지=미래부)

 

우리나라는 정부가 전면에서 웨어러블 관련 시장을 이끌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는 오는 11월 5일부터 14일까지를 '2014 사물인터넷 진흥주간'으로 삼고 핵심 기술 및 신제품 발표회, 세미나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LG·애플, 시계 업계 다크호스로 등장

 

웨어러블 산업은 폭발적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향후 전통적인 산업 영역을 대체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통적인 강세를 보이던 국가나 기업이 IT 결합형 제품의 등장 후 그 자리를 내주는 형국이 발생할 수 있다.

 

보통 시계는 스위스, 안경은 독일이 유명한데 앞으로 그 자리를 웨어러블 제조회사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웨어러블 관련 각종 제품들 모습 (이미지=미래부)

 

이는 스마트워치 시장에서의 삼성전자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통적인 가전 회사인 삼성전자는 진입 장벽이 높은 시계 업계에 본격 진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의 스마트워치 시장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스마트워치 10대 중 7대가 삼성전자 제품이다.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 연속 1위에 오른 삼성전자 스마트워치는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가져가며 독보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

 

LG전자 역시 시계 스마트워치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내년 애플이 애플워치를 내놓은 후 시장 규모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가트너는 오는 2016년까지 스마트워치가 전체 손목착용 기기 10대 중 4대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스마트글래드 역시 안경 업체들에 위기감을 주고 있다. 구글 글래스, 앱손 모베리오 BT-200, 소니의 스마트 아이글래스, 뷰직스의 M100 등이 시판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 글래스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중소기업도 '틈새시장' 공략 가능해져

 

주요 대기업이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들의 웨어러블 시장 진입도 예상되고 있다.

 

웨어러블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은 종류의 제약이 없다. 기존 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규격화된 형태로만 나왔지만, 웨어러블은 창조적 아이디어를 통해 얼마든지 새로운 형태로 출시될 수 있다. 중소기업은 이 점에 주목하고 잇다.

 

일반적으로 전자 업계는 글로벌 대기업 중심으로 움직였지만, 웨어러블 시장은 누가 됐든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얼마든지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올 수 있다. 아직 국내 중소기업 중 웨어러블 업계 선두에 오른 업체는 없지만, 웨어러블로 촉발된 틈새시장이 대폭 확대되고 있다.

 

정부도 웨어러블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미래부는 지난 8월 '웨어러블 X페어'를 열며 중소기업들을 대거 참여시켰다. 이 행사는 일반인이 현실 생활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내용 중심으로 구성돼, 참여 기업들 및 관람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들었다.

 

▲ 웨어러블 블레이 그라운드 (사진=미래부)

 

실제로 한 중소기업이 만든 '웨어러블 플레이그라운드' 제품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증강현실을 활용한 조깅 토너먼트 게임이나 야구 스윙분석기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 제품은 전에 볼 수 없었던 것을 아이디어로 승화시켜 제작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래부 관계자는 "천연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 있어 웨어러블 및 IoT는 미래 성장 동력이다"라며 "부산에서 개최되는 ITU 전권회의가 관련 시장 확대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 기자 miffy@chosunbiz.com